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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피해회복, '배상'이 타당...국가책임 요구 당당한 권리"

   승인 2017.09.29 17: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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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로운 제주4.3해결 위한 '배.보상' 토론회
"보상 아닌 배상...정액배상...가족관계 규정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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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70주년을 앞두고 최대 현안과제로 부상한 4.3희생자 및 유족에 대한 배.보상 문제와 관련해, 피해회복의 문제는 '보상(補償)'이 아니라 '배상(賠償)'으로 명확히 정리해 입법작업을 본격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회장 양윤경)는 29일 오후 2시 제주시 하니크라운관광호텔 별관 2층에서 '정의로운 제주4.3해결을 위한 배.보상의 현실과 과제' 토론회를 개최했다.

제주특별자치도 및 제주특별자치도의회와 공동으로 주최하고 4.3유족회 배.보상담당특별위원회가 주관한 이날 토론회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이문교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등 기관.단체 및 4.3관련 단체 회원, 유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 "불법행위 국가의 책임, '보상'이 아니라 '배상'이 적절"

이어 열린 문성윤 변호사(법무법인 원 제주사무소 대표)의 주제발표에서는 제주4.3 배.보상 문제와 관련한 쟁점사항들에 대한 법률적 검토결과들이 제시됐다.

문 변호사는 "4.3특별법은 반인권적 과거를 청산, 희생자와 유족들에게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회복해 주는 구체적 입법의 결과이며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해주자는 차원이었으나, 시행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도출되었고, 아직까지 실질적인 명예회복이나 피해배상은 요원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제일 중요하고 간과하지 말아야 될 문제는 희생자와 유족들이 대부분 고령이라는 점"이라며 "때문에 그 분들이 생존해 계실 동안 하루 속히 현실적인 피해배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배상문제와 관련한 입법추진의 쟁점과제를 정리해 제시했다.

우선 용어의 정리 문제와 관련해 '배상'과 '보상'을 혼용해 쓰고 있는 것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문 변호사는 "보상은 일반적으로 적법한 국가작용에 의한 구제를 말하는 것으로, 국가의 적법한 행위가 국민들에게 재산상의 손실을 주었을 때 피해입은 손실을 갚아주는 것을 말한다"면서 "반면 배상은 불법행위의 책임이 성립하는 것으로, 국가공권력의 부당한 집행으로 인해 국민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에는 국가가 배상을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4.3의 기간에 미군정 경찰, 대한민국 국군과 경찰, 서북청년회 및 기타 단체에 의해 무고하게 주민들이 희생을 당했다면 이는 당연히 배상이 돼야 하고, 보상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문 변호사는 "따라서 4.3희생자 및 유족들에 대한 피해회복의 문제는 '보상'이 아니라 '배상'이라는 용어로 정리함이 맞다"고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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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열린 정의로운 제주4.3해결 위한 '배.보상' 토론회. ⓒ헤드라인제주
▲ 29일 열린 정의로운 제주4.3해결 위한 '배.보상' 토론회. ⓒ헤드라인제주
◆ "정액 배상방식이 타당...가족관계등록부 작성도 과제"

이와함께 배상금 산정 문제와 관련해서는 '정액(定額)' 배상방식을 제안했다.

그는 "통화체계의 변동과 화폐단위의 변화로 인해 4.3 당시를 기준으로 배상금액을 산정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면서 "따라서 4.3의 경우에는 희생자 및 유족들에 대한 배상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검토 해야 하는데, 정액의 배상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제주4.3특별법 개정안에 "4.3희생자로 결정된 희생자 및 유족에 대해서는 다음 각호의 구분에 따라 산출한 금액을 배상금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의 '배상금' 조항을 신설할 것을 주문했다.

또 배상문제 입법을 추진하면서, '가족관계 등록부' 작성의 문제도 주요 쟁점으로 제시했다.

가족관계 등록부 작성에서는 유족에 대한 구체적 정의를 통해 배우자의 경우 '사실상의 배우자'를 포함하도록 하고, 희생자의 제사를 치르거나 무덤을 관리하는 사람 중에서 유족으로 결정된 사람을 포함하도록 하는 안으로 관련 규정을 개정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 사법적 구제방안과 관련해서는, 국가권력에 의한 불법행위에 있어 손해배상청구를 할 때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논쟁이 나타나고 있는 사례를 적시하며, "4.3에 대한 배상은 개별적인 사법적 소송보다는 입법적으로 일괄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피력했다.

◆ "사법적 구제 보다 입법적 구제 바람직...'정액배상' 공감"

고호성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좌장으로 해 진행된 지정토론에서는 문 변호사가 제안한 법률적 검토내용에 대해 전반적으로 동의하며 세부적 의견들이 개진됐다.

이상희 변호사(법무법인 지향)은 "문 변호사가 제안한 배상에 관한 입법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소송을 통한 피해구제는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법률에 의해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또 "금전배상의 경우 발제자의 제안처럼 사건발생 당시 월급액 등은 지금 물가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현저히 낮고 현실성이 없으며, 지금까지 고통 등을 감안할 때 적절하지 않다"면서 "따라서 법원이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에 대한 국가배상책임의 기준을 제시했으므로 이를 기준으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종민 전 4.3중앙위원회 전문위원은 "그동안 배상과 보상을 혼동하거나 또는 합쳐서 '배.보상'이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오늘 문성윤 변호사께서 더욱 명확하게 정리했으므로, 앞으로는 '보상'이라는 표현은 쓰지 말고 '배상'이라고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문 변호사의 제안 처럼 '사법적 구제' 보다는 법률에 의한 '입법적 구제'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유족들이 사실과 같게 호적을 정정토록 해주는 등의 가족관계등록부 정정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경용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4.3특별위원회)는 4.3배상이나 가족관계등록부 작성규정 개정 등에 대해 동의하며 '4.3사건에 대한 새로운 개념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4.3사건의 정의는 피해자 등에 대한 배상을 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면서 "이 정의에 따라 피해자의 범위가 달라지므로 피해자 범위 확대를 위해 개념을 명확히 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배.보상은 불법적 공권력 국가잘못 인정 따른 정의로운 실천"

한편 이날 개호식에서 양윤경 4.3유족회장은 "4.3 70주년을 맞아 수많은 과제들이 제시되고 있는데, 희생자 및 유족에 대한 배.보상 문제는 그동안 아무런 진척 없이 고착된 상태"라며 서둘러 배상근거를 명문화할 입법추진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국가는 이제 가식적인 위장의 가면을 벗어던지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 대화의 장에 서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70년이라는 세월동안 묵살됐던 배.보상에 대한 당당한 권리를 주장하고, 그에 상응하는 답변을 들어야만 한다. 그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제주4.3의 숙명적 과제"라고 역설했다.

양 회장은 이어 "이 배.보상의 문제를 순차적으로 풀어날때, 비로소 우리가 염원하는 제주4.3 해결의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라며 "배.보상 문제 해결을 통해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은 물론 가해자와 피해자간의 사과와 용서, 대화와 타협을 통한 화해와 상생의 보편적 윤리가 대한민국 사회 전체로 확산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인사말을 통해 "내년이면 4.3 70주년을 맞는데, 제주4.3이 또 한 번의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전환점에 서 있다"면서 "4.3 배.보상은 불법적인 공권력으로 인한 민간인 희생을 국가가 공식 인정하고 사과한데 따른 정의로운 실천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도 "4.3 배.보상은 유족과 도민들의 '진정한 명예회복'을 실현하는 중요한 명제이자, 4.3에 대한 국가의 공식적인 사과와 책임을 입증하는 상징"이라며 배.보상의 실현을 위한 입법추진이 조속히 이뤄져야 함을 피력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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