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범 변호사 "구속 필요성, 사실과 다르다"...오후중 결정
지난 1일과 2일 제주 해군기지 공사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연행된 홍기룡 군사기지저지 범도민대책위원회 위원장과 마을주민 등 6명은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되더라도 반대 투쟁을 굽히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제주지방법원은 4일 오전 11시 303호 법정에서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입건된 홍기룡 위원장과 고유기 범대위 집행위원장,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의 김종일 사무처장, 마을주민 김모씨(여), 정모씨, 또 다른 김모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벌였다.
이들은 해군측이 공사를 진행할 때 이를 저지하기 위해 막아서면서 업무방해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같은 혐의로 연행됐던 배기철 제주주민자치연대 대표 등 32명은 불구속 입건돼 석방됐다.
약 1시간에 걸쳐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서 이들의 변호를 맡은 권범 변호사는 구속 필요성 여건이 사실과 다르다며 구속 사유에 강력 반발했다.

심사가 끝나기 전 최후 변론에서 주민 김모씨(여)는 "평화적 해결을 위해 싸울 수 밖에 없었고, 구속되거나 집행유예로 풀려나더라도 시위는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 정모씨도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정씨는 "구속되거나 풀려나가도 그 자리에서 다시 투쟁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주민 김씨와 정씨가 투쟁 의지를 거듭 밝히자 박소연 담당 판사는 "어떠한 방법의 투쟁이냐"고 물었고, 주민들은 "평화적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홍기룡 위원장은 "해군기지 갈등으로 삶을 포기하려 하고 자살 충동까지 느끼는 주민들을 보며 신앙의 신념과 인권적인 측면에서 저들을 뿌리칠 수 없었다"면서 "앞으로도 합리적, 평화적 방법으로 해군기지의 실상을 국민들에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행된 모든 이들에 대해 선처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종일 평통사 사무처장은 2일 있었던 경찰의 공권력 투입을 규탄하며 해군기지 건설의 부당성을 집중 성토했다.
김 사무처장은 "2일 공권력 투입으로 다수가 연행된데 대해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정부가 마지막 카드, 그것도 최악의 카드를 사용하고야 말았다"고 말했다.
그는 "육지 경찰을 투입해 탄압을 자행한 것은 해군기지 찬반을 떠나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더구나 아직 4.3사건의 아픔이 남아 있는 제주에 이번 공권력 투입은 도민들에게 다시 한번 심각한 상처를 입혔다"고 비판했다.
영장 심사에 대해서는, "오늘의 심사 결과는 구속 여부를 떠나 민주주의의 현 주소와 법원이 정권의 눈치를 보는지를 가늠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신중한 판단을 주문했다.
제주 정치권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우근민 지사를 비롯해 제주지역 정치인들은 이제 정치생활이 끝났다"며 "지원책이나 윈윈 해법만을 떠들면서 도민을 기만했고, 도민들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고 말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전 정부에서 (해군기지를) 결정했다고 추진하는 것은 비겁한 행위"라 규탄한 뒤, "지금이라도 바로잡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면서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어 주민 김모씨는 "만약 구속된다면 힘 없는 주민들이 자신을 보호하고 부당한 대우를 알릴 기회조차 없어지게 될 것인데, 대한민국 법이 너무 가혹하지 않느냐"며 선처를 호소했다.
고유기 위원장은 법원이 주민 편에 서서 판단을 내려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지난 400여 년 동안 강정 주민들의 삶, 역사, 문화가 축적돼 온 구럼비 해안을 매립하고, 경찰이 막아선다면 주민들의 억장이 무너질 것"이라며 "이를 참작해 달라"고 말했다.


최후 변론을 마친 홍 위원장 등 6명은 동부경찰서로 이송됐다.
영장실질심사가 끝난 뒤 이들의 변호를 맡은 권범 변호사는 "이들의 구속 필요성 여건이 사실과 다른 만큼, 범죄 사실 여부를 다투게 될 것"이라며 "이들이 평화버스 대신 교도소행 버스를 타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현재 법원은 홍 위원장 등 6명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데, 이날 오후 중으로 영장 발부 여부가 결정된다. <헤드라인제주>
<조승원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