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동물테마파크, 환경평가 '꼼수'...람사르습지 훼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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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동물테마파크, 환경평가 '꼼수'...람사르습지 훼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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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행정사무조사특위, 17개 개발사업장 현장방문
첫 일정 '동물테마파크' 방문..."제주에 맹수가 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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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제주도의회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가 제주동물테마파크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이자 세계 최초 람사르습지도시로 지정된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일대에서 추진되는 제주동물테마파크 조성사업에 대해 환경영향평가 면제 논란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및 람사르 습지 훼손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위원장 이상봉)은 16일 대규모 개발사업장 인허가 비리의혹 규명을 위한 현장방문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방문조사는 인허가 특혜 의혹 등이 제기되고 있는 50만㎡ 이상의 17개 민간 개발사업장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동물테마파크 부지를 방문한 제주도의회 의원들은 이 사업이 환경영향평가를 면제받은 점과, 현 시대 동물복지와 역행하고 있는 점, 반대위원회가 강하게 활동하고 있는 점 등 각종 문제에 대한 지적을 쏟아냈다.

조훈배 의원(더불어민주당, 안덕면)은 "세월이 갈수록 동물복지가 많이 나아가고 있고, 제주에서는 얼마 전 공연장에서 공연하던 돌고래도 자연으로 방류했다"며 "누구나 자연스럽게 살기를 원하는데, 꼭 제주에 맹수를 (전시)해야 할 이유가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조 의원은 또 "이곳 뿐만 아니라 다른 사업장에도 사업 시작 전 주민들과 상생반안을 마련하고 합의하는데, 이곳은 거꾸로 하는 것 아니냐"면서 "이제와서 8월에 상생방안을 이행한다는데 순서가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송창권 의원(민주당, 외도.이호.도두)은 "조천읍 람사르 습지 관리위원회나 동물테마파크 반대위원회 분들과 협의조차 되지 않았다"면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곳 인근이 동물테마파크가 양립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많다"고 말했다.

강성의 의원(민주당, 화북동)은 "사업이 오래 전 시작됐다가 지지부진했는데, 2016년 다시 시행되면서 2006년 환경영향평가를 받고 허가받은지 너무 오래됐다"며 "신뢰성 차원에서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받는게 어떤가"라고 제안했다.

강 의원은 "사업에 대해 지역주민이 걱정을 하고 있는데, 그런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새로운 방식으로 사업 다시 구상하고 주민과 협의하고 설명하고, 보완할 것은 보완 하고 추진하는게 맞다"면서 "단순히 환경영향평가를 미리 받아 중간중간 문제를 보완한다는 것은 주민들은 수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봉 위원장(민주당, 노형동)은 "지난해 제주도 도시.건축 공동위원회에서 제시한 것이, 지역주민과 람사르 습지도시 관계자와 협의하라는 것이었다"며 "그런데 사업자의 입장이 있을지는 몰라도, 지금까지 (주민 등과)협의된 것이 없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서정대 대명 TP&E 신규사업팀장은 "저희는 컨텐츠를 잘 살릴 수 있는 곳을 찾다 제주까지 왔다"며 "저희가 간과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했고, 소홀히 하지 않고 제주도에 공문도 보냈고 협의 요청 내용에 대해서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 팀장은 "마을에서 반대위가 결성되고 움직임이 있자, 3개월 넘게 접촉하고 찾아가고 대화하고 있다"면서 "어떤 분들은 저희를 이해해 줘서 누그러지고 찬성해 주시고 계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어떤 분들은 이념적이고, 제주도를 지금 있는대로 보존해야 한다거나, 동물은 야생에서 사는 곳으로 보내야 한다는 분도 계시다"면서 "주민이시기 때문이니 수고스러워도 찾아가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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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제주도의회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 현장조사에서 서정대 대명 TP&E 신규사업팀장이 사업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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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가 16일 제주도의회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 방문을 앞두고 피켓시위를 전개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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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가 16일 제주도의회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 차량을 막아서며 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위원회는 이날 동물테마파크를 시작으로, 팜파스종합휴양관광단지,록인제주복합관광단지, 성산포해양관광단지를 방문해 논란사항을 확인 점검했다.

이어 △17일 봉개휴양림관광지, 에코랜드, 돌문화공원, 묘산봉관광지 △18일 재릉(라온프라이빗타운), 테디벨리, 아덴힐리조트, 프로젝트ECO 사업장 △19일 애월국제문화복합단지,중문관광단지, 우리들메디컬, 백통신원제주리조트, 수망관광지 순으로 현장방문 조사를 진행한다.

한편 대명이 추진하는 제주동물테마파크 개발사업은 120실 규모의 호텔을 비롯해 2만3497㎡ 규모의 실내관람시설인 일반존, 20만363㎡ 규모의 맹수 관람시설인 테마존, 매표소, 동물사, 동물병원, 글램핑장 등을 조성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이 사업은 람사르습지도시 세계자연유산마을에서 추진되는데다, 재추진 과정에서 제주도민의 공적 자산인 공유지 되팔기가 버젓이 행해졌고, 환경영향평가 절차가 면제되면서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 사업의 진행과정을 보면, 2005년 제주도 투자진흥지구 1호로 지정됐으나, 업체 부도로 인해 공사가 전면 중단됐고 2015년 투자진흥지구에서 해제됐다. 이 과정에서 개발사업자가 공공성을 명분으로 사들였던 대단위 공유지를 제3자에게 매각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일었다.

뿐만 아니라, 사업이 중단된지 상당기간이 경과했고, 사업계획도 전면 수정돼 재추진되고 있음에도 원희룡 도정은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면제하고 '재협의' 수준으로 갈음해 사업자와의 유착 의혹을 자초했다.

이 때문에 선흘2리 지역주민들 뿐만 아니라 선인분교 학부모회와 조천읍 이장단협의회 등에서도 일제히 사업중단을 촉구하고 있고, 전국적으로 개발반대 '1만인 선언'이 이뤄졌다.

조천읍 람사르습지도시 지역관리위원회는 최근 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게 이 사업의 승인절차를 중단할 것을 공식 청원한 상태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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