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속 35년만에 재출가..."강정 중덕해안 끝까지 지키겠다"
빈민시인이라 부르기도 하고, 민중시인이라 부르기도 하는 김효사 시인(60)이 제주에 터를 잡고 있다.
서귀포시 강정마을 중덕해안가.
그곳에는 이미 영화평론가 양윤모씨가 해안가 한켠에 천막을 치고 자리를 잡고 있는 곳이다. 일명 '중덕사(寺)'라 부른다.
평화와 아름다운 절경의 강정바다를 지키기 위해 오랜시간 홀로 천막생활을 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두달전까지만 하더라도 중덕해안가의 천막하면 양윤모 평론가의 거처가 유일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정확히 말하자면 지난 4월6일 양 평론가가 해군기지 공사저지를 위한 싸움을 벌이다 구속수감된 후 해안가에는 하나둘씩 작은 텐트들이 쳐지기 시작했다.
전국 각지에서 온 평화운동가들이 임시 거처로 쓰이는 텐트들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양 평론가의 천막과 별반 다를게 없어 보이나, 내부를 들여다 보면 절의 모습을 담고 있는 천막.
바로 김효사 시인이 생활하고 있는 천막이다. 이름하여 '중덕수호암'이다. 암자로 불린다.
농민, 노동자들의 삶을 대변하고, 통일을 외치는 민중시인으로 잘 알려진 그는 한국시(詩)대사전에 실릴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보이던 시인이었다.
그런 그가 다시 머리를 깍고 법복을 입고, 스님이 되어 강정해안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 김효사 시인, 그는 왜 강정해안에 오게 됐을까?
그는 왜 강정해안에 오게 됐을까?
그가 강정해안가를 처음 찾은 것은 지난 4월 28일.
경기도 양주시에 거주하던 그는 제주로 내려온 한 후배의 전화를 받고 '한번 방문해 본다'는 생각으로 제주로 내려왔다. 눌러 앉을 생각보다는 잠깐 둘러보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컸다.
복잡한 상황 속에, 그는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다 결국 중덕해안가에 자리를 잡기로 했다.
양 평론가의 뒤를 이어 '중덕지킴이'가 되기로 결심을 한 것이다. 그리고는, 환속 35년만에 재출가를 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지금의 천막 이름인 '중덕수호암'.
'중덕사(寺)'라는 이름을 쓰고 싶었지만 이미 양 평론가의 천막이 그 이름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중덕을 수호하는 암자라는 의미의 이름을 붙였다.
"중덕해안가를 처음 봤을 때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었나'고 생각했습니다. 마치 현실 속의 극락에 있는 것 같았죠. 이런 곳에 해군기지를 짓는다고 하니, '무슨 미친 짓이냐'고 생각했어요. 결국 이 곳을 지켜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이죠."
스님에서 시인활동을 하며 환속을 했던 그는 이번 강정마을에 머물며 환속 35년만에 재출가를 하게된다.
그날부터 중덕수호암에서는 매일 해군기지 공사중단과 중덕해안가의 보전을 기원하는 목탁소리가 울려펴지고 있다. 매달 음력 보름에는 법회가 진행되고 있다.
# "강정 해안에 해군기지 건설은 정말 '미친 짓'이죠"
6일 오후 <헤드라인제주> 취재진과 만난 김효사 시인.
그날 역시 강정마을 해안가는 공사를 강행하려는 쪽과 이를 저지하려는 쪽의 대치상황이 이뤄지고 있었다.

"지금도 강정마을에 왜 해군기지가 들어오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어요. 이렇게 아름답고 환경적으로도 보전이 필요한 곳에 해군기지가 들어설 정도로 우리나라 안보가 위협적인 상황인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됐는지..."
김 시인은 "결국 지금의 해군기지가 제주의 평화와 안보를 깨트리는 역할을 하게될 것이며, 그 앞에는 미군이 있을지도 모른다"면서 "항공모함까지 기항이 가능한 제주해군기지는 결국 미국의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4.3의 아픔을 지니고 있는 제주에 또다시 공권력에 의한 횡포가 일어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격분하기도 했다.
"제주는 미국과 소련에 의해 조국이 분단되는 것을 막기위해 항쟁의 깃발을 높이 들면서 일어났고, 결국 악마와도 같은 살육으로 인해 아비지옥 같은 처절한 희생을 치른 곳이죠. 그런데 60년도 더 지난 오늘 또 다시 이 평화의 섬에 해군기지라는 이름으로 들어서는 군사기지는 평화와 평등으로 겨례의 꿈의 전진기지가 되어야 할 제주를 강대국끼리 패권다툼의 각축장을 만들고 있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네요."
그는 지금의 해군기지 공사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해군기지 문제를 전국적으로 알려 나가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작가회의 회원인 그는 전국의 스님들은 물론 문인들을 중심으로 해군기지 반대운동 동참을 호소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피력했다.


전국의 시인과 소설가들에게도 전파해 해군기지 문제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반대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하고 다닐 생각이다.
해군기지 문제가 해결될 때가지는 절대로 강정을 떠나지 않고 중덕수호사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중덕사에 이은 중덕수호사의 탄생.
오랜 단식을 마치고 '중덕사'로 되돌아오는 양 평론가가 더는 외롭지 않을 것 같아보인다. 중덕수호사에선 이날도 해군기지의 중단을 촉구하는 목탁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헤드라인제주>
| 님이시여, 우리는 이렇게 하나가 되었습니다. -양윤모 선생 단식 40일에
수없는 생을 거듭하여 저 바다와 땅의 억조창생들을 위하여, 시시각각으로 님이시여, 백범 선생을 살인범으로 몰듯 님을 폭행범으로 몰아 저 몰려오는 권력과 자본의 님이시여, 오셔서 우리들의 대열 세계를 지배하려는 부디 오시옵소서! 하얀머리 휘날리며
단기 4344년 스승의날에 |

힘 내시고, 양윤모 선생과 함께 강정마을에서 평화의 이야기 많이 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