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용차 사유화 논란 등 적극 해명...도정 '사퇴 종용설' 의혹도
감사위원회로부터 내부운영 관련 감사를 받고 있는 곶자왈공유화재단 이사장과 상임이사 등이 19일 전격 사퇴했다. 이 과정에서 민선6기 원희룡 제주도정에서 '우근민 1등공신'이란 표현까지 사용하며 사퇴를 종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오경애 곶자왈공유화재단 이사장 등은 19일 오후 2시 제주도청 제2청사 2층 회의실에서 열린 2015년도 정기 이사회를 통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오 이사장과 함께 문영희 상임이사를 비롯한 몇몇 이사들도 사퇴의지를 표명했다.
이는 최근 곶자왈재단을 둘러싼 논란에 따른 것이지만, 제주도정이 이사장의 조기 사퇴를 주도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져 추후 논란이 확산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사퇴의사를 표명하기에 앞서 이날 이사회의 핵심 화두는 '관용차 사유화' 논란을 빚은 데 대한 해명이었다.
제주도가 유관기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곶자왈재단에 차량 리스비용 3500만원을 지원했는데, 곶자왈재단이 민간단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절치 않은 지원이라는 제주도의회의 지적에 따른 것이다.
특히, 하루에 400km 이상 차량을 운행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는 것은 상식적으로 사업 추진을 위한 운행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혹이 이사회 내부에서도 불거졌다.
이에 대해 자체감사를 벌인 김태성, 강만생 곶자왈재단 감사는 "420km 이상의 주행기록은 하루에 다 쓴 것이 아니고 몇번에 걸쳐 썼기 때문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탈 수는 있지만, 업무적인 주행이 크기 때문에, 상식선에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철저하게 서류를 관리하지 못한 문제는 지적할 수 있어도, 매일 운행일지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더 큰 문제로 비화시킬 사안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400km 이상의 주행거리는 실제 1일 주행거리라기 보다는 매일 일지작성을 하지 않다가 몰아서 작성한 것으로 추정했다.
최근 제주도 감사위원회에 '투서' 형식으로 제기된 유령직원을 올려놓고 인건비를 지급했다는 의혹, 상임이사 등을 이사장 측근으로 기용해 감시 기능을 잃었다는 의혹 등도 자체 감사에서 '문제 없음'으로 결론내렸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오경애 위원장은 "곶자왈재단이 좋지 않은 일로 누를 끼친 것은 제 모자란 점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모든 일을 마쳤다고 생각한 제가 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오 이사장은 "이사진의 임기는 5월말까지로 아직 두 달이 남아있지만, 저는 직을 내려놓는다. 앞으로 이사회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다른 이사들이 의논해주시면 감사하겠다"면서 이사장 석에서 회의실 뒷자리로 이동했다.
그러자 문영희 상임이사는 "이사장이 지난해 7월부터 그만두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저는 이사회에서 선출해 준 이사직을 버리고 가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면서 자리를 지키자고 했었고, 회계년도가 2월이기 때문에 총회를 거쳐 사임하자고 만류해 왔었다"며 "그런데 올해 2월 제주도 환경국장을 만나니 이사장 먼저 사임하는게 어떻겠냐고 하더라"고 돌출발언을 했다.
문 상임이사는 "처음 국장을 만나러 가니 첫 마디가 '우근민 1등공신' 이라더라. 국장이 퇴임하면 어떻겠냐고 물었을 때 저희보고 다 뒤집어쓰라는 얘기니까 못하겠다고 했다"며 "이후 도정에서 비밀리에 사무국장을 불러다가 만났다는 내용까지 다 들었다. 더이상 헌신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서 이사장이 그만두는 것이고, 저 역시 이 시간부로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정이 주도적으로 이사장의 조속한 사임을 종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문순영 환경보전국장은 펄쩍 뛰며 "이사장과 상임이사가 '이사회 때 같이 사임하겠다'고 제게 말하니 새로운 이사장이 와서 빨리 수습하면 되지 않겠나 싶어서 이사회 전에 사임하는게 어떻겠나 물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먼저 이사장이 사임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에 그 시기만 조율하자는 취지로 물었다는 것이다.
특히 '우근민 1등공신'이라고 발언했다는 대목에 대해서는 "말도 안되는 일이다. 제가 공무원으로서 그런 말을 할 수 있겠나. 절대 그런적이 없다"고 강력히 항변했다.
진실공방 양상으로 번지자 일부 이사들은 쓴웃음을 지으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이를 지켜보던 또 다른 이사는 "지난해 제주도내 각 단체장들이 바뀌는 것을 보면서 곶자왈재단은 속해있지 않길래 그런가보다 싶었는데, 요즘 터지는 일들을 보면 그때 바뀌었어야 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끌고가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 저도 같이 사임하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것으로 마음 먹겠다"고 말했다.
몇몇 이사들이 이사장에 이어 사의 의사를 표명하며 회의는 빠르게 마무리 됐다.
회의가 끝난 후에도 문영희 상임이사와 문순영 국장은 대화의 진위여부를 두고 목소리를 높여가며 맞서기도 했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그만 둘때는 조용히 그만 두세요
떳떳하면 감사위원회에 제소하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