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인권 이야기] 누가 결정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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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인권 이야기] 누가 결정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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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람/ 제주장애인야간학교
김아람/ 제주장애인야간학교
김아람/ 제주장애인야간학교

장애인복지 현장을 포함한 다양한 영역에서 장애인 당사자들을 만나다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을 대하는 데 어느덧 익숙함과 여유가 생긴다. 다양한 상황을 경험하며 관계를 조율하는 방법도 알게 되고, 업무를 바라보는 시야 역시 조금씩 넓어지게 된다.

그러나 그 익숙함과 경험이 언제나 장애인 당사자 중심의 좋은 방향으로만 작동하고 있는 것인지 확신할 수 없는 순간들이 있다. 이 글에서는 그 물음에서 시작된 고민을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필자는 장애인 당사자를 만나는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일을 하다 보면 문득 멈춰 서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분명 존중의 마음에서 시작했던 일들이 나도 모르게 통제로 향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현장에서의 많은 고민은 존중하려는 마음과 통제, 그 사이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현장에서 발로 뛰다 보면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상황을 조율하며 움직이게 된다.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과정 안에서도 크고 작은 선택의 순간들이 반복해서 찾아온다.

어떤 날은 표현의 속도가 느리다는 이유로, 상황이 급하다는 이유로 우리는 당사자의 선택과 답을 끝까지 기다리지 못한 채 먼저 판단하고 결정해버리기도 한다. 장애인복지 현장에서는 생각보다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정작 선택의 주체가 있음에도 어느새 우리의 경험과 익숙함이 앞서게 되는 순간들이 생긴다.

어느 순간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정작 선택해야 할 사람을 뒤로한 채 우리의 판단으로 먼저 결정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어쩌면 ‘익숙함’은 나쁜 의도를 가지는 것보다 더 무섭게 작용할 수 있다. 우리는 누군가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움직이지만, 익숙함은 때로 기다림보다 판단을 앞세우게 하고 그것은 또 다른 통제로 이어지기도 한다.

무엇을 먹을지, 어디에 앉을지, 프로그램에 계속 참여할지 말지. 먼저 당사자의 의견부터 물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종종‘우리가 더 잘 안다’는 감각 속에서 먼저 결론을 내려버리곤 한다.

돌아보면 나 역시 그 안에 있었던 순간들이 있었다. 그 순간의 나는 선택의 기회를 주고있었던 걸까, 아니면 기다림없이 대신하고 있었던 걸까.

하루를 돌아보면 내가 대신 선택해버린 순간들이 떠오를 때가 있다. 어떤 날은 그 선택 덕분에 누군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 것 같아 안도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빠른 진행과 익숙한 방식 속에서 대신 내려진 그 결정들로 인해 어쩌면 누군가에게 스스로 망설여보고, 생각을 말하고, 직접 선택할 수 있었던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게 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남는다.

물론 모든 상황에서 단순히 기다리는 것만이 답은 아닐 것이다. 때로는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방향과 의견을 제시해주는 과정 역시 필요하다.

하지만 그 과정의 중심에는 언제나 당사자가 있어야 하며, 선택의 자리는 끝내 그 삶의 주인에게 남아 있어야 한다.

우리는 늘 말한다. 장애인의 인권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하지만 의사 표현을 기다려 주기엔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혹은 스스로 의견을 표현하기 어렵다는 우리의 판단 때문에 그 존중이 어느새 당사자의 선택을 기다리는 일이 아니라 우리의 판단을 앞세우는 일이 되어버린 순간들은 없었는지 문득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그렇기에 질문은 단순하다.

‘누가 결정하는가?’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얼마나 좋은 결정을 대신 내려주었는가가 아니라, 그 결정이 당사자의 선택으로 남을 수 있었는가일지도 모른다.

함께 살아가며 우리가 바라는 것은 거창한 말로 설명되는 인권보다 먼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와 기회일지도 모른다.

여전히 그 물음은 남아 있다. 그 선택은 과연 누구의 것이었는가.

<장애인 인권 이야기는...>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단순한 보호 대상으로만 바라보며 장애인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은 치료받아야 할 환자도,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도, 그렇다고 우대받아야할 벼슬도 아니다.

장애인은 장애 그 자체보다도 사회적 편견의 희생자이며, 따라서 장애의 문제는 사회적 환경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의 <장애인인권 이야기>에서는 장애인당사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새로운 시선으로 다양하게 풀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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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지 2026-06-26 17:52:38 | 118.***.***.72
아람씨 앞으로 더 잘 지내봐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