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60대, 용변 보려다 추락...3일간 도시락과 빗물로 버텨
한라산에서 실종된지 3일만에 구사일생으로 구조돼 목숨을 건진 등반객 강모씨(62. 서울 강서구).
이미 탈진할대로 탈진돼 위험한 고비 직전까지 갔던 강씨는 지난 6일 오전 9시50분께 극적으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특전사 장병들의 신속한 구조작업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이번 실종사고의 과정은 이렇다. 강씨는 지난 3일 한라산 성판악 등산로를 통해 등산에 나섰는데, 오후 3시께 지인과의 통화를 마지막으로 해 연락이 두절됐다.
실종신고를 받은 경찰과 소방당국은 그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혔던 한라산 관음사 기지국을 중심으로 수색활동을 펼쳤으나 수색범위가 워낙 넓어 한계가 있었다.
4일과 5일에도 수색작업은 계속됐으나 실종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특히 5일에는 한라산에 비가 내리면서 고립된 실종자가 위험해질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때마침 5일 늦은 오후 시간, 제주에서 전술훈련 중인 특전사 귀성부대에 실종자 가족들의 절박한 전화가 걸려왔다.
특전사가 나서 수색작업을 해달라는 간절한 요청을 받은 귀성부대는 다음날 새벽부터 수색작전에 돌입했다.
새벽 시간대에 해발 1950m의 한라산 백록담에 단숨에 오른 장병들은 하산하는 과정에 등반로를 이탈했을 상황을 가정하며, 수색범위를 넓히며 내려왔다.
험준한 암반과 급경사 지역이지만 산악훈련에 익숙한 특전사 장병들의 움직임은 빨랐다. 정상을 출발해 일대 급경사 지역을 중심으로 수색을 시작한지 10분만에 실종자를 찾아냈다.
실종됐던 강씨는 한라산 해발 1600m 삼각봉 일대 바위 밑 동굴에서 발견됐다.
최초 발견한 대원은 성동희 하사였다. 그러나 전날 비까지 내리면서 강씨는 저체온증과 탈진으로 생명이 위독한 상황이었다.
성 하사 등은 바로 전투복을 벗어 강씨의 몸을 덮어 전신 마사지를 하면서 체온을 유지시켜주는 응급처치를 실시하는 한편 119에 긴급 헬기를 요청했다.
오전 10시30분께 강씨는 헬기에 의해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강씨는 등산을 하던 중 용변이 급해 등산로를 이탈했다가 미끄러지면서 절벽 아래로 추락한 후, 배회하다가 탈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굴을 발견하고 이곳에 고립된 채 추위와 싸우며 등산할 때 갖고 간 도시락, 그리고 빗물을 받아마시며 버텼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구조된 강씨는 제주시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 의식을 되찾았다. 아버지가 극적으로 목숨을 구했다는 소식을 접한 아들 용환씨는 6일 오후 귀성부대 장병들에게 감사 성의물품을 전했다.
그러나 대대장 홍석보 중령은 "군인으로서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감사 성의'를 정중히 거절하고, 아버지를 찾은 가족들을 위로했다. <헤드라인제주>
<강보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