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적 불법 아님에도 마녀사냥식 비판"...억울한 심경 피력

이지훈 제주시장이 취임 한달만인 7일 전격 사퇴했다.
이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제주시장직에서 물러난다는 입장을 공식 밝혔다.
이 시장은 "오늘 사직과 동시에 그동안 사랑했던 제주 또한 함께 떠납니다"라며 제주를 떠나 생활할 것임을 밝히며, 비자림 인근의 건축물 인허가 과정의 논란에 대한 심경을 전했다.
이 시장은 "지난 한달, 집사람 표현으로는 1년 아니 10년 같은 시간이었다. 힘들었지만 그래도 단 하나 지켜왔던 자존심과 명예가 산산히 조각나는 것을 생생히 목격하면서도, 수십년 만에 찾아온 '제주 바로 서는' 기회, 저 때문에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생각 하나 때문에 참고 또 버텨 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감사위 발표 이후 급격히 나빠진 여론으로, 제가 버티는 것이 원희룡 도정의 발목잡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며 사임을 결정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이 시장은 "제가 사직을 결정한 두 번째 이유는 한달 내내 이어지고 있는 노모와 아내의 눈물어린 기도를 더 이상 볼 수 없었기 때문이며, 셋째는 현재 제 몸과 마음이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사직과 동시에 그동안 사랑했던 제주 또한 함께 떠난다. 몇 년 전 평화학교 추진 당시 받은 상처 때문에 제주를 뜨려 했던 기억이 최근 또다시 반추되면서 더 이상 이곳에 머물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피력했다.
그는 "아침 일찍 도망치듯 공항을 빠져나오면서 터져 나오는 울음 겨우겨우 참았다. 내가 지금 받고 있는 상처들, 모두 제가 알게 모르게 드린 상처 때문에 고스란히 받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분들에게 죄송하고 이 모든 것 제 탓으로 받아들이며 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이 이제 저 하나로 끝났으면 좋겠다. 1%에 불과한 우리 제주가, 작게는 마을 하나만 조금 들여다 보아도 '평화', '공동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서로 질시하며 하나가 되지 못하는 일 다반사로 목격한다"며 "이 시기에 제대로 힘을 어떻게 모으느냐에 따라 향후 천년의 역사가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그 역사적 과제가 원희룡 도정에 주어져 있다고 저는 보고 있으며, 그 사명을 잘 감당할 거라 믿는다. 이러한 과제를 달성하는 데 원희룡 한 사람으로는 불가능하니 모든 세력이 하나가 되어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자신에 대한 비판 여론이 '마녀사냥'으로 진행됐다는 억울한 심경도 드러냈다.
이 시장은 "감사위 조사 발표 이후 저는 대부분의 언론이 '그 동안의 의혹 모두 사실로 밝혀져'라는 타이틀로 기사를 뽑은 것을 보고 아연실색했다"며 "감사위원회는 제가 모두 7가지가 넘는 위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발표해 저는 졸지에 상습적인 불법행위자가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불법 가설건축물(컨테이너)는 언론의 문제 제기 이후 즉시 자진철거 했고, 미신고 민박영업 문제도 1년여 동안 2회 정도의 영업행위가 있었으며 사실상 영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택 지하층 불법 증측과 관련해서는 관행적으로 용인되는 수준이라 생각해 이용했으나, 위법 문제가 제기되자 지하층 자체를 폐쇄하는 조치를 취해 이미 원인무효 상태가 됐다"고 설명했다.
또 "농업 시설보조금 목적외 사용과 관련해서는, 지난 3년 동안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지어왔고, 올해는 파종시기를 놓쳐 6개월째 휴경 상태에 있었는데, 감사위는 이 사실을 근거로 보조금 반환 명령을 내렸다"며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대부분 수습했음을 주장했다.
이 시장은 "감사위원회가 위법부당성을 지적한 총 7건의 사안 중 5건은 민간인 신분에서 발생한 일들이 시장 임명과 더불어 과오로 판명됐고, 저는 이를 즉시 시정하고 사과했다. 이 사안들은 공중이 '경미한 사안'이라는 데 대체로 공감하는 것이었지만, 시장이라는 공직 신분에서는 사안의 경중 차원에서 판단되는 것이 아니고, 아무리 경미하더라도 위법 사실자체가 시장직 수행의 결격사유인 듯 지적돼 왔다"고 억울해 했다.
이어 이 시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다음의 사실이다. 많은 이들이 감사위 결과 발표 이후 '그것봐라. 건축이 불가능한 땅에 건축을 한 것 아니냐'고 손가락질하기 시작했는데, 사실을 밝히면 건축이 불가능한 땅에 건축을 한 게 하니라, 제가 대지로 현상변경 허가를 신청한 면적(300평)을 기준으로 볼 때 그곳에 건축을 할 수는 없었다는 표현이 정확히 맞다"고 항변했다.
이 시장은 "이번에 저도 처음 알게 됐고, 당시 공직자도 미처 몰랐던 입목본수 50% 조항을 미리 알았다면 건축계획 자체를 재고하거나, 관계법령이 정한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300평 정도의 입목이 전혀 없는 토지를 추가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제가 마치 건축허가가 불가능한 땅에 편법, 불법적으로 건축한 것으로 매도되기 시작했다"며 "당시 감사위 발표 기자회견 때, 한 기자께서 이 사실을 이시장이 '인지했을까요?' 라는 질문에 감사위 관계자가 '아마 몰랐을 것'이라는 답변을 했음에도 이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쟁점이었던 '비자림 공공용수 상수도 사용'과 관련해서는 "공공용수의 사용은 당시 구좌읍 관계공무원의 안내와 적극적 행정행위에 따라 이뤄졌다. 당시 구좌읍 공직자는 충분히 협의절차를 이행했다고 주장하며 이번 감사결과에 이의제기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 같은 사실은 단 한 부분도 부각되거나 언론에서 취재되지 못한 채, 오히려 제가 마치 불법투성이 파렴치범인냥 매도돼 왔다"고 역설했다.
이 시장은 "감사위 조사 결과를 조금이라도 세심히 읽어보았다면, 거론되는 사안과 관련해 제가 의도적으로 저지른 불법적인 사실은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음에도 이런 점은 깡그리 무시된 채 마녀사냥식 비판만 오히려 증폭되기 시작했다"고 토로했다.
말미에 이 시장은 "어쨌든 이 모든 것 저로 인해 벌어진 일이고, 제 탓이다. 이 일로 인해 적극적 행정을 펼치던 공직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제주를 떠나 생활할 것임을 밝히며, "사족이 길어져 버렸습니다. 모두들 안녕하시길 바랍니다. 특히 제주시공직자분들에게 죄송합니다. 약속을 못 지키고 제가 먼저 제주시호에서 내려오게 돼서...어디 있든 여러분을 성원하겠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공직자들이라는 소문, 멀리 있더라도 들리게 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고 전했다.
"모두 사랑합니다. 그리고 내 사랑 제주, 사랑했습니다"라는 말로 사임의 변을 마무리했다. <헤드라인제주>
<홍창빈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