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타들어가는데 '룰루랄라'...지역농협 비리사건에도 '아랑곳'
사상 유례없는 '마른 장마'로 농촌지역의 가뭄피해가 크게 확산되는 가운데, 제주지역 농협 조합장 수십명이 집단 해외시찰에 나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농협 제주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4박 5일 간의 일정으로 지역농협 조합장과 농협 제주지역본부 관계자, 그리고 제주도내 모 농자재회사 대표와 간부 등 23명이 함께 해외 시찰을 가졌다.
이번 해외시찰에는 제주 서부지역의 일부 조합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문지는 일본의 나고야 등 주요 도시로, 유기질 비료 공장 견학과 채소 및 감귤 재배 시찰을 명분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여행일정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시찰은 조합장들의 자비나 농협의 자체 예산으로 이뤄지는게 아니라 제주지역 한 농자재기업의 후원을 받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 제주지역본부는 기업의 후원으로 이뤄진 해외출장이다보니, 정확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기업측은 "(기업이 소유한) 비료 공장이 노후한 관계로 일본 유기질 비료 공장을 견학을 통해 10억원 가량의 신규투자를 요청하려다보니, 기업의 주주인 조합장들과 함께 출장을 가게됐다"고 밝혔다.
농협은 해당 기업의 80% 가량의 지분을 확보한 대주주로, 해당기업은 제주지역 농협에 한해 소비량의 절반 가량의 비료를 공급하고 있다.
그러데 이번 해외시찰은 제주지역에 닥친 극심한 가뭄으로 농민들의 마음이 타 들어가는 상황에서 이뤄진데다, '스폰서 외유'라는 점에서 곱지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더욱이 최근 서귀포시 지역 한 농협의 농자재 백화점에서 3-4억원에 이르는 농자재가 사라져 지역본부 차원의 감찰이 진행 중이고, 지난달 29일에는 인근의 한 지역농협에서 40대 직원이 9600만원의 자재대금을 횡령하고 잠적한 사실이 몇 달만에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이번 외유성 시찰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가뭄 비상시국에, 농자재 관련 비리사건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농협이 이번 '스폰서 외유'에 대해 어떻게 해명할지가 주목된다. <헤드라인제주>
<고재일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