A경장 담당 또다른 실종자도 숨진채 발견....경찰, 실종자 전수조사
검찰 전담수사팀 가동...A경장 체포적부심 석방, 25일 영장심사

제주의 한 경찰관이 접수된 실종신고 사건들에 대해 '허위 종결'한 것으로 드러나 큰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3개월여 전 실종된 30대 여성 장미란 씨(37)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24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6분쯤 제주시 한림읍 지역 한 야자수 숲에서 실종자 합동수색을 벌이던 중 장씨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이 발견된 곳은 장 씨가 머물던 장기 투숙 숙소에서 약 400m 떨어진 곳으로, 걸어서 5분 남짓 걸리는 거리다.
시신은 부패가 심한 상태였으나, 인근에서 장 씨가 실종 당시 입고 있었던 것과 동일한 것으로 보이는 옷가지와 신발, 금팔찌, 휴대전화 등 유류품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시신 감식을 통해 정확한 신원을 확인하는 한편, 사인을 규명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발견 당시 현장 상황 등을 종합할 때 장 씨가 범죄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의 자세와 위치 등을 통해 타살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범죄 피해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속 수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장 씨는 지난 5월 12일 늦은 오후부터 다음날 새벽 사이 제주시 한림읍에 있는 집을 나선 이후 연락이 닿지 않았다.
장 씨의 남자친구가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최초 실종 신고를 한 시점은 5월 15일 오후 6시 43분쯤이다. 신고 접수 후 관할 파출소 경찰관들이 장 씨의 휴대폰 위치값을 기준으로 한림항 일대 숙박업소 등 인근 숙박업소 등을 탐문, 수색했다.
그러나 같은날 오후 9시 16분쯤 이 사건을 맡은 실종팀 소속 A경장이 112 신고를 종결 처리하면서 수색은 바로 종료됐다.
A경장은 당시 “장 씨와 연락이 됐다. 장 씨가 본인의 위치를 알리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상부에 보고하고, 신고자에게도 이같은 내용을 전달한 뒤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장씨 가족들은 지난 7월 장씨와 여전히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경찰에 재차 신고를 하면서 A경장의 허위 종결 의혹이 제기됐다.

제주경찰청은 지난 22일 A경장을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해 24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A경장을 상대로 한 조사 과정에서 5월 실종 신고 당시 장 씨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A경장이 장 씨와 실제로 연락이 닿지 않았음에도 연락이 닿은 것처럼 허위로 보고하고 사건을 종결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 관리목록 삭제시도 정황...실종자 전수조사...검찰, 전담수사팀 가동
경찰은 A경장이 장씨 실종신고 건 외에도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 자료도 관리목록에서 삭제하려 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은 실종자에 대해 신고, 발견 정보를 관리하고 수색.수사를 지원하는 경찰 내부 정보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통해 실종자의 신고, 발견 내역과 해제 사유, 조치 내용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함께 A경장이 지난 7월 2일 이뤄진 또 다른 실종 사건을 실제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종결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 사건의 실종자 60대 남성 B씨는 뒤늦게 경찰이 수색작업을 벌인 결과 지난 22일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숨진 남성은 지난 6월28일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끊겼고, 7월2일 오후 6시2분쯤 가족이 제주서부경찰서를 방문해 실종 신고했다. 당시 실종업무 담당자였던 A경장은 이날 오후 11시38분쯤 "경찰관 만나기를 거부하였고, 신고자에게 휴대전화번호 등을 알리지 말 것을 요청한다"며 종결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B씨 가족은 이후에도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7월 27일과 8월 6일 두 차례 서부서 실종팀을 방문해 상담을 했지만, 경찰은 A경장의 실종 해제 사유를 믿고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경찰은 A경장이 맡아 처리했더 실종 신고 298건에 대해 전수 조사하기로 했다. 제주지역의 성인 실종 사건은 2023년 944건, 2024년 814건, 2025년 786건, 2026년 7월까지 370건이 접수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검찰도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제주지검은 형사1부장을 이 사건 주임검사로 지정하고, 형사1부 검사들을 팀원으로 전담팀으로 구성했다. 검찰 관계자는 "제주 실종사건 허위종결 경찰관에 대한 사건이 국민의 생명, 안전과 직결된 중대사안인 점을 고려해 전담 수사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실종 사건 접수부터 해제 및 종결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해 담당자 외 관리자의 이중 교차 확인을 의무화하는 시스템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 실종자 시신 잇따라 발견
이런 가운데, A경장 담당 사건은 아니나 실종자 시신도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24일 오전 9시 35분쯤 제주시 애월읍 무수천 인근에서 C씨(60대 남성)가 숨진채 발견됐다. C씨는 지난 12일 실종 신고가 접수돼 수색이 이뤄져 왔다.
지난 23일 오전에는 제주시 조천읍 해상에서 7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숨져 있는 것을 낚시객이 발견해 신고했다. 이 남성은 지난 22일 제주동부경찰서에 실종 신고된 것으로 파악됐다.
◇ A경장 체포적부심 '인용' 석방...25일 구속영장 실질심사
한편, A경장은 긴급체포가 부당하다며 체포적부심 심사를 청구했는데, 법원은 24일 "체포영장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인용 결정을 내렸다.
범죄 혐의와는 별개로 긴급체포 요건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법원은 "긴급을 요하는 경우는 피의자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 등과 같이 체포 영장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는 때를 뜻하는데, A경장의 경우 계속해서 소재 파악이 되고 있기 때문에 체포영장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는 사유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A경장은 일단 석방됐다.
A경장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25일 진행될 예정이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