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대학생들, 제주공항에 진을 친 까닭?
상태바
전국의 대학생들, 제주공항에 진을 친 까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대련 '강정마을 사수단' 공항서 해군기지 문제 호소
"눈으로 보니 실감 났어요"...모금운동 목표 1000만원

"아름다운 평화의 섬 제주를 지켜주세요!"

9일 오후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이 몰려든 제주국제공항 곳곳에 파란옷을 입은 학생들이 바쁜 걸음을 옮긴다.

이내 각자의 자리를 잡은 학생들은 한 손에는 작은 저금통을 쥐고, 남아있는 손으로 공항을 오가는 사람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준다. 눈길도 주지않고 지나치는 이들이 부지기수지만 학생들의 손은 쉴 줄을 몰랐다.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연일 충돌하고 있는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전국의 대학생들까지 들고 일어선 것이다.

제주공항에서 해군기지 문제를 알리고 있는 한대련 강정마을 사수단. <헤드라인제주>
제주공항에서 해군기지 문제를 알리고 있는 한대련 강정마을 사수단. <헤드라인제주>

한국대학생총연맹(한대련) 통일대행진단은 여름방학을 맞아 전국을 순회하며 주한미군의 고엽제 문제를 알리고 있다.

그러던 중 제주에서 해군기지 건설로 인해 주민들과 경찰이 부딪히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강정마을 사수단'을 긴급하게 꾸려 제주로 급파했다.

이날 공항을 누빈 이들은 '강정마을 사수단'의 일원들로, 직접 자원해서 제주행에 나선 각 지역의 대학생들이다.

총 28명으로 꾸려진 강정마을 사수단은 강정마을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제주 이곳저곳을 방문해 해군기지 문제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지난 5일 강정에서 열린 '해군기지 백지화 제2차 전국 시민평화행동' 선포식에도 참가한 학생들은 태풍이 걷히자마자 3팀으로 나뉘어져 해군기지 문제를 호소했다.

뭉쳐서 행동하는 것보다는 더 넓은 지역에 사람들에게 문제를 알리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한 학생들은 산발적으로 흩어져 해군기지 반대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모금액의 최종 목표는 1000만원.

시민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도록 1인당 1000원 정도만 도와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벌써 300여명의 도움으로 이틀간 36만원을 모았다.

전북 전주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는 최정원(26)씨는 "영상으로 보고 글로만 보던 해군기지 문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실감이 났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최씨는 "구럼비 해안으로 들어가려는 중 경찰들이 길을 막아서는데, 그제서야 주민들의 절박함이 와닿았다"며 "아무런 명분도 없고 정당성도 없이 경찰들이 주민들을 막아서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공항 3층에서 전단지를 나눠주던 그는 "비행기를 타기위해 대부분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지만, 관심을 갖고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9일 제주공항서 해군기지 문제를 알린 한대련 통일대행진단의 '강정마을 사수단' 학생들. <헤드라인제주>
해군기지 문제 해결을 돕기 위한 모금함. <헤드라인제주>
제주공항에서 해군기지 문제를 알리고 있는 한대련 강정마을 사수단. <헤드라인제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한 관광객을 붙들고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열변을 토한 백종연(22)씨도 같은 견해를 비쳤다.

백씨는 "이미 공권력이 투입된 상황에서 주민들이 겪고있는 고통을 생각하면 단순한 지역 이기주의의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백씨는 "상황을 잘 알지못해 중립적이던 이들도 평화의 섬 제주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는 것은 반대한다며 많이 응원해주고 동의해줬다"고 말했다.

한 학생은 해군과 정부가 사업을 밀어부치는 바람에 고통을 겪는 이들은 주민들뿐만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꺼냈다.

함께 자리한 한정우씨(20)는 "강정마을에 들어서는 것을 가로막던 의경들도 우리와 비슷한 나이의 학생들이었다"며 "어쩔수 없이 가로막고 있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고 말했다.

한씨는 "결국 윗선에서 명령하는 바람에 억지로 주민들과 충돌해야 하는 의경들이 안쓰러울 정도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제주공항에서 해군기지 문제를 알리고 있는 한대련 강정마을 사수단. <헤드라인제주>
9일 제주공항서 해군기지 문제를 알린 한대련 통일대행진단의 '강정마을 사수단' 학생들. <헤드라인제주>

이날 시민들에게 해군기지 문제를 알리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손으로 건네지는 전단지는 무시당하기 일쑤였고, 해군기지 건설을 찬성하는 이들에게서는 쓴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전북대에 다니고 있는 김희선씨(20)는 "해군기지 건설을 찬성하는 분이 와서 일단 제주에 사람이 들어와야 하지 않겠느냐며 따지는 것이 어려웠었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하지만 해군기지가 들어오고 군 사병들이 들어온다고 해서 관광이 살아난다는 주장은 맞지 않는것 같다"며 "차라리 회의를 유치하거나 관광시설을 늘리는 것이 좋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반면 학생들과 한참동안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각을 새롭게 하게 된 관광객들도 여럿이었다.

부산에 살고있다는 조재열씨(42)는 "이전까지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잘 알지 못했었다"며 "세계7대경관을 노리는 제주에 해군기지 건설은 관광도시에는 저해요인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강정마을 사수단은 오는 13일까지 제주지역 시민들을 대상으로 해군기지 문제를 알릴 예정이다. 이들은 시내 지역은 물론 읍면지역까지 염두해 두고 홍보를 벌이게 된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3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민 2011-08-10 16:50:15 | 112.***.***.181
강정평화를 지키는 외부세력(?)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도내 학생들은 왜 외면하는가! 2011-08-09 19:53:06 | 125.***.***.47
요즘 대학생들은 사회에 나오는 것을 너무 두려워해서 취직 걱정만 하는 것인지. 안타깝기 그지 없네요. 학생회도 학생의 권리와 의무를 포기한 듯한 모양새구요. 정치꾼들의 하수인에 불과한 학생회, 누구의 잘못인지

고등어 2011-08-09 15:10:42 | 112.***.***.90
다른 지역에서 왔지만 자네들이 애쓰는구나..... 그건 그렇고...우리 동네 제주대학교, 한라대학교 이런 데 다니는 학생들은 도대체 무얼 하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