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개매립장 반입 일시 허용...음식물쓰레기 대란은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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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개매립장 반입 일시 허용...음식물쓰레기 대란은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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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개동 대책위, 원희룡 지사 면담 조건으로 반입 일시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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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봉개동쓰레기매립장 내 음식물 처리시설의 이설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데 반발하며 19일 매립장 입구를 봉쇄하고 음식물쓰레기 등의 수거차량 진입을 전면 차단했던 봉개동 주민들이 마라톤 협의 끝에 차량 진입을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음식물쓰레기  극한 상황으로 치달을 것으로 우려됐던 음식물쓰레기 대란 사태는 일단 피하게 됐다.

이날 매립장 입구를 봉쇄하고 농성을 벌여온 봉개동매립장주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제주특별자치도 및 제주시와 연이은 협의를 가진데 이어, 자체 회의를 거친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대책위측은 내일(20일) 원희룡 지사와의 면담을 조건으로 음식물쓰레기 등의 반입을 일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20일 오전 중 원 지사와의 면담이 성사되지 않거나, 면담에서 협상이 결렬될 경우 내일 오후 11시50분부터 매립장 반입을 다시 저지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주민들의 강경한 대치상황은 오후 4시30분쯤 고희범 제주시장이 봉개동 매립장을 방문하면서 조금씩 누그러졌다. 

고 시장은 이설약속이 지켜지지 못하게 된데 대해 사과하고, 반대대책위원회에 쓰레기 악취 감소 및 환경시설관리소에 대한 전반적인 악취 근본문제 해결을 위한 조치 등을 약속하며 쓰레기 반입을 허용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에 대책위측은 3시간 넘게 자체 회의를 거친 끝에 '일시적 허용'을 결정했다. 

앞서, 주민들은 이날 아침 제주시 환경시설관리소 입구에서 집회를 열고 음식물쓰레기 등의 반입을 전면 봉쇄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주민 동의 없는 연장사용 결사 반대한다", "악취 민원 해결하라", "압축쓰레기와 폐목재 반출 처리하라" 등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주민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봉개동 매립장은 1992년 8월부터 현재까지 27년간 제주의 쓰레기를 처리했으며, 2011년과 2016년, 2018년 3번의 연장 운영 협약을 체결했다"면서 "연장협약은 매번 부득이하다는 사유를 들어 쓰레기 대란 발생은 막아달라는 행정의 요구로, 봉개동 주민은 공익적 견지에서 인내하며 기본권의 침해도 참아내야만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 번의 연장도 모자라 다시금 연장을 요구하는 행정의 작금의 현실에 주민은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성토한 후, "더 이상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내려놓았던 우리의 권리를 투쟁의 깃발 아래 들고 일어서고자 한다"며 봉개동매립장 폐쇄와 폐기물 반입 금지를 선언했다.

주민들이 매립장 입구를 막아서면서, 음식물쓰레기 수거차량들이 일시에 모두 멈춰서는 상황이 빚어졌다.  오후 시간대에는 음식물쓰레기 수거작업도 전면 중단됐다.

한편, 이번 봉개동 주민들의 반발은 제주도와 제주시가 주민들과 약속한 사항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빚어졌다.

지난해 8월 17일 제주도지사와 제주시장, 대책위 주민대표 서명으로 '봉개동매립장 연장 사용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나, 1년만에 위기를 맞게 됐다. 이 협약은 봉개동 매립장의 사용기한(압축쓰레기 및 폐목재 반입)을 올해 10월31일까지로 연장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이와 별도로, 재활용폐기물 및 음식물 쓰레기 반입은 2021년 10월까지로 돼 있다.  

그러나 음식물 처리시설을 서귀포시 색달동으로 이전하겠다고 약속한 시한인 '2021년 10월'이 지켜지지 못하게 된 것으로 확인되자, 주민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제주도와 제주시는 뒤늦게 음식물 처리시설 이설은 예산확보 등이 늦어지면서 예정보다 2년이 늦어진 2023년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반입금지 갈등상황과 관련해, 행정당국의 대처가 너무 안이했고, '늑장 대응'이란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음식물 처리시설 이설이 당초 주민들과 약속했던 기한보다 늦어지게 된 것은 이미 예고됐던 사항인데, 주민들이 '실력행사' 예고를 하고 난 후에야 허둥지둥 설득에 나섰기 때문이다. 고희범 제주시장의 '사과 입장' 발표도 주민들이 반입금지를 하겠다고 경고한 날에 임박한 지난 16일에야 이뤄졌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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