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지사 불출마' 제안 거부...'세대교체론' 지방정가 요동

내년 6월 실시되는 제주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그동안 불출마 입장을 피력해 온 신구범 전 제주지사가 16일 전격 출마선언을 하면서 추석연휴를 앞둔 지방정가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신 전 지사의 이날 출마선언은 선거를 1년여 앞두고 분출돼 온 '세대교체' 내지 '시대교체' 연대에 정면 반박하는 것이자, 제주판 '3김 정치선거'를 다시 촉발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란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신 전 지사의 출마선언은 지난 주 '지역현안 기자회견'이 예고될 때 조심스럽게 나왔다.
그동안 불출마 입장을 피력해 왔으나, 지난달 말 김태환 전 제주지사가 '전현직 도지사 공동 불출마 선언' 제안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고, 이후 사실상 출마수순 준비에 들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출마의 변은 한마디로 '중병'을 앓는 현 제주사회를 그대로 놔둘 수 없고, 또한 자신은 '공작정치'의 최대 피해자인 만큼 이번 선거를 통해 '자존.번영의 시대'를 열어보겠다는 것이다.
신 전 지사는 기자회견 내내 '공작정치'에 방점을 뒀다.
그는 "민선시대 이후 여러 형태의 공작정치로 오랫동안 제주도정을 장악한 특정세력의 '무능, 무지, 무시'라는 바이러스 때문에 제주사회가 '비전 부재, 지도자 부재, 공익 부재'의 극심한 퇴행성 중병을 알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신 전 지사는 또 "최근 내년 도지사 선거를 겨냥한 신종 공작음모가 병세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제주판 3김 동반퇴진' 요구도 공작 음모라고 주장했다.
'3김 퇴진'을 통해 세대교체 내지 시대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물론, 김태환 전 지사가 제안한 '공동 불출마선언'도 이러한 맥락에서 보는 듯 했다.
그는 "동시대를 함께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우근민, 김태환, 신구범이 동반퇴진해야 한다면 마치 일제 강점기 한 시대를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친일파와 독립투사를 동일한 죄목으로 처단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느냐"면서 '제주판 3김 퇴진' 주장을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 음모는 또한 4.3사건의 연좌제를 연상하게 한다"면서 "민주주의 근간은 선거이다. 공작선거는 민주주의 선거가 아니다. 공정한 선거만이 후보자의 당선과 도정의 정당성을 담보하는데, 공정한 선고는 효 정신, 즉 '도민을 부모처럼 받드는 후보'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불출마 입장을 밝히다 왜 갑작스럽게 출마선언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공작정치'가 계속되고 있어 뒤에서 앉아있을 수 만은 없었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런데 이번 신 전 지사의 출마선언은 지방정가에 적지않은 후폭풍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크게 두가지 측면에서 논제를 만들고 있다.
하나는 '공작정치 음모'라는 규정을 통해 신 전 지사가 가장 먼저 나서서 '세대교체론'에 정면 대응했다는데 있다. 사실 신 전 지사가 출마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전 까지는 전현직 지사 중 우근민 지사의 출마만이 유력시됐다.
세대교체론 내지 '3김 퇴진'은 우 지사 입장에서는 가장 큰 부담이었으나, 신 전 지사가 이 부분을 정면 공격해 들어감으로써 우 지사 입장에서는 '세대교체'에 대한 부담은 덜 수 있게 됐다.
즉, 신 전 지사의 출마 당위성은 곧 우 지사의 출마당위성 논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세대교체'를 주장해 온 새누리당 김방훈 전 제주도 기획관리실장, 김경택 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그리고 민주당 고희범 제주도당 위원장 등이 이에 대해 어떤 후속 대응을 할지가 주목된다.
두번째는 신 전 지사의 정당선택에 따른 선거구도 개편 문제이다.
신 전 지사는 입당문제이다. 자신의 세력을 어떻게 규합하고, 또 어느 정당을 선택할지 여부에 따라 내년 선거판도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신 전 지사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공정한 경선 보장'을 전제로 해 새누리당 입당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환 전 지사가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캠프에서 활동했던 점을 놓고 볼 때, 앞으로 김 전 지사와 공동보조를 적극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지사에 대해 '소주 한잔 같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란 표현을 쓴 것은 '불출마 제안'을 거부함과 동시에 '공작정치' 표현을 쓴데 대해 자칫 반감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을 고려함과 동시에, 이러한 향후 '공동보조'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혹은 안철수 신당 등 여러가지를 놓고 검토할 것으로 보이지만, 여러 정황을 종합해 보면 새누리당 입당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신 전 지사의 출마선언으로 내년 도지사 선거가 2012년 민선 3기 도지사 선거 이후 12년만에 '제주판 3김 정치'의 직접적 대결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
각 정당과 후보진영에서는 신 전 지사의 출마선언이 몰고 올 선거판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누가 이득볼지는 두고봐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