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신청에 "앉아있어! 직책이 뭐야?"...묵살된 '제주도 외침'
국회에서 실타래를 풀고자 했던 제주도의 기대가 또한번 여지없이 무너진 하루였다.
서귀포시 강정 제주해군기지 문제와 관련해 막바지 절충점을 찾아줄 것으로 기대됐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해군기지 소위원회 회의는 아무런 합의점도 찾지 못한채 1시간여만에 마무리됐다.
이날 회의의 가장 큰 쟁점은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기본협약서(2009년 작성)와 관련해 민항시설의 '설계 오류'에 대한 문제제기, 그리고 지난달 16일 회의에서 국회가 논의하다 중단한 6개 사항에 대한 논의였다.
특히 회의에서는 최근 제주도가 전문가들로 TF팀을 구성해 15만톤급 크루즈 2척이 동시 접안할 수 있는 민항시설의 설계에 있어 '중대한 오류'를 발견해 정부에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해 놓은 만큼, 이에대한 납득할 만한 답변이 제시될 수 있을까 하는 점도 주목됐다.
그러나 회의는 한마디로 '허탈'하게 끝나버렸다. 제주도 관계관들의 강력한 문제제기는 '묵살'됐다.
제주에서는 김형선 제주도 행정부지사와 장성철 정책기획관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제주도 관계관들은 한결같이 TF팀까지 구성해 자체검증한 결과 제시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의 '민항시설' 설계문제를 제기했다.
김형선 부지사는 "지난 10월 4일 국방부 및 해군에 '15만톤급 크루즈선의 자유로운 이용 여부 검증 및 공사와 일정에 대한 사전 협의 요청' 공문을 보냈으나,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면서 답답함을 피력했다.
장성철 정책기획관도 "모든 선박조종 시뮬레이션 시에 풍속 변수값은 10분간 최대평균풍속값중 최대치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관행이고 상식이고, 해군이 발주한 입찰안내서에도 최대 풍속 26.2m/sec을 적시했는데, 7.717m/sec를 변수로 적용한 것은 지침을 위반한 것"이라는 주장을 강력히 제기했다.
장 기획관은 "이러한 결정적이고 객관적인 하자를 인정한 상태에서 논의를 해도 해야 한다"며 "특히, 민간전문가들이 모여서 공통적으로 지적한 기본적인 사실조차 인정되지 않는다면, 무슨 논의가 가능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해군측의 입장은 "인정할 수 없다"며 완강하게 고개를 내저었다.
구옥회 해군 소장은 "(7.717m/sec를 적용한 것이 잘못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 드리면, 인정할 필요도 없고 인정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권경석 위원장이 느닷없이 "해군과 제주도의 주장이 서로 달라 제3의 용역기관을 선정해서 검증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는가"를 물었다.
이에 대해 해군 구옥희 소장은 "검토할 수 있다"는 돌연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 제주도 관계관들은 난색을 표했다.
이는 '제3의 용역기관'을 통한 검증을 하더라도 해군측에서 선정한 기관에서 수행하면서 제주도의 자체검증 결과를 또다시 부정하고 종전 해군의 용역결과를 공고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승용 의원(민주당)은 크루즈항 시뮬레이션과 관련해 해군 측이 제주도와 사전에 협의를 했는지를 물었는데, 김형선 부지사는 "사전에 협의해 준 적도 없고, 최근에 이와 관련한 자료 요청을 했음에도 현재까지 자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제주도 검증결과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해군기지 주변지역발전계획 수립에 따른 내년도 우선추진사업 예산 배정문제가 나오자, 권경석 위원장은 '제주도의 잘못'으로 화살을 돌렸다.
권 위원장은 "정부 예산 편성은 이미 끝난 상태로, 제주도가 용역을 일찍 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며 "용역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이뤄지는 이번의 예산 지원은 분명히 말하는데 이는 변칙적이고 제한적인 것이고 국회차원에서 조정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용역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예산지원은 어렵다는 것이다.
권 위원장은 "예산 지원을 검토하는 차원에서 우선 추진사업에 대한 사업별 추진 기간을 파악해서 제출해 줄 것"을 행안부에 요구했다.
그러자 강창일 의원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예산 내용에 대해 광역특별회계 예산을 돌려서 하는 지원, 융자 지원 등의 방식으로 지원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산 반영을 위해서는 민군복합항 관련 특별계정을 만들어야 현실성이 있다"며 별도계정을 신설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현재 (민군복합항) 설계 계획은 해군기지 위주로 되어 있어서 국방부, 국토부, 제주도가 시뮬레이션에 대하여 재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공사를 일시 중단하고, 설계 용역을 새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위원장님께 정식으로 일시 공사 중단을 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후 김형선 부지사가 하려는 발언신청은 중간중간 차단됐다.
한기호 의원(한나라당)은 김 부지사가 발언하려 하자, "아까 다 말한 이야기 아니냐"면서 발언을 제지했다.
계속해서 제주도 관계관의 발언기회를 주지않던 권경석 위원장은 말미에 "무역항 지정 및 항계 설정, 항만시설 관리 및 비용 분담, 항만 관리.운영권, 관제권 등에 대해서 합의된 내용은 내용대로 정리를 하라"면서 "다음주 수요일까지 국무총리실장이 이와 관련해 합의된 내용을 서면계획을 수립해서 국무총리 명의로 하든, 국무총리실장 명의로 하든 제출하라"고 요구하면서 회의를 서둘러 끝내려 했다.
'너희들끼리 알아서 하라'는 것이었다.
회의를 마치려 하자, 장성철 기획관이 "위원장님!" 하며 발언기회를 신청하려 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또다른 한나라당 소속의 김성회 의원이 "앉아 있어요. 직책이 뭐야?"라며 고함을 질러 회의장은 일순 험악한 분위기로 돌변했다.
결국 이렇게 회의는 마무리됐다. 다음 회의 날짜도 정해지지 않았다. 회의에서 얻은 '진전'은 전혀 없는 것이다.
민항시설의 중대한 오류가 확인되면서 이에대한 어떤 답을 주지 않을까 기대했던 제주사회의 바람은 여지없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아무리 도세가 약하다지만 근거를 갖고 문제제기햐도 먹히지 않으니
완전 불통방부구먼
막무가내로 해군기지 찬양하는 사람들은 그래도 베알도 없이 찬양만 해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