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오히려 경관훼손...여차하면 개발토지로 매각도 가능?"

제주특별자치도가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성산일출봉 주변 광치기 해안 일대부지를 토지비축제도에 따른 비축토지로 매입해 주차장 등을 조성하는 것을 추진키로 해 논란을 사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토지비축위원회는 지난 1일 제주도청 삼다홀에서 회의를 갖고 '성산일출봉 주변 녹지공간 조성사업 부지매입안'을 수정 가결했다.
이번 매입 계획안은 올해 배정된 비축토지 매입예산 중 167억원을 투입해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광치기 해안 일대 사유지 등 45필지 8만1424㎡를 비축토지로 매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주자치도는 방문하는 관광객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무분별한 개발이 가속화됨에 따른 대처 방안이 필요하고, 주차공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이같이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매입되는 비축토지는 녹지공간과 주차장을 추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주차장 조성 규모 등 구체적 내용은 앞으로 실시설계를 거쳐 확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번 의결안이 전해지자 환경보전 측면의 매입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비축토지의 성격상 또다른 개발사업 토지로 활용될 우려 및 주차장 조성으로 인한 경관훼손 우려 문제를 놓고 반대의견도 적지않게 표출되고 있다.
무엇보다 2007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토지비축제도에 의해 비축토지 차원에서 매입한다는 문제 때문이다. 투자유치 초기단게에서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시행되는 사실상 토지비축제도는 토지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개발사업자들을 위한 제도인데, 비축토지로 설정될 경우 언제든지 개발사업 목적으로 매각 또는 장기임대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제주자치도는 관광개발 위주로 활용되는 비축토지를 앞으로 환경보전 중심으로 개선한다는 방침을 마련하고 관련 조례를 개정한다는 입장이나 아직 정확한 방향설정도 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광치기 해안 토지매입 건과 관련해서도, 제주자치도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원칙은 장기임대로 가지만 인근의 개발토지가 연접해있다든지 해서 인근토지와 연계해서 개발이 필요할 경우에는 매각도 검토할 수 있다"고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정의당 제주도당은 2일 성명을 내고 "제주도 관계자의 이러한 입장은 제주도가 공공사업과 환경보존을 위한 장기임대를 원칙적으로 지향하지만 언제든지 자의적인 판단을 통해 도비로 마련한 비축토지를 개발사업자에게 매각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김영근 제주자치도 투자정책담당 사무관은 2일 <헤드라인제주>와의 전화통화에서 "(매각 가능 언론보도는) 개발용 토지를 설명한 부분만 쓴 것 같다. 성산일출봉 인근부지는 공공용 토지로 매입되기 때문에 해당 사안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비축토지는 공공용 토지와 개발용 토지 두가지로 나뉘어져 있는데, 공공용 토지는 공공시설을 만들거나 녹지공간도 만들고 데크도 만들고 편의시설 만들어서 하는 것이다"며 "일출봉은 공공용 토지로 매입하는 것으로, 주민생활 불편사항을 해소하거나, 관광객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된다. 팔거나 하지는 않게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논란은 비축토지로 매입한 후 녹지조성 뿐만 아니라 '주차장 공간'으로 사용한다는 부분에 있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정의당은 "이번 비축토지 부지매입 결정은 성산일출봉 주변 환경이 무분별하게 개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로 인식할 수 있으나, 녹지공간 조성을 통해 난개발을 차단하는 그린벨트 효과는 적절하나 '주차장 조성'이라는 조건이 토지비축제의 취지에 맞는 것인지는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광치기 해변의 일부를 매입해 일출봉으로 들어가는 차량의 주차장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주차장을 조성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광치기 해변을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차장 조성으로 인해 오히려 자연경관을 훼손할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광치기 해변 차제가 풍광이 뛰어나고 조망이 확 트여있는 곳으로 여름철뿐만 아니라 사계절 마을 주민들의 주민소득사업으로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관광명소"라며 "동남과 오조리 등 일출봉으로 들어가기 전 마을 주변 토지를 적극 매입해 주차장으로 조성하는 것이 오히려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또 "관광버스 및 렌터카 등의 일반차량을 통제하고 셔틀버스를 이용한 광치기 해변과 일출봉의 접근을 적절히 관리해 '차량 없는 일출봉마을'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며 "셔틀버스의 운영은 반드시 성산읍의 공영버스 형태로 주민들이 직접 운영해 수익을 '성산읍 마을주민 복지기금'에 전용할 수 있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광치기 해안부지 비축토지 매입은 앞으로 토지주들간의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해, 토지주들과 원활한 협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