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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직선제' 권고안 수용 발표, 정말 뜬금없다

   승인 2018.11.14 21: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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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논단] 행정체제 개편이슈와 '발표 이벤트'
민선 6기 '눈치보기' 임기종료→ 민선 7기 '오락가락'
'원점 재검토' 하다 왜 갑자기?...어설픈 컨설팅 받은 '발표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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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가 14일 발표한 원희룡 지사의 행정체제 개편관련 '행정시장 직선제' 권고안 수용 입장은 한 마디로 뜬금없다.

타이밍도 그렇고, 방향성도 납득하기 힘들다.

원 지사가 이날 특별자치행정국장을 통해 대신 발표한 내용을 정리해 보면, 제주특별자치도 행정체제개편위원회에서 제출한 '권고안'을 존중해 전부 수용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해 6월29일 제출된 '권고안'의 행정체제 개편 대안은 '행정시장 직선제'다. '기초자치단체 부활' 및 '현행체제 유지'를 포함해 3개 압축대안을 갖고 여론조사 및 공청회 등을 진행한 결과 기초의회 없는 시장 직선제가 대안으로 선정돼 권고안에 포함됐다.

행정체제 개편 대안과 더불어, 현행 2개 행정시 체제의 행정구역을 제주시와 동제주시, 서제주시, 서귀포시 등 4개 행정권역으로 재조정하는 안도 권고안으로 제시했다.

원 지사는 "행정체제에 대한 도민들의 자기결정권 존중 차원에서 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최종 방향의 경우 도민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번 권고안 수용을 '제주도민의 자기결정 절차 착수'라는데 의미를 부여했다.

이를 위해 행정체제개편위가 제출한 권고안의 '행정시장 직선제'를 시행하기 위한 차원에서 제주특별법 개정을 위한 제도개선 동의안을 도의회에 정식으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또 행정시장 직선제와 행정시 권역 조정은 주민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대사안이므로 주민투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주민투표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했다.

제주도민들'자기결정'의 방법으로 주민투표를 절차를 밟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것이다.

어쨌든 제주도정이 '권고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이 문제에 대한 공은 다시 의회로 넘어가게 됐다.

이 권고안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도의회가 앞으로 숙의를 해 나가겠지만, 일련의 진행흐름을 보면 좀 황당하다.

이날 발표에서는 "제주도민의 자기결정 절차 본격 착수", "행정체제개편위가 제출한 권고안을 존중해...", "최종 방향은 도민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등 화려한 언술이 가득했다.

'존중'이란 단어도 여러 번에 걸쳐 사용됐다.

그러나 제주도정의 '진정성'은 여전히 의심을 받고 있다. 권고안을 존중한다고 했지만, 그 말이 진심인지 조차 가늠하기 어렵다.

원희룡 도정의 행보를 되돌아 볼때 더욱 그렇다. 미심쩍은 부분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첫째, 왜 '유효기간이 지난' 권고안 카드를 뒤늦게 불쑥 꺼내들었는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권고안을 제출한 시점은 민선 6기 도정 당시인 지난해 6월이었다. 그로부터 1년 5개월이란 시간이 지났다.

단지 시간만 지난 것이 아니라, 6기 도정에서 7기 도정으로 바뀌었다. 행개위의 임기가 아직 남아있다고 하지만, 민선 6기 도정의 임기는 만료됐다.

지금에 와서 권고안을 존중한다고 했지만, 민선 6기 도정 때 '존중'의 의사표현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개헌논의를 지켜본다는 명분으로 시간 끌기만 계속됐고, 결국 민선 6기 도정 임기가 끝날 때까지 어떤 입장 표명도 없었다.

사실상 권고안은 민선 6기 때 폐기된 것에 다름 없었다.

행개위의 임기가 아직 남아있다는 이유를 제외하면, 권고안이 '현재 진행형'으로 유효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근거는 없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민선 6기 때 권고받은 내용에 대해, 민선 7기 출범 후 미적미적 하다가 '늦깎이 응답'을 한 셈이다.

둘째, 그동안 도정이 보여온 일관성을 상실한 '오락가락' 행보도 일의 추진 방향성에 대한 신뢰를 갖지 못하게 하고 있다.

지난해 6월말 행개위의 권고안이 발표될 당시 개헌논의가 무르익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도정의 적극적 의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 '눈치 보기'와 '무소신' 일색이었다

선거구획정 논의를 위한 소위 '3자 회동'을 전후해 지역 국회의원들이 논의중단을 요청하자 행정체제 논의는 민선 6기 의제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

수용여부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 권고안 처리방향에 대한 공식적 입장도 없었다. 개헌논의를 지켜본 후 차후에 심도있게 논의한다는 것이 전부다.

민선 7기 도정 출범 후에는 원 지사나 특별자치행정국 관련부서 모두 권고안은 '폐기'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 분명해 보인다.

제주도정이 행개위를 '재가동'하겠다고 발표했던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원 지사는 지난 9월 도정질문 답변에서 행개위의 임기가 남아있는 만큼 이를 통해 기초자치단체 부활까지 포함해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특별자치행정국장도 도의회 업무보고 답변을 통해 행개위의 재가동을 공식화했다. 불과 한두달 전의 일이다.

행개위 재가동을 통해 '기초자치단체 부활'을 포함해 개편방향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힌 자체가 기존 권고안은 생각하지도 않았음을 보여준다. 기존 '권고안'을 철회하고 사실상 원점에서 재논의를 한다는 계산이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이번 '전격 수용' 발표는 상당히 뜬금없이 다가오고, '권고안을 존중해서'라는 말 자체에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그럼, 원 도정은 왜 갑자기 '권고안' 수용을 갑작스럽게 발표한 것일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어 보이나, 선택의 여지가 없게 된 상황적 요인이 커 보인다.

원 지사가 '행개위 재가동'을 통한 재논의 방침을 밝혔으나, 행개위로부터 예상치 못한 '퇴짜'를 맞았다. 행개위가 이미 권고안을 제시하면서 소임을 다했다면서 재가동 참여를 거부한 것이다. '김칫국'을 마신 도정은 난처하고 민망한 상황이 돼 버렸다.

또 다른 이유는 행정체제 개편논의 재개 및 2020년 총선과 맞물려 주민투표를 촉구해 온 제주도의회 일부 의원들이 최근 권고안 수용여부에 대한 입장표명을 촉구한 것도 한 명분이 됐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또한 모양새가 좋지 않다.

'원점 재검토'로 방향을 잡았다가 행개위 재가동이 무산되면서 상황이 여의치 않게 되자, 막바지 도의회에서 판을 깔아주자 '권고안 수용'으로 응답했기 때문이다.

일관성도 없고, 소신도 없는 '오락가락' 행정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이는 도민 기만이다. 기초자치단체 부활을 포함해 전면적 재논의를 할 것처럼 화두를 던져 놓고는, 다시 '권고안' 프레임에 가둬놓고 있기 때문이다.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에서는 우물쭈물 눈치를 보다가 시기를 놓쳐 버리고, 유효기간이 지난 카드를 꺼내들어 오락가락 행정의 치부를 감추려고 '화려한 언술'로 포장하는 것 또한 비겁한 행정행태에 다름없다.

참으로 실망스럽다.

결론적으로, 이번 '권고안 수용' 발표는 뭔가 모양새가 매우 어줍다. 마치 어설픈 컨설팅을 받아 행해진 '발표 이벤트'라는 느낌으로 다가오고 있다. 도정의 '진정성'은 어디로 갔나.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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