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간 환경 훼손, 지하수 사용량, 오수발생량 설명 '부실'
한화그룹 계열사가 지하수자원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제주시 애월읍 중산간에서 대규모 관광단지 개발사업을 강행하면서 난개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업 시행자가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극히 부실하게 가져나가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 조성사업 시행자인 애월포레스트피에프브이는 5일 사업 예정지 마을인 제주시 애월읍 어음2리 마을회관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애월포레스트피에프브이는 한화호텔&리조트가 62%, 한화투자증권이 1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사실상 한화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날 설명회 역시 한화호텔&리조트 측에서 진행했다. 이 회사 임원진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한 설명이 이뤄졌다. 사업 설명은 전반부 사업계획 설명은 한화호텔&리조트 측 관계자, 후반부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한 내용 설명은 용역 수행업체에서 진행했다.
그러나 오전 11시 정각에 시작한 주민설명회는 30분이 채 되지 않아 종료됐다. 사업 내용은 방대하고, 환경영향성 관련 쟁점은 많았지만, 이를 설명하는데 소요된 시간은 고작 20분이었다. 마을회측과 사전에 합의된 듯, 질문도 받지 않고 서둘러 끝냈다.
그야말로 '초스피드'로 진행됐고, 설명도 '초간단'이었다.
지난 29일 어음1리사무소에서 열렸던 첫 주민설명회의 진행방식과는 매우 대조적이었다. 어음1리 주민설명회에서는 설명하는 시간만 40분이 소요됐고, 질의응답도 40여분간 이어졌다.
그런데 이날 어음2리 설명회는 사업자측의 내용 설명부터가 의아스러움을 갖게 했다. 사업 비전 설명인지, 전략환경영향평가 결과에 대한 설명인지 이해하기 어렵게 했다.
이날 사업자측은 "2년이라는 고민 끝에 결론 내린 것이 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 개발사업으로, 숲을 훼손되지 않도록 잘 개발하고 가꾸려는 것"이라며 사업 방향을 설명했다.
사업은 크게 △3多 숲의 이야기 △제주 자연의 이야기 △3無(탄소 제로, 에너지 제로, 쓰레기 제로) 자원의 이야기로 공간을 구성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3개 스토리와 7개 콘센트를 중심으로 한 개발계획을 제시하는데 집중했다.
반면, 용역수행업체가 진행한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한 내용은 간단 설명으로 진행됐다. 시간에 쫓기듯, 화면에 담긴 텍스트 조차 차분히 읽을 시간도 없이 PPT 화면을 넘기기 바빴다.
이 사업의 최대 쟁점이라 할 수 있는 중산간 지역 지하수 오염 내지 환경 훼손과 관련한 부분도 제대로운 설명이 없었다.
초안에서는 이 사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오수량은 하루 7986톤으로 산정됐다. 이 중 약 2060톤은 중수도로 처리해 생활용수 등으로 재이용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5926톤 가량은 개인하수처리시설을 활용해 처리하겠다고 제시됐다.
이로 인해 대규모 지하수 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개인하수처리시설의 오염수가 유출돼 지하수에 유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사업 부지는 지하수자원 특별관리구역으로 지하수 보전을 위해 지하수관정 개발 등이 제한되는 곳으로 엄격한 관리가 필요한 곳이라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물 사용량도 엄청날 것으로 추산됐다. 사업부지의 물 사용량은 하루 5422톤 규모로 산정됐다. 이 중 광역상수도 사용량은 하루 3262톤, 물을 재이용하는 중수도는 2060톤, 빗물이용시설 100톤으로 계획됐다.

그러나 이 내용은 설명회에서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오히려 현재의 현황 설명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쟁점이 될 수 있는 핵심 키워드를 슬쩍 지나가는 식이었다.
이를테면, 하루 오수 발생량이 어느 정도 되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수환경의 보전현황'과 '영향예측'이 하나의 화면으로 보여줬는데, 화면 왼쪽의 '지하수질 현황'에서 수질검사 항목 중 하천수질에서는 BOD(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 기준 '좋음~보통'으로 조사됐다고 강조했다. 지하수질은 '농업용수 기준 만족'이라고 했다. 지하수질 검사 결과가 '농업용수 기준 만족'으로 제시되는 의미가 무엇인지도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오수발생량과 관련해서는 같은 화면 오른쪽의 '영향예측' 말미에 표기된 '7986톤'을 읽으며 지나간 것이 전부다.
개발사업이 이뤄지면 하루 어느정도의 물을 사용하게 될 것인지에 대한 설명도, 오수 처리계획도 한 눈에 알아보기 쉽게 정리한 것이 아니라, 화면을 달리하는 방식으로 산만하게 제시했다.
생물다양성 및 서식지 보전 분야의 내용도 마찬가지였다. 초안 보고서에서는 사업부지에서 맹꽁이와 비바리뱀 등 법정보호종과 멸종위기종 생물들이 잇따라 발견된 것으로 기재하고 있다.
식물종에서는 문헌조사에서 삼백초와 자주땅귀개 등 멸종위기종이 조사됐으며, 현지조사에서는 산림청 희귀식물인 녹나무가 확인됐다고 기술하고 있다.
조류의 경우 황조롱이와 새호리기, 물수리, 긴꼬리딱새 등 멸종위기야생생물 및 천연기념물 등이 문헌조사에서 나타났고, 현지조사에서는 새호리기(목견)가 발견됐다고 했다. 멸종위기종인 맹꽁이와 비바리뱀, 애기뿔소똥구리가 현지조사 및 문헌조사 등에서 확인됐다고 기술했다.

그러나 PPT 설명에서 이러한 내용도 제대로 설명되지 않았다. 사업측은 '생물다양성.서식지 보전' 타이틀의 1개 화면에서 현존식생 분포 현황지도를 보여주며 '새로리기'와 '애기뿔소똥구리'라는 단어를 한번 읽고 넘어갔다. 멸종위기종에 대한 서식 보전방안에 대한 내용보다는 단순히 새로리기와 애기뿔소똥구리가 확인됐다는 내용만 언급했다.
이날 사업측의 설명은 '무성의'와 '부실' 그 자체였다. 주민들에게 배포한 자료집도 이해를 돕기 위한 내용이 아니라, 이미지 중심으로 구성된 PPT 파일을 그대로 출력해 제공됐다. 이는 주민들로 하여금 쟁점 이해를 어렵게 하면서 논란을 차단시키려는 전략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했다.
결국 제주사회 많은 논란이 이어지고 이슈임에도,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주민설명회에서 보여준 사업자측의 '초간단 설명' 전략은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어음1리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서는 주민들이 숙박시설 과잉 공급과 물 부족 문제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많은 질문을 쏟아냈다. 주민들은 숙박 시설 과잉이 심각한 상황에서 객실 1090실이 추가 공급되는 데다 교통량이 증가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물 사용량이 하루 5400톤에 달할 경우 애월읍 지역 물 부족 문제가 심화될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주민설명회 다음 순서는 6일 저녁 상가리사무소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주민공람은 오는 29일까지 진행된다.
◇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 개발사업 개요는?
한편, 애월포레스트피에프브이가 추진하는 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 개발사업은 2036년 12월까지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제주시 애월읍 상가리 17-5번지 일대 해발 300∼430m 지역 125만1479㎡의 부지에 대규모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워케이션 휴양콘도미니엄(890실), 호텔(200실) 등 숙박시설이 전체 부지의 29.6%를 차지하고 있다. 휴양콘도미니엄에는 일과 휴식을 병행한다는 의미의 새로운 트레드인 '워케이션'이 496실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테마파크·워케이션라운지·에너지스테이션 등 휴양문화시설(16.7%), 도로·주차장·저류지 등 공동시설(14.7%) 등이 조성된다.

공공.편익시설에서는 민선 8기 제주도정이 핵심적으로 추진하는 도심항공교통(UAM)과 관련한 착륙장 시설이 포함돼 있다.
골프아카데미·승마체험장 등 운동시설(2.3%)도 마련된다. 나머지 36.8%는 원형녹지와 조성녹지 등 녹지공간으로 남겨진다.
사업은 3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1단계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 호텔 200실 및 워케이션 시설 496실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2단계는 2031년부터 2033년까지 숙박시설 246실 및 휴양문화시설을, 3단계는 2033년부터 2036년까지 숙박시설 148실 및 클럽하우스, 직원관련 시설 등을 조성하는 계획을 제시했다.

그러나 개발 예정부지가 해발 300m 이상에 위치해 중산간 지역에 위치해 있는데다, 사업부지가 지하수자원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제주도내 민박 사업자들로 구성된 제주특별자치도 농어촌민박협회(회장 고봉수) 등에서는 이 사업이 추진될 경우 가뜩이나 숙박업 과잉으로 이어지면서 영세 숙박업자의 생계를 위협하고 서민경제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가 마련한 중산간 지역의 보전을 위한 '지속가능한 도시관리계획 수립 기준안'에서는 중산간을 1, 2구역으로 나누어 관리하는 방식을 제시하고 있는데, 2구역에서는 골프장이 포함되지 않은 관광휴양형 시설 등은 가능하도록 돼 있어 한화 개발사업에 대해 '면죄부'를 주기 위한 기준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그 동네 사람들 속솜하지 말앙. 막 외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