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아직 논의되지 못했다"...'한식구' 어물쩍?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후 가해 '운전자 바꿔치기' 논란을 빚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현직 도의원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내려지면서, 도의회 윤리특별위원회 회부여부가 주목된다.
제주지법 형사2단독(판사 김경선)은 이날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문석호 교육의원에 대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또 사고당시 가해운전자로 돼 있었던 동승자인 A씨(여)에 대해서도 범인도피 혐의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이번 법원의 판결은 벌금형이 예상됐으나 '500만원'의 형량은 지난 결심공판에서 검찰이 '200만원'을 구형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양형의 결정이다.
법원은 "경찰 조사에서 허위로 진술하는 등 수사에 혼선을 준 점 등 죄질이 중하다"며 이같은 양형 사유를 밝혔다.
최초 검찰이 벌금 200만원의 약식기소로 끝날 것 같았던 이 사건은 법원이 정식 재판에 회부하고 '거짓진술' 등에 대해 "죄질이 나쁘다"는 점을 명시하면서 벌금형의 수위를 높여 선고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 고심하는 도의회...사건 당사자도 '윤리특위 위원'
이 판결소식이 전해지자, 제주도의회 내부에서도 크게 고심하는 분위기다.
지난 2월 임시회에서 윤리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이제 막 출범한 후, 이 문제가 불거져 나오면서 당혹해 하고 있다.
윤리특위는 위원장에 안창남 의원, 부위원장에 박원철 의원을 비롯해 강경식, 강경찬, 구성지, 김용범, 김희현, 문석호, 박원철, 신영근, 안동우, 안창남, 하민철 의원 등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도마에 오른 문 의원 역시 윤리특위원으로 돼 있다.
윤리위는 윤리강령 및 윤리실천 규범을 위반한 경우 윤리심사의 대상이 되며, 사안에 따라 징계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2회 이상의 법이나 자치법규 위반 행위를 한 의원을 징계대상이다.
징계 중 자격심사는 재적의원 4분의 1이상의 연서로 의장에게 요구하면, 의장은 윤리특위나 본회의에 회부하는 절차로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
윤리특위 자체적인 의결이 가능한 징계는 공개회의에서의 경고, 공개회의에서의 사과, 30일 이내 출석정지, 제명 등이다. 피심의원에 대한 제명은 재적인원 3분의 2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 '공개회의 경고'?...윤리특위 회부 자체도 '미지수'
이번 문 의원 사건의 경우 음주운전사고 그 자체보다는 '거짓진술'이라는 점에서 도의회의 도덕성을 실추시킨 부분에 대한 책임을 제기할만한 사안으로 분류된다. 최소 공개회의에서의 경고 정도는 충분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그러나 실제 도의회가 '한 식구'에 대해 무리수를 두며 윤리위 회부를 할지 여부자체가 미지수다.
의회 일각에서는 윤리특위가 출범하기 이전의 사안이라는 점 등을 들며 회부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윤리위를 구성했다고 하지만, 동료의원 문제를 얘기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점이 적지 않다"면서 "작년에 발생한 일인 만큼 회부대상이 되는지는 검토해봐야 할 문제이고, 꼭 필요하다면 회의석상에서 신상발언을 하는 수준에서 매듭될 사안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리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창남 의원은 현재 외국 출장 중이다.
대신 부위원장인 박원철 의원은 27일 <헤드라인제주>와의 전화통화에서 윤리위 회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의논을 해봐야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다"면서 "아직 특위 내부적으로 이야기 된 것은 없으며, 안창남 위원장 돌아와서 이야기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측면의 시각이 표출되고 있는 가운데, 윤리특위 출범 후 첫 도마에 오른 이번 사안에 대해 어떻게 짚고 넘어갈지가 주목된다.
◇ 논란이 커진 이번 사건의 발단은?
한편 이번 사건은 지난해 6월23일 오후 9시10분 서귀포시 서호동 모 식당 앞에서 문 의원의 차량이 마주오던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를 내면서 촉발됐다.
당시 문 의원의 혈중알콜농도는 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0.05%.
사고가 발생한 후 피해차량 운전자는 문 의원이 운전을 했다고 주장한 반면, 문 의원은 동승한 제자(A씨)가 운전했다면서 운전사실을 강력히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과정에서 문 의원은 결국 자신이 가해자임을 시인했다.
문 의원은 지난 결심공판이 끝난 후, "사고가 난 직후 너무 당황했고, 같이 타고 있던 제자가 '제가 한 것으로 하겠습니다'라며 그렇게 된 것"이라며 "나중에 검찰조사에서는 처음부터 사실대로 시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직후에는 너무 당황스러워서 그렇게 한 것이지만, 검찰에 송치된 직후부터는 저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했고 바로 잡았다"면서 "일부에서는 마치 검찰 조사 과정에서 드러나자 뒤늦게 시인한 것으로 오인하는데, 검찰조사 처음부터 잘못을 인정했던 부분"이라고 항변한 바 있다.
처음에는 단순한 음주운전사고로 인지된 이 사건은 운전자를 거짓 진술하면서 정식 재판에 회부돼 논란이 커져 버린 케이스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우리집 마당, 똥개도 알고 있는 결과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