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대통령께 감사"...민주당은 끼어들지마?
정부가 14일 제주4.3사건 희생자 국가추념일 지정을 위한 대통령령 개정작업에 착수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안전행정부가 4.3국가추념일 지정절차에 착수했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지난주 우근민 제주지사가 유정복 안행부 장관을 면담하는 과정에서 이번주부터 개정절차가 착수된다는 것은 이미 예고된 사안이었다.
이번주에는 4.3국가추념일 지정을 위해 대통령령인 각종 기념일에 관한 규정의 개정을 위한 입법예고 소식이 전해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내용은 입법예고를 했다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개정절차 착수'라는 것이다.
입법예고를 하기에 앞서 '절차 시작'이라는 프레임을 갖고 연이어 보도자료를 낸 셈이다.
제주자치도는 앞으로 대통령령 개정안 입법예고와 더불어 관계부처 협의, 각종 영향평가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입법예고가 끝나면 규제심사, 법제처 심사를 거친 후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공포된다고 밝혔다.
오는 제66주년 위령제 행사를 감안해 3월 중 공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날 제주자치도의 보도자료는 지난주 냈던 것과 비교해 별반 다를 바 없는 서술적 구조를 띄고 있었다.

4.3국가추념일 지정이 2003년 4.3진상조사 보고서가 나온 후 오랜 세월 제기돼 온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대통령의 공약사항으로 급진전을 보게 됐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동안의 경위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항으로 추진되어 왔으며, 최근에는 우근민 제주지사가 작년 12월 19일에 안전행정부를 방문하여 유정복 장관에게 국가 추념일 지정에 따른 대통령령 개정절차 진행을 조속히 진행해 줄 것을 건의한 바 있다"고 제시했다.
또 "1월9일에는 강지용 새누리당 제주도당위원장도 동행해 도민의 숙원 해결에 전 도민이 함께 하고 있음을 알리기도 했으며, 특히 1월 13일 제주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중앙당 차원의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고 기술했다.
국가추념일 지정절차가 착수되기 전까지의 경위가 한마디로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항, 우 지사의 건의, 이 과정에서 새누리당 제주도당위원장의 동행, 새누리당 최고위원회로 요약되고 있다.
지난해 민주당 소속의 제주출신 국회의원들이 제주4.3특별법 개정과정에서 '부대의견' 제시로 급진전됐다는 내용은 한마디 언급이 없다.
이어진 우근민 지사의 '감사 말씀' 코멘트 역시 지난 1월9일 발표됐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우 지사는 "4.3국가추념일 지정 절차를 진행해 주신 유정복 장관과 당차원에서 적극 지원해 준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강지용 새누리당 도당 위원장을 비롯한 협조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특히 제주도민의 오랜 숙원을 해결하기 위해 용단을 내려주신 박근혜 대통령님께 각별한 경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우 지사는 또 "이러한 성과는 4.3유족회를 비롯해 도민 모두의 노력으로 이루어낸 결실인 만큼, 앞으로 이를 계기로 제주가 갈등과 분열의 과거를 극복하고 화해와 상생의 국민대통합 시대를 열어가는데 선도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민 모두가 힘을 모아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피력했다.
제주도정과 새누리당에 국한돼 감사의 말을 전할 뿐, 민주당에 관해서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는 4.3국가추념일 만큼은 정부와 새누리당, 그리고 제주도정의 '성과'로 확실히 묶어두고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지난 1월9일 우 지사와 강지용 위원장의 유정복 장관 면담은 일정자체도 비공개 하에 진행됐다.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날아온 반가운 '희소식'에 민주당이 적극적 논평을 내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치인의 활동반경과는 별개로, 제주특별자치도 관련부서의 홍보자료에 담겨진 '정치적 서술기법'은 논란의 소지를 남기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