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지출을 돌아보면 필자 역시 보험료 지출이 적지 않은 편이다. 건강과 노후, 혹시 모를 사고에 대한 걱정이 많은 탓도 있겠지만, 보험에 가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심리적 안정감 때문이다. 미래의 질병이나 사고, 경제적 위기에 대비해 미리 준비해 두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놓이기 때문이다. 보험금을 받을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도,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주는 위안은 결코 작지 않다.
필자가 근무하는 경제소상공인과의 업무 특성상 소상공인의 폐업 소식을 접할 때면 늘 마음이 무겁다. 폐업을 막을 수 있는 만능 해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소상공인의 불안을 덜어줄 방법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통계포털의 신생기업 생존율 통계를 보면, 창업 후 1년 생존율은 62.0%, 2년 생존율은 56.1%, 3년 생존율은 45.9%로 낮아진다. 창업을 준비할 때부터 폐업을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우리가 자주 찾던 가게가 문을 닫는 모습을 볼 때마다 3년 이상 자리를 지키는 곳이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는 현실을 실감한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큰 현실에서 소상공인에게 필요한 제도 중 하나가 바로 ‘자영업자 고용보험’이다. 일반적인 고용보험이 임금근로자를 대상으로 한다면, 자영업자 고용보험은 1인 자영업자도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즉 자영업자 고용보험은 자영업자가 스스로 가입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으로, 비자발적 폐업과 같은 경영상 위기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이다.
정부와 제주시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보험료를 지원하고 있어 실제 부담액은 크게 낮아질 수 있다. 예를 들어 7개 기준등급 가운데 2등급의 경우 월 실부담액은 2,340원으로, 커피 한 잔 값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비자발적 폐업 시에는 요건 충족에 따라 월 124만8천 원의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어 갑작스러운 생계 불안을 덜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물론 누구도 폐업을 바라며 사업을 시작하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더욱 중요한 것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한 대비’이다. 자영업자 고용보험은 폐업 자체를 막아주는 제도는 아닐지라도, 어려운 시기에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다. 무엇보다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사업을 이어가는 마음에 적지 않은 안정감을 준다.
거리 곳곳의 임대 안내문이 줄어들고, 소상공인들의 불안도 함께 줄어들기를 바란다. 커피 한 잔 값의 작은 선택이 소상공인에게는 더 큰 안심과 재기의 힘이 될 수 있다. 소상공인이라면 지금 자영업자 고용보험에 한 번 관심을 가져보시길 권한다. <정경숙 / 제주시 경제소상공인과 지역경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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