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시설연합회 주관 행사 사라져...道 "아무 문제 없다"
언제나 풍성하게만 느껴지던 어린이날 행사.
그런데 올해에는 마냥 그렇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제89회 어린이날 기념행사를 앞두고 종전 주최기관을 중심으로 해 이를 두고 말들이 많다.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얘기들도 심심치 않게 나돌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본래 제주에서 공공단체 주최의 규모가 큰 어린이날 행사하면 전교조 제주지부의 어린이날 한마당과 제주도보육시설연합회의 어린이날 기념행사, 그리고 몇해년전부터 개최돼 온 교육청 주관 행사 3개를 들 수 있다.
이중 전교조 행사는 규모가 큰 행사로 호평받았으나, 제주도교육청이 교육청 주관행사로 단일화해야 한다는 취지로 지난해부터 예산이 전액 삭감돼 열리지 못하고 있다. 외곽지에서 소규모 자체행사로 준비되고 있다.
나머지 행사 중 제주도내 많은 어린이집이 공동으로 준비해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장을 제공하면서 좋은 평을 받은 제주도보육시설연합회의 어린이날 기념행사도 올해부터는 볼 수 없게 됐다.
요즘 말들이 나오는 부분이 바로 이 보육시설연합회의 어린이날 기념행사다.
대규모로 치러지던 행사가 갑작스럽게 중단하게 되면서 뒷얘기가 무성하게 나오는 것이다.


당초 이 어린이날 기념행사 예산으로 4000만원이 편성돼 있었다. 제주도보육시설연합회로 하여금 집행하도록 위탁되던 예산이다.
그런데 행사를 불과 몇개월 앞두고 제주특별자치도는 갑작스럽게 이 예산 중 2500만원을 제주시로, 1500만원을 서귀포시로 내려보내 각각 기념행사를 집행하도록 주관기관을 변경했다.
제주도보육시설연합회 차원에서 행사를 주최하지 말고, 행정시별로 가져나가라는 것이다.
이 방침에 따라 서귀포시에서는 도보육시설연합회 소속인 서귀포시보육시설연합회로 하여금 어린이날 기념행사를 개최하기로 했다.
문제가 된 곳은 제주시.
제주시는 이러한 제주도의 방침에 따라 제주시민간보육시설연합회에 행사를 개최하도록 했으나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행사개최가 어렵다고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준비기간이 촉박하고 마땅한 주최기관이 없게 되자 제주시는 제주특별자치도사회복지협의회로 하여금 주관하도록 했다.
사회복지협의회에서 주관을 맡게 되자 제주시보육시설연합회 소속 어린이집 대부분은 행사에 공식 참석을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전 같았으면 부스를 배정받아 행사진행을 함께 하며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행사를 준비했을 터인데, 이번에는 아예 빠지기로 한 것이다.
때문에 사회복지협의회는 종전 '어린이집'이 주 대상이 아니라 지역아동센터와 보육원 등 저소득층이나 소외계층에 초점을 맞춰 행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 이 일련의 과정에서 "왜 그랬을까?"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행정시별로 행사를 가져나가도록 한 부분이나 저소득층이나 소외계층 어린이를 주 대상으로 한 부분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판단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문제는 충분한 사전협의와 공감대 형성 없이 왜 갑작스럽게 어린이날 행사 주관기관을 변경했는가 하는 점이다.
#주관기관 변경에 '정치적 해석'까지 난무...道 "그건 말도 안되는 소리"
이와 관련해 어린이집 사이에서는 급박하게 닥쳐서 행사를 주관하라고 요청하면서 난색을 표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심지어 '정치적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현 도정이 보육시설연합회의 일부 임원에 곱지 않은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표출된 문제라는 것이다. 지난해 지방선거의 '앙금'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에대해 제주도당국은 펄쩍 뛰었다.
제주도의 한 관계자는 <헤드라인제주>와의 전화통화에서 "그건 말도 안되는 소리다"며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제주시 지역의 어린이날 기념행사를 도단위 단체인 제주도보육시설연합회가 주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행정시로 하여금 하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시에서 주최하도록 하고, 주관기관을 하던 중 제주시의 경우 제주시보육시설연합회측에서 하기가 좀 어렵다고 해 사회복지협의회에서 하게 된 것"이라며 "어버이날 행사나 노인의 날 행사 등이 모두 행정시 단위로 하고 있는 만큼 어린이날 행사도 당연히 그렇게 가는게 맞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보육시설연합회 소속 어린이집이 행사를 함께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과 관련해서는, "지역아동센터나 보육원 등을 주 대상으로 방향을 바꿨는데, 이 부분은 그렇게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왜 오해를 받을 수 밖에 없었나?
그러나 이러한 설명도 충분치 못한 점이 있다.
설령 저소득층이나 소외계층 어린이를 주 대상으로 한다 하더라도, 처음부터 방향을 그렇게 잡고 주관기관을 선정한 것이 아니라 최종적으로 결정된 주관기관의 성격에 맞게 행사의 방향이 바뀐 것이기 때문이다.
즉, 최종적으로 결정된 '행사의 방향'은 맞는 것일 수 있으나 이는 결과론적인 해명일 뿐 최초 그렇게 의도했던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방향을 그렇게 잡을 생각이었다면 제주시보육시설연합회에 주관기관 요청을 할 이유도 없었음에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점도 이를 반증한다.
결국 이번 문제는 사전에 해당 주관기관과 충분한 협의없이, 제주도의 '일방적 정책방향' 결정으로 주관기관을 바꾸다 보니 구설수에 오르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와전될 수도 있는 '정치적 의도'가 가미됐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박주희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은 "행정시 단위로 행사를 가져나가도록 한 부분과 지역아동센터와 보육원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은 거시적 측면에서 봤을 때 맞는 것일 수 있으나, 이번 일은 사전 충분한 협의와 최대한의 절충 등을 통해 원만하게 합의점을 봤어야 했으나 절차적인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나타난 것이 오해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가뜩이나 전교조 행사 등이 없어져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는 시점에서, 갑자기 이 행사마저 축소될 위기를 맞으면서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어린이날 기념행사가 구설수에 올라야 했던 진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