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하면 도의회 임용권 소멸"...인사권독립 논의와 왜 연계?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가 2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전국 17개 시.도의회 및 227개 기초의회 의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지방분권촉진 전국 광역.기초의회 의원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국가의 균형발전과 경쟁력 제고,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지방자치의 조기 실현이 시급해, 전국 지방의회가 공동 대응해 나가자는 취지로 마련된 행사였다.
전국 3800여명의 지방의원들은 대선 후보들에게 차기 정부에서는 확고한 국정철학으로 지방분권을 추진하도록 지방분권의 추진체계부터 새롭게 구축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박희수 제주도의회 의장이 낭독한 '지방의회 독립성 저해 독소조항 개정 촉구문'에서 이 내용이 제기됐다.
촉구문은 지방의회에 독립적인 인사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박 의장은 인사권 독립의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지방자치법에서는 사무처 등의 설치와 지방의회에 두는 사무직원의 정수를 조례로 정하도록 하고 있으나, 의회 사무기구의 설치기준, 의회사무기구 공무원의 직급기준, 전문위원의 직급과 정수기준 등은 대통령령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을 들며 이는 명백한 지방자치의 본질 훼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뒤이어 상당부분을 할애한 기능.계약직 폐지를 골자로 한 지방공무원법 개정문제에 대한 질타는 공직사회 내 또다른 논란으로 이어질 우려를 갖게 한다.
박 의장은 "정부가 지방의회의 별정직.기능직.계약직 공무원에 대한 임용권을 사장하는 법안을 지방의회 측과는 일체의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입안하여 국회에 제출했다는 것은 형식적인 지방의회의 인사권 독립마저 사실상 폐지하겠다는 선언에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는 인사권 독립은 커녕 모든 의회 사무직원의 임용권을 단체장과 집행기관에서 다시 장악하고자 하는 것 아니면 무엇이냐"고 반박했다.
그러나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의 필요성과 기능.계약직 폐지 법안을 연계한 것은 의아스러움을 갖게 한다.
이번 개정안은 기능직과 계약직, 별정직 공무원으로서는 이번 직종 개편이 상당히 반가운 일로 다가오고 있다.
그동안 기능직과 별정직 등의 직종이 일반직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인식됐지만, 앞으로는 일반직과 같이 인식되면서 사기진작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 개편안이 시행되면 제주도에서는 기능직 869명과 계약직 104명이 일반직 공무원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정무직을 제외한 별정직도 일반직으로 전환된다.
공직사회에서 이 법안에 대해 정기능적인 측면의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그런데도 박 의장이 낭독한 촉구문에서 이 법안에 대한 문제가 적시된 것은 제주도의회의 현실적 입장이 적지않게 가미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능직과 계약직, 별정직이 일반직으로 전환됐다고 해서 당장 인용권에 문제가 생기는 의회는 제주도의회가 유일하다.
다른 시.도의회의 경우 사무처장에게 그 권한이 위임돼 있다. 반면 제주도의회의 경우 제주특별법과 조례에 따라 의회 사무처장에게는 사무처 내 직원의 전보권이, 의장에게는 계약직과 별정직 등을 채용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져 있다.
박 의장이 촉구문을 통해 이 문제를 강하게 지적하고 나선 것은 바로 이 권한의 '소멸'을 우려한 것이다.
법안이 통과돼 준비과정을 거친 후 2014년부터 직종개편이 이뤄지면 제주도의회 의장에게 주어진 인사권은 사실상 사라지게 되고, 도의회 내에서는 사무처장의 전보권만 남게 되는 것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다른 시.도의회의 경우 당장에 큰 변화가 없지만, 제주도의회의 경우 의장의 임용권은 소멸되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놓고 보면 이번 결의대회에서 박 의장이 직접 촉구문을 낭독하며 이 법안의 문제까지 거론한 것은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촉구문의 내용이 공개된 후 제주 공직사회에서는 또다시 수근거림이 커지고 있다.
지난 9월 이후 촉발된 우근민 제주지사와 박 의장간의 '도의회 인사권 독립'을 둘러싼 정면충돌이 기능직과 계약직 일반직화 법률로까지 불똥이 튀어나간 듯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한 공무원은 "의회 인사권 독립요구는 이미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한 1991년 이후 계속돼 온 것으로, 지방의회의 실질적 권한 강화를 위해서는 인사권 독립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면서도, "그러나 기능.계약직 폐지 법률과 연계시키는 것은 모양새가 썩 좋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 시.도의회가 한데 모여 촉구를 한다면 사무처 직원을 모두 아우르는 '큰 그림'의 인사권 독립 촉구로 나아가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도 기능.계약직 법안 제출의 의미를 확대해석하는 것은 자칫 일반직 전환정책에 발목을 잡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공무원은 "직종개편이 이뤄진다면 당장에 의장 임용권의 실체가 사라진다는 것은 맞는 얘기이나, 그렇다고 도의회에서 요구하는 인사권 독립이 계약.별정직 임용권만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었지 않은가"라며 "통 크게 사무처 소속 모두를 범위로 하는 인사권 독립을 얘기해야지, 왜 당장의 권한에만 집착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국 지방의회 의원들이 한데 모여 '인사권 독립'을 강력히 촉구한 것은 지방자치사의 숙원으로 공감을 얻을 수 있으나, '기능.계약직 일반직화 전환'과 결부시킨 점은 또다른 논란으로 이어지게 하는 분위기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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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지방의회 독립성 저해 독소조항 개정 촉구문 의원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 지방의회는 존재이유는 「대한민국헌법」제118조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또한 의회 사무기구 등에 관한 사항은 「지방자치법」에서 정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법」제90조와 제91조에서 사무처 등의 설치와 지방의회에 두는 사무직원의 정수를 조례로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회사무기구의 설치기준, 의회사무기구 공무원의 직급기준, 전문위원의 직급과 정수기준 등은 대통령령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명백히 지방자치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방분권촉진에 관한 특별법」에 의하면 지방의회의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의회의원의 전문성을 높이고, 지방의회 의장의 지방의회 소속공무원 인사에 관한 독립적인 권한을 강화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대한민국헌법」에 분명히 지방의회의 조직․권한 등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하도록 하고 있음에도 대통령령으로 기준을 정해 지방자치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은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한편, 지방의회 사무직원 중 별정직과 계약직, 그리고 기능직 공무원은 전국 지방의회의 사무처장․사무국장․사무과장에게 그 임용권을 위임하고 있지만, 인사위원회의 설치는 허용되지 않아 지금도 신규채용 등 임용업무는 집행기관에 설치되 있는 인사위원회에위임하여 처리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말만 임용권 위임이지, 실제에 있어서는 모든 의회사무직원의 임용을 여전히 단체장과 집행기관에서 독단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특히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 경우는 이들 별정직․계약직․기능직 사무직원의 임용권을 ‘제주자치도 특별법’에 근거하여 의장에게 부여하고, 의회 내에 인사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였으나,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정원관리에 관한 권한이 의장에게 전혀 없어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임용권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정부가 지방공무원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여 그나마 유지해 오던 형식적인 인사권마저 폐지하려 하고 있습니다. 의원님들께서도 아시는 바와 같이 그동안 정부는 지방의회의 강력한 요청에 의하여 지방의회 사무직원 중 계약직․별정직․기능직 공무원에 대한 임용권을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과 전국의 모든 지방의회 사무기구의 장에게 부여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 계약직․별정직․기능직이라는 직종을 일반직에 통합함으로써, 제주자치도의회 의장과 지방의회 사무기구의 장의 임용권은 소멸되게 되었습니다. 제주자치도의회 의장의 경우 특별법에 의거 보장되온 임용권이 물거품처럼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각 지방의회의 사무처장․사무국장․사무과장이 위임받은 임용권조차 행사할 수 없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특히「제주도 특별법」제45조에 의거 상임위원회 지원 및 의원 보좌역할을 담당하는 ‘정책자문위원’도 임기제 공무원으로 직종이 변경되게 됨에 따라 임용권이 의장에서 도지사로 전환되게 되었습니다. 실질적으로 의원을 보좌하는 공무원을 견제와 감시의 대상이 될 집행부의 장인 도지사가 임용할 수가 있단 말입니까? 정말 개탄스런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행정이 전산화되고, 사회발전으로 특수·전문분야가 보편화됨에 따라 현행 직종체계는 변화된 행정환경과 실제 업무특성이 반영되지 못해 직종개편이 요청되고 있다는 점은 공지의 사실입니다. 그러나 정부가 지방의회의 별정직․기능직․계약직 공무원에 대한 임용권을 사장하는 법안을 지방의회 측과는 일체의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입안하여 국회에 제출했다는 것은 형식적인 지방의회의 인사권독립마저 사실상 폐지하겠다는 선언에 다름없다고 봅니다. 지방의회 사무직원의 인사권독립은 커녕 모든 의회 사무직원의 임용권을 단체장과 집행기관에서 다시 장악하고자 하는게 아니고 무엇입니까? 지방의회의 숙원인 인사권 독립과 관련한 노력이 지방의회가 부활된지 20년이 지나면서 그나마 체계를 잡아가고 있는데, 중앙정부의 잘못된 시각으로 인해 「헌법」과 「지방자치법」등에서 보장하고 있는 의회의 권리를 묵살하고 있는데 대해 우리 모두 분연히 일어서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번에 정부가 국회에 제출해 놓은 지방공무원법 개정안은 지방의회 사무직원의 경우 차제에 명실상부한 인사권독립을 시행하는 전제로 삼아 사무직원 중 현행 계약직․별정직․기능직 공무원의 임용권은 물론 의회사무처에 근무하는 모든 직원들의 임용권을 의장에게 부여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세분 후보님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전국 의회의 바람인 인사권 독립과 관련한 사항들을 세분 대통령 후보님들께서 공약사항으로 채택하여 주실 것을 강력히 요청합니다. 공약이 되는 것 자체가 오늘 저희가 지방분권을 촉진하는 결의대회를 임하면서 크나큰 소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한번, 지방의회의 인사권 독립을 위해 관련 부처에 법령 개정을 강력히 촉구하고 대통령 후보님들께서 적극적인 성원과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부탁하는 바입니다. 회기중임에도 오늘 성황을 이뤄주신 전국의 지방의원님 모두의 건승을 기원하며, 올 한해 잘마무리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