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 끊긴 것은 출생이 아니라 연속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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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 끊긴 것은 출생이 아니라 연속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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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권오 / 제주여성가족연구원 가족인구연구부 연구위원  
강권오 / 제주여성가족연구원 가족인구연구부 연구위원  
강권오 / 제주여성가족연구원 가족인구연구부 연구위원  

제주의 인구는 이미 여러 해째 자연감소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는 이를 단순히 출생아 감소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실제로는 결혼과 출산, 돌봄과 양육으로 이어지는 삶의 과정안에서 발생하는 일상의 문제들이 이러한 결과를 초래하였다는 사실을 쉽게 간과하곤 한다. 하지만 숫자의 증감으로만 보이는 이 문제들을 한 겹 걷어내면, 정작 부족한 것은 인구를 늘릴 새로운 유인책이 아니라, 결혼·출산·양육이라는 생애 과정을 이어서 받쳐줄 체계 그 자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성평등가족부의 가족실태조사 결과는 단순한 혼인율, 출생률 하락 이전에, 가족을 이루고 유지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맞벌이가 기본값이 된 가구 구조, 돌봄을 가정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 그 부담이 특정 생애주기에 집중되는 양상은, 개인이 자녀를 낳고 양육하는 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제약요인으로 작용한다. 인구 감소는 결과일 뿐, 그 앞단에는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이 감당 가능한가'라는 훨씬 현실적인 질문이 존재한다.

문제는 이 질문에 답해야 할 행정 체계가 파편화되어 있다는 데 있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여성 업무를 가족 업무와 완전히 분리해 별도 조직으로 운영하는 곳은 제주가 유일하다. 다른 지역은 여성·가족정책을 하나의 생애주기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다루는 반면, 제주는 이를 나누어 운영해왔다. 조직이 나뉘어 있다는 것은 정책의 관점 또한 나뉘어 있다는 뜻이다. 인구 감소에 대응하려면 결혼·출산·양육이 한 사람의 생애 안에서 연속적으로 얽혀 있다는 인식이 필요한데, 조직 구조가 오히려 이 연속성을 가로막고 있는 셈이다.

돌봄의 현장에서도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 방과후 돌봄에 대한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하나의 사회문제로 인식되어 왔고, 이를 위해 수많은 정책들이 추진되어 왔다.  그러나 하나의 체계적인 시스템 안에서 다루어지지 못하는 정책적 노력들은 어느 순간 그 목적을 잃고, 그저 사업을 위한 사업, 정책을 위한 정책이 되어버렸다. 부모에게는 아이를 오후 몇 시까지 어디에 맡길 수 있는지가 하나의 연속된 고민이지만, 행정의 언어로 옮겨지는 순간 교육청 소관과 지자체 소관, 학교 내 프로그램과 마을 돌봄공동체 등으로 쪼개진다. 정책 수요자에게는 하나인 문제가 공급자에게는 여러 개로 나뉘어 있는 것이다.

인구 정책이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를 흔히 예산 부족이나 유인책 부재에서 찾는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문제는 정책 설계와 집행의 관점이 여전히 '출산 장려'라는 좁은 목표에 머물러 있다는 데 있다. 사람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는 단일하지 않으며, 결혼부터 양육까지 생애 전 과정에서 누적된 부담의 결과다. 대응 역시 생애주기 전체를 하나로 꿰어보는 통합적 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제주가 인구 감소 대응 정책을 다시 설계한다면, 그 출발점은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어야 한다. 계획 수립부터 사업까지, 기획부터 실행까지 하나의 큰 틀에서 추진되어야 하며, 정책의 수혜자인 한 사람의 생애흐름 위에서 설계되어야 한다. 인구는 숫자로 감소하지만 그 숫자를 만드는 것은 결국 사람들의 삶이고, 그 삶을 이어주는 것은 정책의 연속성이다. 지금 제주가 해야 할 일은 짧은 기간 내에 출생아 수라는 숫자를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이어지는 삶의 연결고리를 튼튼하게 지원하는 것이다. <강권오 / 제주여성가족연구원 가족인구연구부 연구위원>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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