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이렇게까지?...'함정 단속' 등 과잉논란 우려
경찰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경찰관의 출퇴근 차량마다 블랙박스를 설치하게 한 후 이를 통해 집중적인 교통단속에 나설 계획이어서 과잉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달 22일부터 '교통사고 줄이기 100일 계획'을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실적을 의식한 무리한 단속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제주 서부경찰서는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 직원의 차량에 블랙박스를 장착해 교통법규 위반 차량 단속에 나서는 '스마트 애니캅'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경찰서는 이를 위해 별도의 예산을 투입하지 않고 직원들의 자비로 블랙박스를 공동구매해(서부서 62대, 동부서 60대) 차량에 장착하고 출퇴근 시간대에 신호를 위반하는 차량을 포착하는데 사용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주요 단속 대상은 신호위반, 교차로 통행방법 위반(꼬리물기), 중앙선 침범, 횡단보도 보행자 횡단방해, 지정차로 위반 등 주요 교통법규 위반행위로, 경찰은 확보된 영상에 대해 번호판 판독을 거친 후 차량 소유주에게 출석요구서가 발송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소유주 또는 운전자가 위반사실을 확인하면 통고처분이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경찰은 최근 스마트폰과 블랙박스 등 IT기기를 이용한 국민들의 자발적 범법차량 신고 건수가 급증해 한정된 경찰인력만으로 교통법규 위반차량 단속에 한계가 느껴, 이 제도를 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단속방식을 두고 논란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경찰은 그동안 '함정 단속'이라는 비난 여론을 의식해 각종 교통신호는 물론 과속 등의 단속에 나설 때도 단속지점 앞에 안내판을 설치하는 등 시민들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번에 경찰관 개인의 차량에 장착된 블랙박스를 통해 단속하겠다는 것은 자칫 공식 치안활동과는 별개의 '사적 영역' 속에서도 이뤄지면서 '함정 단속' 등 과잉논란이 크게 분출될 것으로 보인다.
또 경찰이 이번 블랙박스 단속을 펴게 된 이유로 설명하고 있는 단속건수와 관련해서도 해석의 차이가 있다.
그동안 법규위반 차량 신고건수가 늘어난 것은 스마트폰과 블랙박스의 활용이 보편화 됐기 때문이지 사고가 늘었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제주지방경찰청이 지난 22일 발표한 최근 3년간 교통사망사고 건수는 2010년 101건, 2011년 106건, 2012년 92건이며, 올 상반기가 5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인 44건보다 34.1% 증가한 것에 머물렀다.
시민들을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단속을 벌이는게 아니냐는 일부 지적에 대해, "불필요한 단속을 줄이기 위해 인명과 시설피해 등 사고 유발이 우려되는 신호위반 사례 등에 한해 고발조치를 하겠다"는게 경찰의 입장이지만 기준이 모호하다.
이에 대해 경찰은 "너무 많은 시민들이 단속에 적발되는 상황을 피하고, 적당한 경각심을 유발해 사고를 줄여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경찰 직원 개인의 차량에 블랙박스를 설치해 단속에 활용하자는 경찰의 설명이 궁색해지는 이유이다. <헤드라인제주>
<고재일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