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우위여론 불구, '6인 회동' 집약-국방부 설득 관건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제주해군기지 문제 갈등해결방안으로 제시한 '주민투표' 방식에 대한 도민들의 선호도는 높은 것으로 조사됐으나, 아직도 갈 길은 멀기만 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미래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1일과 22일 이틀간 제주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도의회가 제안한 '주민투표'에 대해 응답자의 65.3%가 찬성의견의, 26.3%가 반대의견을 표했다.
주민투표 찬성의견은 '제주시 동(洞)지역'에서 69.9%로 가장 많았고, '서귀포시 읍면지역'이 55.4%로 가장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주민투표를 반대한다고 답한 응답자에서는 또다른 해결방안으로 여론조사를 선호(15.2%)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결과만을 놓고 봤을 때 현재의 해군기지 문제를 푸는 해결책으로서 '주민투표' 방식이 대안으로서 급부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같은 결과가 나오자, 문대림 의장은 "주민동의를 전제로 해군기지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누차 밝혀온 정부는 이번 여론조사의 결과를 의미있게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정부를 압박했다.
그는 "절차적 정당성의 문제를 제기하는 지역주민들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주민투표 실시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는 정부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검토해 강정마을의 갈등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전기가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도 피력했다.
이 주민투표 방식은 지난 3일 열린 우근민 제주지사와 문대림 의장, 제주출신 국회의원, 한나라당 제주도당위원장이 참여한 소위 '6인 회동'에서 문 의장이 전격적으로 제안하면서 부상하기 시작했다.
물론 당시 6인 회동에서는 주민투표에 대한 검토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해군기지 문제를 다루기 위한 제284회 임시회에서 한나라당을 제외한 도의원 대부분이 주민투표 대안론을 꺼내들었고, 급기야 정부에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하는 대정부 건의문을 채택하면서 현재 도의회 명의로 정부에 공식 요청된 상황이다.
주민투표는 매우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강정마을에 공권력 투입이 임박한 시점에서 현재의 위기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단박의 문제해결 방식으로 제안된 것이다.
해군기지에 대한 찬성 혹은 반대 어떤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찬반 양측은 이를 수용하자는 제안이다.
찬반 양측 어느 누구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위험성도 함께 존재하며 마지막 몸부림의 벼랑 끝 선택의 안이다. 문 의장은 주민투표 외에는 다른 대안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불가피한 선택임을 강조했다.
문 의장은 "지금 긴박한 강정마을 상황에서 더 이상 많은 시간을 끌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따라서 최단 시간내에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마지막 선택을 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주민투표"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여론조사에서 주민투표를 선호하는 도민들의 뜻이 파악됐기 때문에 이 카드를 갖고 정부에 수용할 것을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제1 ; 우 지사의 마음은?
그러나 '주민투표' 제안이 정부로 하여금 수용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 해군기지 문제와 관련해 주민투표를 발의할 수 있는 주체가 국방부 장관인 만큼, 주민투표 시행이 도민사회 의견이라는 것을 집약시켜 내어 압박을 해야 한다.
물론 도민을 대표하는 기관인 도의회의 대정부 건의문, 그리고 여론조사 결과 데이터를 갖고 '도민의 뜻'을 전할 수도 있지만 도의회를 중심으로 한 정부 설득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도의회와 더불어 지방자치단체장, 즉 도지사가 직접 나서 주민투표 시행을 요청하는 방법이 설득력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못하다.
우근민 제주지사가 '주민투표'에 대해서는 적극적 검토의사를 밝히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주민투표 보다는 다른 차원의 문제 해결방식을 내놓고 있다.
우 지사가 내놓은 문제해결의 방식은 1단계 제주차원의 대안 마련, 2단계 대안을 정부에 제시하는 수순이다. 이 대안마련 차원의 '여론조사' 실시를 제안했다.
23일 아침 문 의장과 조찬회동을 한 우 지사는 "이번 주 중에 중앙부처를 방문해 의회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하겠다"고 밝혔으나 말 그대로 '전달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마음은 자신이 제안한 '先 제주대안 마련'이 쟁점화되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제2 ; '6인 회동'에서 합의될 수 있을까?
또다른 과제로는 '6인 회동'에서 합의점을 도출해낼 수 있을 것이냐 하는 문제다.
도의회는 조만간 6인 회동을 개최해줄 것을 요청한 상황인데, 6인 회동에서 '주민투표 실시제안'을 합의로 이끌어내기에는 힘이 부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인 회동에서도 적극적으로 '주민투표' 의견을 개진한 사람은 문 의장 뿐이었고, 민주당 김재윤 의원이 주민투표 제안에 동의정도 하는 정도였다.
강창일 의원과 김우남 의원은 주민투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김동완 한나라당 제주도당 위원장은 '지원 내지 보상'의 방법으로 문제해결 방식을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물론 지난 도의회 임시회와 이어진 여론조사의 내용을 토대로 해 '마음의 변화'가 있을 수 있으나, 기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도의회 내부에서는 한나라당이 공식적으로 주민투표 방식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근민 지사와 지역출신 국회의원들을 적극적으로 추동시켜 내지 못한다면 대정부 설득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과제3 ; 도민역량 결집은?
여기에 도민사회의 설득 문제도 남아있다.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타났듯이 '해군기지 찬성=주민투표 반대' 혹은 '해군기지 반대=주민투표 찬성'의 등식이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민투표를 반대하는 응답자 가운데서도 해군기지 건설 자체를 반대하거나(43.7%), 해군기지를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35.4%)는 의견이 이를 잘 말해준다. 즉, 해군기지 찬반의 논리와 주민투표 찬반의 생각은 별개의 논의차원이라는 것이다.
주민투표 안을 갖고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기 위해서는 도의회 중심의 논의보다는 도민사회 논의로 확산시키며 통일된 안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는 벼랑 끝 방법으로 '주민투표' 카드가 제시된 것이라고는 하지만, 도민사회의 역량이 결집된 상황에서 정부에 강력히 제시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실현 가능성'의 정도를 달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민투표의 실현, 과제가 결코 적지않다. <헤드라인제주>
| 도의회 해군기지 문제해결 '주민투표' 선호도 여론조사 결과 |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여론조사 데이터만 들이밀수는 없는 실정
우 지사가 정부에 뭐라 말할지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