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지일관' 道 "인사교류 지속하면 인사권 독립 무의미"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인사권 독립' 문제와 관련해, 도의회가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전방위적으로 인사권 문제에 대한 요구를 촉구했으나 제주도는 끝내 '인사교류 불가'라는 대전제를 굽히지 않았다.
지난 9월 우근민 제주지사가 제안했던 '인사권 부여'의 기조에서 전혀 달라짐이 없이 기조가 유지되면서 앞으로 이 논란의 진전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15일 오후 제주도 총무과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했다.
감사가 중반부로 이어지자, '인사권 독립' 문제로 후끈 달아올랐다. 의원들은 저마다 이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제주도를 압박했다.
도의회는 인사권 독립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지난 9월 우 지사가 제안했던 '인사권 부여'의 내용에 대한 수정안 성격으로 제시한 6개 요구조건의 수용을 촉구했다.
6개 요구안은 △승진 후보자 명부작성 등 임용 관련 권한 일체 위임 △실질적인 인사권 독립을 위한 정원 책정권 등 조직권 담보 △의회 직원의 능력 개발을 위해 도청 직원과 같은 다양한 기회부여 △행정경험 다양화를 위한 4급 이상을 포함한 인사교류 지속 추진 △상훈 등 의회 사무처 직원 등의 불이익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 △도의회 인사권 독립을 위한 제도개선 통과 공동 노력 등이다.
이 내용은 비공식적인 루트로 전달된 것으로, 우 지사가 "앞으로 제주도와 도의회의 인사는 분리해 운영하며, 5급 이하에 한해서만 단 한차례 인사교류를 허용한다"는 것을 전제로 해 인사권 부여를 제안한데 따른 요구인 것이다.

◇ 의회 "인사교류 요구조건 왜 수용못해?"....제주도 "인사교류하면 인사권독립 무의미"
그러나 지난 12일 열린 정책협의회 논의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 역시 제주도 입장에는 전혀 변함이 없었다.
행정사무감사에서 첫 포문은 고충홍 의원(새누리당)이 열었다.
고 의원은 인사권 독립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우 지사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외관상으로는 (인사권 부여라는) 긍정적으로 답변을 했는데, 내면을 들여다보면 진정성이 없는 것이다"고 일축하며 전향적인 입장변화를 촉구했다.
그러나 문원일 제주도 총무과장은 종전에 우 지사가 '어떤 요구조건을 제시한다면 제안은 원천무효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입장표명과 맥을 같이해, "전제조건이 이뤄진다면 (인사권독립은) 이뤄질 수 없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과장은 "인사교류가 되지 않고 도지사를 쳐다보지 않는다고 해야 (진정한 인사권독립은) 가능하다"면서 "그러나 의회와 교류가 이뤄져야 한다면 이건(인사권 독립은) 이뤄질 수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우 지사의 제안 당시 도의회가 즉시 수용하겠다고 밝혔던 점도 상기시켰다.
또 "의원님들이 제대로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려면 사무처 직원들이 제대로 일을 해야할 것 아닌가"라며 "그런데 사무처 직원들이 언젠가는 내가 도청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있으면 제대로 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고 의원은 "의회 걱정까지 안해주셔도 된다. 의회 대변인인가"라며 인사권 부여에 있어 요구조건 수용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에 문 과장은 "인사권 문제는 의회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그 배경을 봐달라"며 최초 도의회가 의회 전문성 강화를 위해 전문위원 3명을 별정직으로 채용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촉발된 문제임을 상기시켰다.
◇ 의회 "6개 요구조건 가시적 조치 왜 안해?"...道 "인사교류 빼면 협의가능"
이 말에 곧바로 박원철 의원(민주통합당)이 가세했다.
박 의원은 "애초에 하반기 의장단이 구성되면서 제주도 집행부에 요구한 것은 전문위원을 개방형 직위로 채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 핵심이었다"면서 "그런데 도에서는 그런 제안을 했고, 이후 도의회에서 6가지 요구조건을 만들어서 총무과장님에게 전달하니, 그 이후 아무런 가시적 조치도 하지 않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문원일 과장은 "(요구조건의) 4번 항목인 매년 20% 이상 교류해야 한다는 조건은 인사권 독립과는 별개 문제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인사권 독립을 하겠다고 하면서 사무처 직원들에 대해서는 지금과 같이 인사교류를 지속적으로 해달라는 요청은 억지라는 주장인 것이다.
그러자 박 의원은 "이 4번항목(인사교류) 때문에 못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박했고, 문 과장은 "그게 전제가 되면 나머지 항목에 대해서는 협의가 된다"고 응수했다.
즉, 도의회는 인사교류도 계속적으로 할 수 있게 해주면서 인사권 독립을 해달라는 요구인 것이고, 제주도는 인사교류가 지속적으로 되는데 그게 무슨 인사권 독립이냐는 입장인 것이다.
인사교류를 더 이상 하지 않는다는 입장만 보인다면 다른 요구조건에 대해서는 협의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 옥신각신...급기야 "공무원 노조 1인시위 왜 안말렸나?"
인사권 부여 문제를 놓고 질문하는 측이나 답변하는 측 목소리가 커졌다. 문원일 과장도 인사권 문제 만큼은 뒤로 물러서지 않겠다고 작정한 듯, 조목조목 반박했다. 전체적으로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박 의원이 인사제도와 관련해 질문하는 과정에서는 문 과장이 '윽박지르지 마시고...'라는 말로 응수하면서 감사장은 경색되기도 했다.
얘기가 계속 겉돌게 되자 김용범 위원장까지 나섰으나, 문 과장의 '인사교류 불가' 방침은 변함이 없었다.
말미에 박원철 의원이 지난달 초 공무원노조에서 도의회의 '전문위원 별정직 채용 반대'를 주장하며 도의회 앞에서 1인 피켓시위를 한 문제를 끄집어 내며 도청에서 적극적으로 만류하지 않은 문제까지 지적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공무원노조의 이 1인시위를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근무시간 중 인사권문제를 갖고 공무원노조가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취지다. 당시 공무원노조측에서는 반일 휴가를 내는 방법으로 해 릴레이 1인시위를 벌여왔다.
도의회 인사권 문제가 지난 우 지사의 전격적인 제안으로 급진전된 듯 보였으나, '인사교류 불가' 방침이 고수되면서 앞으로 이 논란은 장기적 과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 지사가 제안한 인사권 부여의 내용은 인사교류 중단을 전제로 해 승진, 전보, 임용의 모든 권한을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이 제안내용을 보면 이사관(2급)급인 사무처장의 경우에도 도의회에서 자체 승진 임용하고, 공석 직위는 의회에서 충원하도록 했다.
대신 제주도와 도의회간 정례적 인사교류는 없다는 점이 전제됐다. 4급 이상은 지금부터 인사교류가 없음을 명시했다.
다만, 5급 이하 일반직 공무원의 경우 집행부와 의회간 전출입 인사교류 희망자에 한해 2013년 1월 정기인사시 1대 1 교류원칙에 따라 협의 반영 후 인사교류를 종결하자고 돼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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