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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행정시장 직선제' 거부한 정부, 약속 잊었나

   승인 2019.09.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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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논단] 정부의 '불수용' 이유와 사라진 대선약속
'행정체제 주민 자율적 결정 지원' 공약은 어디로?

제주특별자치도의 '행정시장 직선제' 도입이 불발됐다. 도민들이 결정하면 그 뜻을 존중해 지원해주겠다던 정부가 돌연 '퇴짜'를 놓은 것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제주특별자치도지원위원회는 제주도가 요청한 제주특별법 제도개선안 중 '행정시장 직선제'에 대해 최종 '불수용' 결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지난 23일자로 제주도지사가 결과를 통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내 제주특별법 개정 정부입법을 추진하려던 제주도의 구상은 첫 관문단계에서 좌절됐다.

제주 강창일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인 '행정자치시'로의 전환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기는 하나, 정부가 불가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이의 처리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불수용' 결정은 문재인 정부의 자치분권 강화 의지에 대해 상당한 의구심을 갖게 한다. 무엇보다 정부 입장이 일관성을 상실했다.

이번 제도개선 제출안의 과정을 살펴보자.

행정시장 직선제는 현행 제주도지사가 임명하도록 돼 있는 제주시장과 서귀포시장을 지방선거 때 주민들이 직접 선출하도록 하는 안이다.

제주도의 행정체제는 4개 시.군체제로 운영돼 오다 지난 2006년 7월 1일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으로 기초자치단체가 폐지되고 단일 광역행정체제로 바뀌었다.

그러나 단일행정체제로 변경된 후 주민들의 기초자치권 강화 요구가 빗발쳤고,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이 문제가 최대 이슈로 등장하기도 했다.

이어 민선 5기 도정 당시인 2011년부터 기초자치단체 부활을 포함한 행정체제 개편 논의가 본격화됐다. 2013년 행정체제개편위원회는 '행정시장 직선제'를 대안으로 선정하고 제주도에 권고했다.

민선 6기 도정에서도 행정체제개편위가 가동됐는데, 이 때 역시 시장 직선제가 최적 대안으로 채택됐다.

행정시는 별도 기초의회가 없어 예산.재정.조직 등이 제주도에 종속되는 한계는 명확하지만, 시장을 직접 선출함으로써 행정시 권한과 기능을 일정부분 강화시킨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는 당장에 기초자치단체를 부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는 만큼, 점진적 개편의 단계 혹은 중간적 대안으로 제시됐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결정과정에서 '선(先) 기초자치단체 부활'의 반론도 적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기초자치단체를 부활하거나 행정시장 직선제를 하거나 방식만 다를뿐, '행정체제 개편'은 필요하다는 도민 의견이 절대적이라는 점이다.

또한 이번 행정시장 직선제 제도개선안의 정부 제출은 올해 2월 제주도의회 임시회에서 동의를 받고 제출한 안이다. 도의회가 주민투표가 바람직 하지 않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하면서 주민투표는 실시되지 않았다.

그럼, 정부가 '퇴짜'를 놓은 이유는 뭔가.

정부는 공식적으로 관계부처인 행정안전부의 검토의견을 토대를 심의를 한 결과 '불수용'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즉, 행안부에서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기 때문에 수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이해하기 힘들다. 

행안부의 불가 이유로 든 내용은 △행정시장 직선제가 특별자치도 설립취지에 맞지 않는 측면이 있고 △도지사와 행정시장 사이에 문제가 있을 경우 조정이 어려운 점 △행정시장 예고제(러닝메이트)를 활용할 경우 제도개선의 취지가 이뤄질 수 있는 점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게 말이 되는가. 행안부의 논리대로라면 지난 10년간 이어져 온 '행정체제 개편' 논의는 결국 '헛수고'였다는 것이다.

'특별자치도 설립 취지'의 명분이 그렇다. 시장직선제는 물론 기초자치단체 부활도 안된다는 것이다. 단일 광역행정체제 외에는 특별자치도 설립 취지를 거스르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 불가하다고 못박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정부의 이 논리는 참으로 의외다. 그동안 이의 결정권은 도민들에게 있는 것처럼 설파해 오다가, 돌연 정부에서 일방적 '직권 결정'을 한 격이다. 

그럼, 지난 10년간 제주도에서 진행돼 온 행정체제 개편 논의는 왜 지켜만 봐온 것인가. 진심이 뭔지 이해하기 어렵다.

문재인 정부의 종전 공식 입장은 '주민들의 자기결정권 부여'였다. 어떤 대안을 선택하든 주민들이 결정하면 정부는 그것을 존중해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대선 당시 약속했던 사안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제주특별법에 자치조직권 특례 규정을 두어 행정시장 직선제, 기초자치단체 부활 등 행정체제 개편 문제를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의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지금의 자치분권 강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이제 와서 '특별자치도 설립취지' 이유를 들며 거부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고 타당하지가 않다.  

'주민 자율적 결정'을 위한 의견수렴을 좀더 정확히 하라는 주문이었다면 모를까. 결국, 이번에 행정시장 직선제가 불발된 것은 정부 설득논리 부족도 아니었고, 주민의견 수렴이 미흡한 때문도 아니다. 

일관성을 상실한 정부의 '억지'가 문제인 것이다. 문재인 정부, 대선 약속은 벌써 잊었나.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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