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개발 다 수용하면, 제주 '아름다운 섬' 되겠나"
[종합] 김태석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이 연이어 제주 제2공항 건설 및 대규모 개발사업이 제주 환경 및 미래가치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할 것임을 지적하며, 개발사업에 대해 다시한번 심사숙고할 것을 호소해 주목되고 있다.
김 의장은 22일 오후 2시 열린 제37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마무리하며, 폐회사를 통해 제주 제2공항 개발 및 송악산 뉴오션타운 조성을 비롯한 난개발 논란 사업들을 열거하며 우려의 입장을 표했다.
그는 "언론을 통해서는 거의 매일 제주의 환경문제와 오염 그리고 갈등이 기사화되고 있다"며 "제2공항, 하수처리 그리고 쓰레기와 과도한 개발사업들은 언론을 통해 제주를 넘어 대한민국 수많은 국민에게 제주의 상황을 전달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피력했다.
김 의장은 이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겠나"라며 "관광객 유치를 위해 우리가 많은 사업과 아이디어 그리고 재정을 투입해도, 이러한 방송과 언론을 통해 제주의 이미지는 심각하게 멍들어가고 있는데, 제주의 가치가 어디서부터 시작했는지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논의를 제2공항에 매달리고 있는 제주도정은 이런 와중에도 수많은 개발사업을 하나하나 진행하고 있다"며 "송악산의 빼어난 경관을 담보로 하는 뉴오션타운 개발사업, 지하수 문제와 골프장 편법개발의 논란이 있는 신화련 금수산장 사업, 중산간 경관을 내주고 있는 애월 국제문화 복합단지 사업, 하수처리능력과 교통환경에 대한 대비 없이 준공을 앞둔 드림타워, 그리고 람사르 습지 훼손이 우려되는 동물테마파크와 사파리월드, 대규모 숙박 시설을 갖춘 이호랜드 등 수많은 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힐책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개발을 다 수용하기 위해서는 제2공항은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김 의장의 이 발언은 제2공항 건설은 대규모 개발사업이 모두 허용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임을 지적한 것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더 이상의 난개발을 억제하고 관광수용 총량의 한도를 설정한다면 제2공항은 필요치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갈등과 개발사업만이 있는 제주가 관광객들에게 얼마나 매력적인 관광지가 될 수 있겠나"라며 제2공항과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표했다.
그는 "제주가 이렇게까지 갈등의 섬으로 변화한 적이 있느냐"며 "진행 중인 개발사업과 제2공항이 모두 완료된다면, 제주의 환경이 지금처럼 아름다운 섬으로 남아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제2공항과 대규모 개발사업이 모두 완료되면 제주의 환경은 모두 파괴돼 매력적인 관광지도, 아름다운 섬으로 남을 수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김 의장은 "수많은 쓰레기와 절대적으로 부족한 하수처리시설로 인해 제주의 오름과 한라산은 더는 환경을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르며, 해녀분들의 삶이자 청정했던 바다는 하수처리용으로 사용돼야 할지도 모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지금도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은 결코, 앞으로도 해결되지 못할 것"이라며 "지금 눈앞에 있는 문제들을 먼저 해결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환경 속에 제주가 가야 할 길은 마카오와 같은 도시일 수도 있으며, 카지노 대형화는 그때를 위한 준비 과정일지도 모른다"고 피력했다.
이어 "제주의 관광이 지금의 환경을 중심으로 한 청정제주를 끝낸다면, 더는 제주환경을 보기 위한 관광객은 없을 것"이라고 전제하며, "그럼 우리는 무엇으로 살아가야 하나"라며 제2공항과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제기했다.
김 의장은 이어 "우리가 가야 할 길과 미래가 이 길인가"라며 "제2공항에 가려 진행 중인 주요한 개발사업에 대해 제주 환경을 고려한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임시회에서 원희룡 지사에게 제2공항 공론조사 실시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연장선상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의장은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청정환경이 없는 제주는 미래도 없다"며 "카지노 역시 청정 제주의 일부일 때 오락이 될 수 있지, 청정환경이 사라진다면 오락이 아닌 생존이 되어 우리를 짓누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주는 오랜 시간 동안 제주의 환경 가치를 이어왔다"며 "이 환경 가치는 유네스코 3관왕 등 수많은 찬사를 받으며, 제주를 세계의 중심에 알렸고, 그 덕분으로 우리는 관광객을 불러 모으며 이전과 다른 경제적 가치를 얻을 수 있었는데, 제주는 자연을 지켜온 우리 제주도민들에게 그 가치의 힘을 돌려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가치가 훼손된다면 어떤 결과가 오겠습니까? 현재 제주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냐"며 "개발에 앞서, 훼손에 앞서 제주환경에 대해, 보전과 개발이라는 치열한 토론이 필요한 시간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번 훼손되면 다시는 돌아오기 어려운 우리의 제주환경이기에 한 번 더 강조드린다"며 제2공항과 개발사업에 대해 원희룡 도정 및 도민사회가 심사숙고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김 의장은 지난 제371회 임시회 마지막 본회의에서는 원희룡 도정에 대해 제주 제2공항 갈등문제 해결을 위해 공론조사를 통해 합리적 도민의견을 수렴할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원희룡 지사는 공론조사를 정면 거부하며, 개인 유튜브를 통해 제2공항 건설 당위성 설파에 주력하며 '찬성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어 도정 책임자로서 처신의 적절성 논란을 사고 있다. 원 지사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지방정가에서도 도민사회 갈등 수습과 통합을 위해 나서야 할 도정이 오히려 '반쪽 입장'을 두둔하며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