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원 재량사업비' 폐지됐다면서, 웬 '5억원 떡반'?
상태바
'도의원 재량사업비' 폐지됐다면서, 웬 '5억원 떡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설] 의원 요구예산 '사업계획서', 왜 내용보다는 '금액'인가
1인당 2억3천만→ '사업계획서' 명분 3억3천만→ 내년엔 5억?

지방의회 의원들에 대한 포괄적 사업비(재량사업비)가 올해부터 전면 폐지됐음에도 불구하고,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는 모양새를 갖추며 의원 1인당 한도액 증액을 요구하고 있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사실상의 변칙 예산편성 요구다.

최근 제주도의회 운영위원회는 제주특별자치도 관계관과의 회동에서 내년 예산안 편성시 도의원 1인당 지역현안사업비를 5억원까지 확대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예산에서 1인당 한도를 지난해 보다 1억원씩 많게 배정받은데 이어, 또다시 1억7000만원 정도를 추가로 확대해 달라는 요청이다.

제주도에서는 난색을 표했으나, 도의회에서는 "한번 검토해 보라"며 적극적인 요청을 하고 나서 앞으로 예산편성 과정에서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외형적으로는 의원 재량사업비가 폐지됐으나, 실제적으로는 '떡반'이 그대로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떡반' 재량사업비 없어졌다?...오히려 액수 팍팍 늘리며 변칙편성

관행적으로 편성돼 온 이 재량사업비는 지난해까지 의원 한명당 민간경상보조금 3000만원, 민간자본보조 1억원, 시설비 1억원 등 총 2억3000만원 한도로 책정돼 운용돼 왔다.

특정한 사업목적이나 내용도 기재함이 없어 '지역현안사업비'란 이름으로 이 돈을 편성해 놓으면 의원들이 한도액 내에서 지역구 관련 사업을 하는데 사용되면서 '떡반 예산'이란 별칭마저 붙어왔다.

일반 민간사업비는 엄격한 사전심사를 통해 대대적인 손질 속에 본 예산에 편성되는데 반해, 이 재량사업비는 총액으로만 편성해 뒀다가 의원들이 필요할 때마다 그때그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감사원이 이러한 재량사업비는 지자체 예산편성운영 기준에 어긋난다고 지적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그러자 도의회는 감사원 지적에 어쩔 수 없다는 듯, 지난해 11월 예산편성 막바지에 급조해 작성한 사업계획서를 내미는 방식으로 해 새해 예산안 편성에 일단 협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사업계획서가 부실한 것은 둘째치고, 의원 1인당 배정액은 오히려 더 늘었다.

올해 의원 재량사업비는 종전보다 1억원이 증가한 3억3000만원씩(민간경상보조 3000만원, 민간자본보조 1억5000만원, 시설비 1억5000만원) 편성됐다.

물론 포괄적 사업비로 편성된 것은 아니지만, 의원들이 요청하는 사업비를 사업계획서만 제출받아 총액 한도내에 맞게 편성됐기 때문에 종전의 재량사업비의 변칙운용인 셈이다.

더욱이 이 1인당 한도액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추가경정예산안 심의 때에는 다시 삭감된 세출 예산을 갖고 '분배'식으로 증액예산을 편성하면서 사실상 재량사업비의 부활이란 지적을 받았다.

◇ 내년 예산안 1인당 5억원...41명 의원 요구에 205억원을?

때마침 지난 8월 행정안전부는 포괄사업비의 세출예산편성 금지 등을 주 내용으로 한 지자체 예산편성 운영지침을 마련해 각 지자체로 시달했다.

지난해 감사원 지적에 이어 이제는 예산편성지침에 의해 지방의회 포괄적 예산의 편성은 불가능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도 도의회는 사업계획서 제출에는 따르겠다고 하면서도, 내년 예산안 편성 때에는 의원 1인당 5억원씩 배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올해 1인당 편성액보다 1억7000만원이 늘어난 규모다.
제주도의회 의원정수가 41명인 점을 감안하면 총 205억원이 의원 몫 사업비로 편성돼야 한다는 결론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 가용예산이 불과 3000억원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액수다.

'사업계획서 제출'이란 모양새만 갖췄을 뿐, 사실상 재량사업비와 다름없는 예산이다.

◇ 도의회 "지역 숙원사업 해결 위해"...주민참여예산 편성과는 왜 별개로?

도의회의 한 관계자는 "지역에서 해결해야 할 숙원사업들이 많아 종전까지는 재량사업비로 운용해 왔으나, 올해부터는 이 재량사업비가 없어져 지역민원 해결이 벅찬 실정"이라며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는 대신 많은 숙원사업들이 포함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흥청망청 쓰는 돈이 아니라, 지역 숙원사업을 위해 쓴다며 더 많은 액수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도의회가 지역 숙원사업 해결 등을 이유로 제시하고 있으나, 올해부터 주민참여예산제가 시행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지나친 요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주민참여예산제 시행에 따라 이미 읍면동별 예산협의회에서 논의를 거쳐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선정해 행정시에 올렸고, 행정시에서는 읍면동에서 올라온 예산을 갖고 조정한 후 제주도로 제출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주민참여예산 협의 속에서 도의원의 지역현안 사업비도 이 과정에서 절차를 밟아 반영될 수 있는 부분이다.

제주도의 가용재원이 녹록치 못한 현실, 투명성과 효율적인 예산편성이 됐는지를 심의해야 할 도의회가 오히려 난잡한 예산편성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에서 도의회의 이번 요구는 곱지않은 눈길이 쏠리고 있다.

◇ 제주도 "재량사업비는 폐지, 사업계획서가 중요"...제대로 검토할까?

이에대해 제주도의 한 관계자는 도의회의 내년 예산편성 관련 요구액을 묻는 질문에, "어디까지나 협의과정의 얘기일 뿐이어서 밝힐 순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재량사업비'는 폐지됐고, 내년 예산안을 편성함에 있어서 원칙과 기준은 바로 서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면서 "따라서 의원별 사업계획서가 제출돼 오면 하나하나 검토한 후 반영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제주도의 이러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사업계획서를 명분으로 해 의원별 '한도액'을 맞춰주기에 급급한 예산편성이 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사업계획서 제출당시에서도 부실하게 작성된 계획서를 해당부서에서 손질을 통해 예산안에 반영시켜줬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또 이번 업무협의 과정에서도 '사업계획서의 충실함' 보다는 '1인당 배정액'을 놓고 옥신각신 한 것도 앞으로 있을 상황의 전개를 예상케 한다.

도의회 의원실마다 내년 예산안에 반영시킬 사업계획서를 작성 중인 가운데, 제주도가 재량사업비에 준하는 '사업계획서 예산'을 어느 정도 반영할지가 주목된다.

도의원 사업계획서는 일반 민간단체 예산신청서에 준해 엄격하게 심사될까.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2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굿 아티클 2012-09-24 21:24:22 | 61.***.***.122
헤드라인 최고의 기사.
바로 이런 관점이 필요합니다.
도의회 선후배지간이라고 봐주지 말고, 신랄하게 계속 써주길.

이런 2012-09-20 10:10:35 | 110.***.***.153
도의원들이 미쳤나
가용재산이 얼마인데 한사람 5억주라하나
뉘집 똥개이름이냐
지구들 지역구 선심성 하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