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식중독 발생해도 보건당국은 꿋꿋하게 '골프'
제주 일부 공직자들의 잇따른 '구설수'로 공직기강이 도마에 올랐다.
최근 각종 건설공사와 관련한 비리사건에 공무원이 연이어 연루된 것으로 나타나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한 마을의 결혼식 피로연장에서 주민 82명이 집단 식중독을 일으킨 당일 보건당국의 간부공무원들이 이에 아랑곳없이 골프를 즐긴 사실이 확인돼 논란을 빚고 있다.
이번 간부공무원의 '골프' 구설수는 1일 열린 제주도의회 회의 석상에서 공개됐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이상봉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 앞서 권영수 행정부지사에게 지난 23일 서귀포시 성산읍의 한 마을에서 발생한 집단식중독 사고 때 보건당국의 안이한 대처문제를 제기했다.

제주에서 이같은 집단식중독 사고는 매우 이례적이다.
문제는 집단식중독 사고 발생했던 그 시간, 신속히 사고에 대응하고 역학조사를 진두지휘해야 할 위치에 있는 제주도 보건당국의 담당부서 서기관 및 사무관 등 간부공무원들은 골프장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사고소식을 접하면 곧바로 골프를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해야 하지만, 이들은 예정대로 골프일정을 마치고, 수시간이 지난 다음에서야 사무실에 출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부지사는 이상봉 의원의 집단식중독 사고에 대해 보고를 언제 받았나 라는 질문에, "보고는 실시간으로 메신저를 통해서도 받고, 나중에 서면으로도 받았다"고 말했다.
부지사는 실시간으로 보고를 받았다고 하지만, 그 시간 보건부서 간부공무원은 골프장에 있었다.
이 의원은 "위기의식이 없어 보인다. 간부공무원으로서 무책임한 처사다"면서 "상황이 발생하자 직원들은 비상근무를 하면서 매뉴얼대로 움직였다고 하지만, 간부 공무원들은 골프 치면서 안나왔다고 한다. 이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골프를 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사고가 터졌는데 실질 주무부서에서 그 시간까지 오지 않았는데, 쉬운 말로 운동 다 끝내고 '어떻게 됐나' 둘러본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게임 다 끝나고 정황 파악하고, 불 꺼진 다음에 수습 대책을 마련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 공직 내부에서 민간인들이 아파하는데 이렇게 한다는 것은 도무지 아무리 좋게 이해하려고 해도 안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계속된 지적에 권 부지사는 "사건이 발생하고 난 다음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면서도 "유선(전화)으로는 필요한 부분을 지시하고 대처를 한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권 부지사의 해명은 해당 간부공무원들이 비록 골프장에 있었으나 전화상으로는 필요한 부분은 지시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골프 구설수는 공직기강 해이의 한 단면을 그대로 드러나는 것으로, 감찰조사 등을 통해 어떤 조치를 내릴지가 주목된다.
앞서 제주에서는 공직기강 해이사례들이 잇따라 터져나와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영어교육도시 공동주택 건설비리사건에 제주도청 사무관이 건설시행사로부터 500만원 상당의 골프채를 받은 사실이 확인돼 뇌물수수혐의로 입건됐는가 하면, 어음풍력발전지구 사업허가 과정에서는 공무원이 풍력발전심의위원 20명의 인적사항이 적히 개인정보를 사업자에게 유출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4.13총선이 끝난 후에는 서귀포시 6급 공무원의 윷놀이판 폭행사건과, 제주시 6급 공무원의 친목모임인 건설업자와의 해외골프사례 구설수 등 공무원 품위훼손 및 청렴지침 위배사례도 이어졌다.
원희룡 지사는 1일 정례직원조회를 주재하면서, 공직비리오 공무원 처신 구설수 문제에 대해 적극적 개선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 지사는 "그동안 여러 가지 논의가 맴돌고 있었던 부패방지지원센터를 과감하게 신설하는 결단들을 내렸는데, 앞으로 보다 더 강도 높게 체계적으로 우리 공직사회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그런 조치들을 연속으로 취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그런 점에서 팔이 안으로 굽고, 제 식구 감싸고, 우리 공직자들의 잣대로 (공직비리나 공무원 처신문제를) 합리화하고 치부하는 그런 관행을 떨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공직자로서 최소한의 양심은, 골프장 연못에 빠지고.
골프공처럼, 제식구 감싸기는 단단하고.
도지사님, 공무원 아닌 일반인들 심정은 어떤 줄 아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