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로 평가한 것 맞나?"..."왜 특정부서만 승진독식?"

제주특별자치도와 행정시가 올해 상반기 정기인사를 앞두고 사무관(5급) 승진 의결자를 발표하자, 6급 이하 공무원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번 사무관 승진의결자는 제주도 43명, 제주시 17명, 서귀포시 13명 등 총 73명으로 역대 최대규모로 꼽힌다.
그러나 명단이 확정돼 공개된 후 적지않은 술렁거림이 일고 있다. 인사결과에 대한 내부 성토가 빗발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직인 A씨는 "근무평정 순위나 '일 중심' 측면에서 열심히 일한 공무원들이 다수 포함된 것은 사실이나, 몇몇 공무원의 경우 승진의결자 명단에 포함된 사실 자체가 매우 의아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부서에서 열심히 일한 것도 아니고, 자의든 타의든 외곽부서로 돌던 공무원도 어찌된 일인지 승진의결된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공무원 B씨는 "후보자 명부가 공개될 때부터 소문이 있었는데, 결과가 상당히 실망스럽다"면서 "외곽에서 편하게 근무하던 공무원이 우선 승진시키고 하면 열심히 일할 의욕이 나겠느냐"고 말했다.
같은 행정직렬의 C씨는 "고참순도 아니고, 나이순인가 했더니 어느 부서에서는 차석도 아닌 공무원이 승진한 사례가 있고, 어느 경우에는 고참순 나이순으로 된 것 같기도 하고..."라며 "일 잘한 공무원을 선발한 것도 아니고, 전체적인 승진자 명단은 아무리 봐도 인사기준이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기술직렬도 '시끌'...일부 공무원 '연가'...1순위가 낙마?
기술직렬 승진심사 결과를 놓고도 말들이 무성하다. 2개 직렬을 중심으로 승진의 불공정성이 강하게 제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고참 6급 공무원은 지난 근평에서 1순위를 받고도 이번에 승진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진의결자가 발표된 8일과 9일 사이 한 공무원은 이틀째 연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다른 공무원은 '반가'를 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모두 이번 인사의 '불공정'에 대한 반발차원으로 보인다.
지난해 근평중심으로 승진자가 결정됐던 것과는 달리, 올해에는 승진자 결정과정에 '사심'이 작용했다는 의구심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공직 내부 술렁거림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 공무원은 "지난 9월말 원희룡 지사께서 6급 이하 공직자 3000명을 대상으로 한 릴레이 특강을 듣고 정말 희망을 보았다고 생각했는데, 어제 5급 승진자 의결을 보고 '희망'이 한낱 '희망사항'이었다는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서귀포시에서는 전체 13명 중 8명이 행정직에서 승진했는데, 행정직 중 5명이 안전자치행정국 소속이어서 특정부서 독식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커지자 9일 공무원노조측에서는 총무부서를 방문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 원 지사의 '6급공무원'의 약속...지켜질까?
이와함께 5급 사무관 승진의결자에 이어 올해부터 시행하기로 한 '부서장 책임자'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
부서장 책임제는 실.국장이 함께 일하고 싶은 부서 직원을 정원의 20% 범위 내에서 추천해 발령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민선 4기 당시 일시적으로 시행된 적이 있는 이 부서장책임제 시행으로 과장.담당급은 물론 6급 이하에서도 많은 이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함께 일하고 싶은 공무원을 실.국장이 추천해 배치하는 것은 부서의 결속력을 높이고 업무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측면에서는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실.국장들이 '자기사람 챙기기' 내지 '줄세우기' 등 패거리와 같은 과거 폐단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정기인사에서 원 지사가 지난 9월말 특강을 통해 6급 이하 공무원들에게 약속했던 인사제도 개선이 제대로 실현될지가 주목된다.
원 지사는 당시 "앞으로 인사원칙은 큰틀에서 근평대로 한다든지 하는 것은 다 지킬 것이나, 제가 도지사로 인사권자로 있는 한은 연고관계로 인해 서로 불편해지고, 서로 일하고 싶은 의욕을 깎아 내릴 수 있는 그런 것을 최소화시킬 수 있도록 그런 노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읍면동에 가 있더라도 열심히 하는 공무원은 반드시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큰 기대와 희망을 갖게했던 이 약속이 어느정도 지켜질지, 6급 이하 공무원들은 바싹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