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 감흥으로 피어오른! 한라윈드앙상블 창단 30주년, 국제 교류 3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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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 감흥으로 피어오른! 한라윈드앙상블 창단 30주년, 국제 교류 3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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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수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한라윈드앙상블 유포늄 단원)

제목 잡기가 어려울 정도로 많은 퍼포먼스가 있었다. 한라윈드앙상블의 “창단 30주년 기념 78회 정기연주회”가 지난 9월 21일 토요일 오후 두 시 30분, 제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있었다. 한라윈드앙상블의 김승택 감독, 김우신 지휘자, 정호규 단장과 단원들이 주축이 되어 행사를 준비했다. 일본에서는 김영철 지휘자가 이끄는 오사카 코리안 윈드 오케스트라와 이쿠시마 미노루 지휘자가 이끄는 캐슬 윈드 앙상블 팀이 참석하였다. 일본에서 참석하신 고창수 지휘자는 허영선 시를 모토로 ‘한라윈드앙상블 4.3 위촉곡 시리즈Ⅲ’인 ‘윈드 오케스트라를 위한 해녀 오순아’를 작곡하셨고, 그 곡을 지휘하러 내도 한 것이었다. 그분은 합동연주로 이루어진 제 3부의 ‘양산도’라는 곡과 ‘아리랑과 고추잠자리’라는 곡을 편곡하셨고, 그 곡들에 대해서도 지휘하셨다.     

한라윈드 앙상블의 78회 정기연주회 부분에서 ‘해녀 오순아’곡은 연주하는 분들이나 듣는 분들의 마음을 많이 아리게 했다. 작곡가 고창수 선생은 4.3곡의 위촉을 받고는 고민하고, 공부하다가 허영선 작가의 시를 읽고, 이를 모토로 해서 쓰고자 시인에게 다시 가능성을 의뢰하여 허락을 받고 쓰기 시작했다 하신다. 허영선 작가의 시가 곡 서두부에 소프라노의 선율로 올라온다. 18세에 시집가고, 그 해에 19세 학생이었던 남편을 표선해수욕장에서 시신으로 찾고, 소주를 부으면서 피와 옷, 모래범벅이 된 몸을 씻겨내셨다는 이야기. 그러시고도 쭉 여태껏 살아내셨다는 슬픈 사연을 가진 ‘오순아’ 해녀의 이야기이다.  

  살아서 한 번도 함께 만지지 못한
  밤바다 홀로 물에 대죠.
  동백 붉은 입술의 이불과 
  푸른 혓바닥의 요를 바다에 누이죠.
  동짓달 그 밤
  눈은 내리고 내려 쌓여서
  검은 바다에 잠길 때까지
  

허영선 작가는 행사 후 피로연에서 ‘해녀 오순아’의 곡, 음원을 받아들고는 표선모래사장을 울면서, 거닐면서 그 위령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했다고 하신다.  

창단 30주년의 역사와 환희는 ‘꿈의 별(The Star of Dreams)’에서 큰 울림으로 연주된다(김우신 지휘). 이때 큰 울림이란 감동의 느낌도 있지만 문예회관 전체를 울린다는 표현도 있다. 2층 관중석에 준비된 베이스 드럼(큰 북)들과 무대의 타악기들이 어우려져 모든 공간을 울리게 하는 느낌, 그러면서도 일정한 리듬을 벗어난 자유로운 울림, 성당 2층 성가대자리에서 울리는 성가소리를 찾아 뒤돌아보아야 하는 비슷한 상황, 다양한 타악기들의 소리가 어우려져 방향 없는 모든 소리를 청자가 한 곳으로 이끌어야 할 때 즈음, 승리의 군대 개선행진을 위한 트럼펫의 우렁찬 소리가 뚫고 나온다.(이런 연출이 가능하도록 도와주신 김태관 문예진흥원 원장님께도 몰래 감사드린다.) 작곡가 로버트 윌리엄 스미드의 제안을 현실화한 무대였다. 그 공간에 있던 모든 분들이 창단 30주년의 환희를 축하해주려는 마음은 한참이나 고정되었다. ‘라이온 킹’의 관중석 속 타악기 연출을 무색케할 정도의 울림이었다.

    
교류 30주년이라는 모티프에서는 다른 팀과의 ‘공존’이 가능한 관악 앙상블팀들의 교류 모습을 보여주었다. 외국에서 한 두 분을 모시는 정도가 아니라 두 팀을 모시고, 한 무대에서 ‘따로 또 같이’ 공연을 하는 것이다. 모시는 쪽에서 대형악기들을 지원해주기도 한다. 이동 중 파손위험과 비용 때문이다. 혹여 결원이 있는 파트에는 연주자를 교류·지원해주기도 한다. 거기에 지휘자분들은 객원 형식으로 다른 팀의 연주, 혹은 연합연주 시에 지휘도 한다. 서로의 언어를 존중하면서, 음악 용어와 언어를 추가하면 어렵지 않게 진행할 수 있다. 평상시 연습은 따로 하지만 교류로 방문하시는 지휘자의 취향을 잘 따르도록 안내하고, 그분들의 지휘에 부담이 없도록 연습과 관심을 많이 두게 한다. 악기와 행사준비 뿐만이 아니라 마음부분까지 배려를 하는 것이다. 제주어로 ‘존샘’의 끝을 보는 느낌이다.        

다른 소리를 들으면서 ‘경이’를 느끼게 하는 교류였다. 합주할 때 본 팀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음색, 없었던 악기, 느끼지 못했던 기법 등의 소리를 듣게 될 때의 황홀감도 그 경이 중 하나이다. 합주하는 동안 지휘자에게서 눈을 떼고,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서 고개를 돌리고 싶은 욕구가 계속 일어난다. 예쁜 소리의 발원지를 찾고 싶은 것이다. 합동연주 때에는 곡의 시작 부분부터 끝까지 예측하지 못하는 감흥들이 즐거운 혼란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색다른 경이감이 주는 행복감 때문에 교류연주에 더 이끌리는 듯 하다.
  
교류의 ‘지속’이 교류음악의 ‘수준’도 높였다는 느낌이었다. 교류도 근 30년이다. 창단한 해부터 육지부와의 교류, 그다음 해에는 일본과의 교류가 시작되었으니 말이다. 올해의 연주나 교류수준이 그냥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었다. 공항에서의 손님맞이는 물론 선물, 식사, 이동, 악기 등의 임대와 연주회장에서의 편의 등 시스템과 루틴이 이미 갖추어져 있었다. 역할들이 자연스럽게 부여되어 있고, 기존의 자체행사에 프로그램이 한 두 개가 더 추가된 정도의 마음으로 행사를 치루는 듯

황경수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한 편한 느낌이었다. 김승택 음악감독님으로부터 시작해서 지휘자, 임원진들과 대원들이 각각의 역할을 충실히 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세 개의 팀이, 그것도 다른 나라 팀들의 다양한 퍼포먼스의 연주임에도 ‘평정심’으로 임한 힘이 음악의 퀄러티를 높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관람객 중 한 분이 “현악기 편성이 없음에도 풀 편성 오케스트라 음악 이상의 감흥을 느꼈다. 정말 쉽지 않을텐데”라는 표현을 한다. 지속이라는 ‘양(quantity)’이 수준이라는 ‘질(quality)’로 승화되었다고 표현해야 할 듯 하다. 
  
이제 30년이다. 앞으로 70년 후, 100주년 기념연주일 때, 세계적 수준의 한라윈드앙상블의 소리를 그리며, ‘지속의 힘’을 향유하시기를 손모아 빌면서!!!!!  <황경수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한라윈드앙상블 유포늄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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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슴이 2024-09-23 13:56:40 | 118.***.***.10
최고입니다 공연을 직접 봤는데 나무랄 데 없는 기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