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쌍용.용산.밀양.세월호, '제주평화기행'으로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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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쌍용.용산.밀양.세월호, '제주평화기행'으로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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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공항서 출발 기자회견...2박3일 제주 순회
"기약 없는 긴 싸움, 이길 수 있다는 희망으로"
23일 오전 9시 30분 제주국제공항에서 열린 'MCSKY & SEWOL 저항과 연대의 제주평화기행' 출발 기자회견 현장.<헤드라인제주>

"짧게는 2년, 길게는 10년. 그 길고 험한 싸움을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 포기할 수 없도록 내몰린 사람들, 진실과 정의에 대한 믿음 때문에 싸움의 자리를 떠날 수 없었던 사람들이 만났습니다"

강정 해군기지 건설, 쌍용자동차 노동자 탄압, 용산 철거민 참사, 밀양 송전선 건설, 세월호 참사까지. 기약 없는 긴 싸움을 이어오고 있는 이들이 23일 2박3일간의 '제주평화기행'에 나섰다.

강정마을 주민,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용산참사 유족, 밀양과 청도 송전탑 반대 활동 주민, 세월호 참사 가족 등 100여명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제주국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MCSKY & SEWOL 저항과 연대의 제주평화기행'의 시작을 알렸다.

이들을 하나로 아우르는 이름은 'MCSKY & SEWOL'. 밀양(M), 청도(C), 쌍용차(S), 강정마을(K), 용산(Y)의 영문 앞 글자와 세월호(SEWOL)의 영문에서 따온 이름이다.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과 강정 해군기지반대 주민들, 용산참사 유족들이 지난 2012년 'SKY 공동행동'을 결성한 데 이어 밀양.청도 송전탑 반대 주민들과 세월호 참사 가족들의 동참하게 된 것.

그동안 두 차례에 걸친 전국순회투쟁과 한 달간의 전국생명평화대행진을 마친 이들은 최근까지도 서울에 모여 대한문 쌍용자동차 희생자들의 분향소 옆에 ‘함께살자 농성촌’을 꾸리는 등 지속적이고 단단한 연대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이번 제주평화기행은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이에 청도, 쌍용, 용산이 화답했고, 소식을 접한 세월호 참사 가족들도 동참 의사를 전하면서 제주에서의 평화기행이 가시화됐다.

23일 오전 9시 30분 제주국제공항에서 열린 'MCSKY & SEWOL 저항과 연대의 제주평화기행' 출발 기자회견 현장.<헤드라인제주>
23일 오전 9시 30분 제주국제공항에서 열린 'MCSKY & SEWOL 저항과 연대의 제주평화기행' 출발 기자회견 현장.<헤드라인제주>
23일 오전 9시 30분 제주국제공항에서 열린 'MCSKY & SEWOL 저항과 연대의 제주평화기행' 출발 기자회견 현장.<헤드라인제주>

참가자들은 출발 기자회견문을 통해 "우리는 일생동안 시골에서 농사짓고 자식들 키운 뒤 노년의 평화를 즐기던 농.어민이었고, 공장에서 땀흘려 일하던 노동자였으며, 호프집을 꾸려가던 자영업자였고, 평범한 주부로, 회사원으로 자식을 키우며 살아가던 부모이자 시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우리를 기약 없는 긴 싸움의 자리로 불러낸 것은 국가의 폭력과 탐욕스런 자본"이라며, "그들에게 우리는 삶의 평화와 사랑하는 자식, 어버이를 잃었다. 싸우지 않을 수 없었고, 온 힘을 다해 싸웠으나 아직 하나도 해결된 것이 없어 지금껏 싸움의 자리에 서 있다"고 호소했다.

참가자들은 "우리는 이 길 위에서 그 고통을 자신의 것으로 여기며 함께 싸우는 이들을 알게 됐다"며, "그들이 내민 손을 잡고 우리는 일어설 수 있었고, 우리가 싸워야 하는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노동, 인권, 생태, 평화 등 서로 다른 영역의 투쟁으로 호명되던 우리가 만났다. 각자 다른 싸움의 자리에 서 있지만, 한 곳을 바라보며 같은 길을 걸어가는 친구이자 동지임을 확인하고 싶다"면서, "그동안 각자의 자리에서 짊어지던 짐을 잠시 내려놓고 평화의 섬 제주를 거닐며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끝으로 참가자들은 "우리를 만나게 한 것은 국가의 폭력, 자본의 폭력, 제도와 관행의 폭력 등 모두 폭력이었지만, 우리는 우정의 힘으로 손잡고 싸우며 끝내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만들고 싶다"면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정의와 진실의 촛불을 밝혀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25일까지 4.3평화공원 방문, 강정마을 환영의 밤, 생명평화미사와 평화 인간띠잇기 참여, 섯알오름, 알뜨르 비행장 탐방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헤드라인제주>

23일 오전 9시 30분 제주국제공항에서 열린 'MCSKY & SEWOL 저항과 연대의 제주평화기행' 출발 기자회견 현장.<헤드라인제주>
23일 오전 9시 30분 제주국제공항에서 열린 'MCSKY & SEWOL 저항과 연대의 제주평화기행' 출발 기자회견 현장.<헤드라인제주>
23일 오전 9시 30분 제주국제공항에서 열린 'MCSKY & SEWOL 저항과 연대의 제주평화기행' 출발 기자회견 현장.<헤드라인제주>
23일 오전 9시 30분 제주국제공항에서 'MCSKY & SEWOL 저항과 연대의 제주평화기행' 출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헤드라인제주>
23일 오전 9시 30분 제주국제공항에서 열린 'MCSKY & SEWOL 저항과 연대의 제주평화기행' 출발 기자회견 현장.<헤드라인제주>
23일 오전 9시 30분 제주국제공항에서 열린 'MCSKY & SEWOL 저항과 연대의 제주평화기행' 출발 기자회견 현장.<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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