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 엄벌 당연...왜 음주운전, 절도 등도 공동책임?"
제주특별자치도가 8일 공금횡령 등의 공직비리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자, 공직사회가 술렁거리고 있다.
대책이 지향하는 바는 대체적으로 공감하는 분위기이나, 세부 내용에 있어 납득하기 힘든 연대책임 범주가 제시되면서 묘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청렴감찰단이 발표한 이 대책안은 5대 분야 17개 과제로 구분돼 제시돘는데, 중대 공직비리를 저질러 적발된 공무원에 대해 경고 없이 막바로 퇴출시키는 한편, 소속 부서에 대해서도 불이익을 가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범죄 공무원에 대해서는 엄정한 책임을 묻고,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상급자와 해당부서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일부 공직자의 공금횡령, 음주운전, 초과근무수당 허위 수령 등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제주 공직자에 대한 신뢰가 크게 실추되는데 따른 특단의 조치 성격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처벌내용을 보면 다소 의아스러운 부분들이 있다.
논란이 되는 핵심은 공금횡령, 예산의 목적외 사용, 금품·향응 수수, 음주운전, 도박, 절도.사기.폭력·성범죄 등 6대 중대비위 범죄자에 대해서는 비위정도에 따라 온정주의를 배제한 직위해제 및 막바로 퇴출시키는 '원스트 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하겠다는 부분이다.
'6대 중대비위' 중 하나에라도 포하되면 당사자는 물론 소속 상급자, 소속 부서직원들이 모두 문책 내지 패널티를 받게 된 것이다.
이같은 방침을 마련한 제주자치도는 공직비리가 동료 공무원 및 상급자의 관리감독 소홀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판단됨에 따라 비위발생 부서에는 부서평가 최하위 배정해 인사상 불이익을 가하겠다고 밝혔다.
비위 공무원의 상급자에 대해서도 성과평가 시 반영은 물론 징계 등 관리감독 연대책임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회계.계약.공사 및 인허가 등 업무 담당자의 경우 이해 관계자와의 장기간 접촉하거나 업무독점으로 비리가 발생할 여지가 있어 해당업무 2년 근무 시 최소 1년 이상은 다른 업무를 담당하도록 하는 '휴식년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연대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범위를 '6대 중대비위'로 설정한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것이 공직사회 내 대체적인 반응이다.
6대 중대비위 중 공금횡령이나 예산의 목적외 사용 등을 공직업무 수행과정에서 나타나는 비위의 유형이어서 '연대책임'이 가능하다.
금품향응 수수의 경우 공직과 연관된 것이라면 전적으로는 아니더라도 소속 부서의 일부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음주운전, 도박, 절도, 사기, 폭력, 성범죄는 어디까지나 사적영역의 개인범죄에 해당되는 것인데, 이번 연대책임 범주에서는 이 부분까지 모두 망라하면서 공무원들로부터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한 공무원은 "공직비리를 막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한 것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며 "그러나 내용이 너무 급하게 만들어졌는지, 수긍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들어 공무원이 금품.향응수수로 적발되면 소속 상관이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못한 이유로 해 일정부분 책임을 물을 수 있으나 오늘 제시된 내용처럼 소속부서 전체에 최하위 평가 등을 거론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음주운전이나 성범죄, 도박, 절도, 폭력 등의 범죄는 '연대책임' 범주에 더더욱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공무원은 "무슨 공무원이 봉이냐. 일이 터졌다 하면 마치 전체 공무원의 잘못인 마냥 책임을 돌리는 듯해 납득하기 힘들다"며 "이번 대책을 통해 책임을 묻더라도 수긍할 수 있는 적정한 선을 분명 정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에서는 최근 부서 회계업무를 담당하는 일부 공무원의 공금횡령 사건, 음주운전 적발 등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