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감항목 260건, 증액항목은 '2000건'..."도 넘었다"
[종합] 제주도정이 편성한 예산안을 '선심성'으로 규정하며 목소리를 높였던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계수조정 과정에서 무려 500억원대의 '증액 잔치'를 벌인 것으로 나타나 스스로 견제와 감시역할을 저 버렸다는 비난을 자초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는 13일 오후 2시 제312회 정례회 마지막 본회의를 열고 3조5868억원 규모로 편성된 내년도 제주특별자치도 예산안을 상정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계수조정한 내용 그대로 통과시켰다.
상임위원회 계수조정 결과가 나온 후 한때 '부동의'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진 우근민 제주지사는 이날 본회의에서 예결위 계수조정 수정사항에 대해 "동의한다"고 표명하면서 큰 논란 없이 가결 처리됐다.
박희수 의장은 예산안이 통과된 후, "새해 예산안이 선거용 선심성 예산이라는 비난 속에서도 제주와 제주교육의 미래를 설계하고,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데 최선을 다해 주셨다"며 동료의원들을 격려했다.
그러나 이번 예산안 계수조정의 결과는 역대 도의회에서 유례없는 최대 규모의 '선심성' 재편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상임위 계수조정 과정에서 삭감된 417억원을 포함해 예결위에서 최종적으로 삭감된 액수는 총 518억9726만원.
상임위원회 소관 예산별로는 △행정자치위원회 52억5576만원 △복지안전위원회 92억7900만원 △환경도시위원회 134억7100만원 △문화관광위원회 110억8100만원 △농수축지식산업위 128억원이 각각 감액됐다.
이같은 삭감액은 도의회 역대 최대 규모로, 제9대 도의회 후반기 들어 크게 늘었다.
가장 극심했던 것으로 평가됐던 지난해의 경우 상임위 계수조정에서 290억원, 예결위 최종 380억원 수준이었다.
제주도정이 편성한 예산안에 대해 '선심성'으로 규정하고 맹 공격했던 도의회가 정작 한술 더 떠서 '선심성' 퍼주기를 한 것이다.
문제는 삭감된 518억원이 대부분 지역구 챙기기나 마을 행사 등에 배분, 관련 민간단체 등으로부터 요청받은 사업예산에 대거 증액시키는 것으로 소진시켰다는데 있다.
삭감을 해야 할 명분이 있었다기 보다는 의원들이 지역구나 관련 민간단체 등으로부터 요청받은 사업예산을 신규로 증액 편성하기 위해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의구심도 일고 있다.
삭감된 예산에서는 각종 유가보조금은 물론 영유아 보육료 지방비 부담금, 심지어 예비비에서도 대거 삭감이 이뤄졌다.
삭감된 예산항목은 260건 정도이나, 증액된 항목은 무려 2000건에 육박했다. 한마디로 '큰 덩어리' 예산을 중심으로 삭감시킨 후, 이를 잘게잘게 쪼개어 민간단체 등에 배분했다는 것이다.
제주도정이 제출한 예산안에 대해서는 '선심성' 내지 '선거용 예산', '불완전한 예산' 등 문제를 실컷 지적한 도의회가 이를 바로잡기 보다는 오히려 '누더기 예산'으로 전락시켜 버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증액과정에서 신규로 편성된 사업들의 경우 타당성이나 예산규모의 적절성 등에 그 어떤 심사나 절차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급조되면서 도의회가 회계질서를 문란시켰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예산안 계수조정 결과는 제9대 도의회의 '최악 결정판'으로 오명으로 남을 전망이다. <헤드라인제주>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주도 예산안 계수조정 최종 결과 |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