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와 상생 메시지 전해달라"...희생자 재심사 '원천 반대'

제주4.3희생자유족회 등 10개 단체는 17일 오전 10시30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4.3의 화해, 상생, 국민통합을 위해 이번 추념식에 대통령이 함께해 주시기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제주4.3희생자유족회를 비롯해 제주도재향경우회, 제주도연합청년회, 제주4.3연구소, 제주4.3진상규명과명예회복을위한도민연대, 제주민족예술인총연합, 제주여민회,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태고종제주교구종무원 등 10개 단체가 참석했다.
이들 단체는 "60여년전 제주에는 짙은 피바람이 몰아쳤다. 사랑하는 부모, 형제, 자매, 아들, 딸들이 아무런 이유도 모른채 가족들에게 피맺힌 한을 남기고 우리 곁을 떠나갔다"며 "이번 4.3추념식 날, 그때의 아프고 쓰라린 기억을 뒤로하고 화해와 상생의 출발점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부탁드린다. 이번 추념식에 박근혜 대통령이 꼭 참석하시어 유족들의 상처를 보듬어 주시고 도민들과 국민들에게도 희망과 화해와 상생, 국민통합의 메시지를 꼭 전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이들 단체는 "제주4.3이 국가추념일로 지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일부 극우 보수 단체들은 제주4.3 흔들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것은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들에 대한 모독이며 100만 내외 제주도민들에 대한 모독"이라면서 "21세기의 대한민국은 갈등과 분열을 뛰어넘어 시대에 뒤떨어지고 낡은 이념의 굴레를 벗어나 국민대통합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고령의 4.3유족들은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저마다 가슴에 저미는 아픔과 한을 품은 채 하나 둘 세상을 떠나고 있다"며 "올해 추념식에 대통령께서 참석해 고령의 유족과 도민들을 위로해준다면 유족과 도민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거듭 당부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일부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된 4.3희생자 재심사 논란과 관련한 질문에 이들은 "원칙적으로 4.3특별법 내용상 국가가 일방적으로 재심사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반대하는 입장이고, 만약 재심사를 하게 될 경우 특별법 개정부터 먼저 하고 해야한다는게 원칙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4.3희생자 재심사가 이뤄져야 대통령 참석이 가능할 것이라는 소문은 '낭설'로 취급했다.
이들은 "재심사가 이뤄져야 대통령이 참석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특별법상 그런 제한적인 사항이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 꼭 필요하다고 하게 되면 법을 개정해놓고 하면 될 일"이라며 "다시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더 혼란스러워질 뿐이다.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분명히 했다.
일부 인사는 "조금 전 질문은 사실에 입각해 질문이 돼야한다. 재심사를 해야만 대통령이 참석한다는 것은 일부 대통령 참석을 반대하는, 재심사 요구하는 사람들의 주장일 뿐이다. 결정된 것처럼 얘기하면 안된다"고 불쾌함을 표출하기도 했다.
한편, 국가기념일로 지정돼 정부주관으로 3번째 열리는 올해 제주4.3희생자추념식은 오는 4월3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엄수된다. '4.3평화정신, 제주의 가치로!'를 주제로 한 이번 추념식에서 최대 관심사는 박근혜 대통령의 참석 여부다.
국가기념일로 지정됐으나, 박 대통령 취임 후 추념식 참석은 아직까지 한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열린 67주년 추념식에서는 야당과 4.3단체, 제주도의회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제주도당 차원에서 참석 건의를 했으나 불발됐다.
대통령 참석이 불발된 이유 중에서는 '4.3희생자 재심사' 논란이 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보수단체에서 주장한 4.3희생자 중 53명에 대한 재심의 방침을 정하고 제주도에 사실조사를 할 것까지 통보했지만, 4.13총선 앞둔 시점에서 4.3유족을 비롯한 도민사회의 반발이 거세게 일면서 논의를 뒤로 미룬 바 있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