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인식'처럼 보이는 안내 문구…알고 보니 버튼 조작 필요, "버튼은 어디에?"
"사람이 서 있는데도 왜 파란불로 바뀌지 않는 거죠?"
제주시내 곳곳에 설치된 횡단보도 '보행자 작동인식신호기'와 관련해, 시민들의 이용 과정에서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자동 감지' 방식으로 오해하기 쉬운 명칭과 안내 방식이 문제로 지적된다.
일반적인 횡단보도는 설정된 시간에 따라 보행신호가 자동으로 켜지는 방식이다. 반면 보행자 중심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에는 '보행자 작동인식신호기'와 '보행자 자동인식신호기'가 있다.

명칭은 비슷하지만 작동 방식은 다르다. '보행자 작동인식신호기'는 보행자가 버튼을 눌러 보행신호 작동을 요청하는 방식이며, '보행자 자동인식신호기'는 카메라·레이더·영상센서 등을 활용해 보행자를 자동으로 감지한 뒤 신호를 작동시키는 방식이다.
문제는 두 시스템의 명칭이 유사하고 안내 문구도 비슷해 시민들이 차이를 쉽게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제주시 일도2동 대유대림아파트 서쪽에 설치된 횡단보도는 이 같은 혼선을 겪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곳 횡단보도 앞에 서서 기다려도 신호가 바뀌지 않아 "사람이 있는데 왜 파란불이 켜지지 않느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이용 경험이 있는 시민들은 버튼 위치를 찾아 눌러 신호를 작동시키지만, 처음 이용하는 시민들은 파란불이 켜질 때까지 대기선 앞에서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출근시간대나 밤 시간대에는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며 한참 서 있는 보행자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한 시민은 "횡단보도에 '보행자 작동인식신호기'라는 안내판이 있어 사람이 서 있으면 자동으로 인식해 파란불로 바뀌는 줄 알았다"며 "한참 기다려도 신호가 바뀌지 않아 나중에야 기둥 옆 버튼을 눌러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버튼 위치 역시 보행자가 쉽게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횡단보도 정면에는 '보행자 작동인식신호기'라는 안내판만 내걸려 있다. 버튼은 신호등 기둥 측면에 설치돼 있어 횡단보도 대기선에서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버튼이 설치된 방향에서 걸어온 보행자들은 눈에 띄지만, 반대쪽에서 온 시민들은 보이지 않는 구조다.

설령 버튼이 눈에 띄더라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향신호기 버튼 등으로 오인해 지나치는 경우도 많다.
8일 아침 이곳 횡단보도를 건넌 한 시민은 "혼자만 서 있었다면 계속 기다렸을 것 같다. 다행히 나중에 온 초등학생이 버튼을 눌러 신호가 켜졌다"며 "왜 이렇게 만들어 놓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밤에도 신호가 제때 켜지지 않아 보행자를 인식하는 시스템이 고장 난 줄 알았다"며 "오늘에서야 버튼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버튼을 설치하려면 횡단보도 대기선에서 보행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사람만 볼 수 있는 위치에 설치된 것은 보행자 입장에서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버튼' 설치 위치 문제는 '보행자 작동인식신호기'가 설치된 일부 구간에서 나타나고 있다.


반면 자동인식신호기가 도입된 횡단보도에서는 보행자 대기구간(검지구간)에 선 이용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판과 버튼 등이 설치돼 있었다.
제주시 남성로의 한 횡단보도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검지구간에서 정면을 바라보면 '보행자 자동인식신호기'라는 파란색 안내판 위에 별도의 노란색 안내판을 설치해 "버튼을 누르거나 검지구간에 들어가시면 보행신호가 켜집니다"라고 안내하고 있다.
버튼 역시 보행자가 대기하는 방향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설치돼 있어 이용자의 혼란을 줄이고 있다.



한 시민은 "작동인식신호기가 설치된 횡단보도도 남성로 사례처럼 버튼 작동 방식과 위치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안내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시설 설치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실제 이용자인 보행자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제주자치경찰단은 작동 방식에 대한 시민 홍보와 시설 개선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치경찰단 관계자는 "'보행자 작동인식신호기'는 자동 감응 방식이 아니라 보행자가 버튼을 눌러 작동을 요청하면 이를 인식해 보행신호를 부여하는 시스템"이라며 "보행자가 직접 버튼을 눌러야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구간은 보행량이 많지 않은 곳으로 판단돼 차량 흐름을 고려해 이 같은 신호체계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무단횡단 등 지역 주민들의 불편 민원이 제기된 만큼 안내 방식과 시설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작동이나 자동인지. 명칭도 바꿔라. 버튼식이라고 이름 붙이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