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적 폭파에 주민들 거센 항의...경찰과 대치 종일 '충돌'
[기사수정] 해군이 지난 19일에 이어 21일에도 서귀포시 강정 구럼비 해안에서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위한 노출바위 발파작업을 강행했다.
특히 이날 오후 4시부터 4시50분까지 불과 50분 사이 14번에 걸쳐 구럼비 바위를 연속해서 발파했다.
첫 발파는 오후 4시1분께 사업구역내 침사지에서 동쪽으로 약 200m 지점의 해안가 바위에서 시작됐다. 예전 2공구 케이슨 제작장 쪽에서 바닷쪽 지점이다.




11번째부터 14번째까지는 첫 발파지점에서 바닷가와 인접한 쪽으로 해군측이 설치한 철조망 인근 바위에서 발파됐다.
이날 하루 14번의 발파 모두 노출암을 직접적으로 폭파한 것으로, 지난 7일 첫 발파 이후 가장 많은 발파횟수를 기록했다.
이날 하루 사용된 화약량만 무려 1400kg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이전 400~500kg에 비해 3배 정도 많은 양이다.
구럼비 해안은 이제 육안으로 보기에도 예전의 모습은 하루가 멀다하고 사라져가는 실정이다.
육상부지에서의 발파작업 및 부지 평탕화 작업은 마무리단계에 있음에 따라 공유수면인 구럼비 해안 노출암에 대한 집중적인 발파는 앞으로 더욱 속도를 내며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해군제주기지사업단의 한 관계자는 "발파작업이 끝날 때마다 깨어진 바위조각들을 끌어내며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이 과정만 아니면 발파작업은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날 첫 폭파가 이뤄진 오후 4시쯤부터, 강정포구와 강정항 방파제에서 설마하는 마음으로 구럼비를 지켜보던 주민들은 폭음과 함께 바위들이 폭파돼 파편이 치솟는 모습이 보일때마다 해군측을 향해 일제히 고성을 지르며 울부짖었다.
어떤 주민들은 크게 욕설을 퍼부었고, 어떤 주민들은 주저앉아 오열했다.
이날 강정마을에서는 발파공사를 중단시키기 위해 구럼비 해안 진입 시도가 이뤄지면서 온종일 충돌이 이어졌다.






발파를 위한 화약장전 작업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오후 2시30분쯤, 강정마을에는 다시한번 '비상사이렌'이 울렸다.
주민들은 보트와 카약 등을 준비해 강정포구로 급히 이동해 갔으나, 경찰이 한발 앞서 강정포구에 도착해 일대를 봉쇄하는 한편, 구럼비 해안으로 들어가는 길목을 차단했다.
강정포구에 도착한 주민들은 바로 보트와 카약을 이용해 구럼비 해안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사전에 대기 중이던 경찰이 이를 막고 카약을 빼앗으면서 수차례 몸싸움이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여성활동가 1명이 입술 부위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전모 씨(39) 등 마을주민과 활동가 3명은 해군기지 공사현장 주변에 설치된 펜스를 뚫고 구럼비 해안으로의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일부 주민들과 활동가들은 헤엄을 쳐서라도 구럼비 해안에 가겠다며 맨몸으로 바다에 뛰어들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해양경찰이 이들을 저지하면서 바닷속에서 충돌이 빚어졌다.
구럼비 해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모든 길이 막히자 강정주민과 활동가들은 "왜 경찰이 주민들의 이동을 막느냐"면서 경찰과 대치하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구럼비 해안으로 들어가기 위한 시도를 하면서 충돌은 계속 이어졌다.
발파가 이뤄진 후 경찰이 철수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강정포구에서 강정 코사마트 사거리 방향으로 이동하던 경찰버스가 강정포구 난간쪽에 서 있던 마을주민과 활동가 등 2명을 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이들은 버스 정면이 아닌 버스 옆면에 스치듯이 치이면서 크게 다치지는 않았으나 이를 목격한 강정주민과 활동가들이 경찰의 사과를 요구하면서 거세게 항의해 또 다시 충돌이 벌어졌다.
버스에 치였던 마을주민과 활동가는 119구급차를 통해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다.
한편 앞으로 집중적인 발파작업이 이뤄질 지점은 제1공구인 할망물 인근으로, 가로 24m, 세로 78m 규모의 적출장이 조성되는 곳이다.
공사에 필요한 자재나 장비 등을 선박으로 옮기는 임시 선착장 용도로, 이곳의 발파공사는 삼성물산에서 시행하고 있다.
대림물산이 담당하는 제2공구에서도 공유수면 내 구럼비 해안에서 발파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해군기지 공사는 삼성물산이 제1공구에서 서방파제 420m와 남방파제 1076m, 부대시설 1식을, 대림물산이 제2공구에서 계류부두 2235m와 동방파제 등 953m, 부지조성 47만8500㎡, 부대시설 등의 공사를 맡고 있다.
그런데 당초 3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던 구럼비 해안 발파공사는 4월 총선이 끝난 직후에는 거의 마무리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한번 발파를 하면 깨어진 바위 등을 걷어내는 부지정비 등을 하는 순차적인 진행과정이 필요하기는 하나, 발파작업 횟수 자체가 크게 늘면서 완료시기가 상당부분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이다.
구럼비 해안이 폭음 속에 속속 파괴되면서, 이를 저지하기 위한 주민들의 저지투쟁도 한층 격렬해지면서 상황은 계속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