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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수출 쓰레기 '망신' 제주시, 총체적 부실이었다

   승인 2019.03.14 13: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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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2017년 민간위탁 14억 주고 '나 몰라라'
필리핀 불법수출 '묵인'...9천여t은 2년째 '표류'
제주시 "청정 이미지 실추 송구...법적 대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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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외로 반출되기 위해 쌓여진 제주시 북부소각장의 압축쓰레기. ⓒ헤드라인제주
제주도에서 반출됐던 막대한 양의 생활쓰레기가 필리핀에 불법 수출됐던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이 문제와 관련한 제주시의 행정업무도 총체적 부실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시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민간업체에 쓰레기 외부반출 처리계약을 해 놓고, 이의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음에도 손 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해외 불법 수출파문이 발생한 것은 물론, 현재 1만톤에 가까운 쓰레기가 육지부로 나간 후 2년째 처리방법을 찾지 못해 창고에 보관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시는 14일 오전 제주시청 기자실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브리핑을 갖고, "압축포장 폐기물인 폐합성수지류를 도외로 반출하는 과정에서 최종 처리를 철저히 확인하지 못해 제주의 청정환경 이미지를 실추한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공식 사과했다.

이날 제주시가 발표한 내용을 종합해 보면, 압축쓰레기 방식의 '고형연료' 생산정책이 사실상 실패하자 민간업체에 위탁해 외부반출을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제대로운 처리가 이뤄지지 않아 지금의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각 과정에서 제주시당국의 주먹구구식 업무 및 관리.감독의 소홀 문제가 그대로 드러났다.

◆ '고형연료' 실패...압축쓰레기 4만여톤 도외로 반출

봉개동 회천매립장 북부광역소각장에서 압축쓰레기가 생산된 것은 용량 과부하 문제 때문이었다.

북부소각장은 원래 1일 소각처리 용량이 200t이었으나 시설 노후화 및 발열량 증가로 143t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하루 반입되는 폐기물은 213톤에 이르면서 70여t의 잉여분이 발생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른 대안으로 나온 것이 바로 압축쓰레기 방식의 고형연료 생산.

제주시는 이에 따라 2015년 8월부터 생활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파쇄 및 분쇄하고 압축해 포장하는 방식의 고형연료 생산시설을 가동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형연료 제품생산은 실패로 끝났다. 제품이 생산되려면 수분함량이 25% 미만이어야 하는데, 당시 읍.면 음식물쓰레기 혼합반입으로 수분함량 조건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제주시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압축 폐기물을 고형연료로 재활용 보다는, 민간업체에 맡겨 도외반출을 통해 처리하는 방식으로 전환됐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도외로 반출된 압축 폐기물의 양은 총 4만2202t에 이른다. 연도별로는 2015년 3825t, 2016년 3597t, 2017년 1만2162t, 2018년 2만2618톤이다.

이 중 2015년 부분은 소규모 단위로 여러 업체에서 원만하게 처리됐다고 제주시는 밝혔다. 가장 큰 규모였던 지난해 2만여톤의 경우 제주시 환경시설관리소에서 직접 입찰공고를 해 위탁업체를 선정해 시멘트 소성로 연료로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 필리핀 반송당한 제주産 쓰레기, 1년만에 '불법수출'...군산항 9천여t은 '방치'

문제는 폐기물 중간처리업체인 H사와 위탁계약을 한 2016년과 2017년 처리분 1만여t에서 발생했다.

이번에 필리핀 불법수출 파문이 있었던 압축쓰레기는 바로 2016년 생산된 것이었다.

제주시에 따르면, 2017년 1월 제주시로부터 위탁처리를 받은 H사는 다시 N사에게 처리를 맡겼는데, N사는 제주항에서 2712t의 압축쓰레기를 선적해 필리핀 세부로 보냈다.

그러나 이 쓰레기는 세부항에 도착하자 마자 필리핀 정부에 의해 거부돼 다시 반송됐다.

그해 3월 23일 반송된 압축쓰레기는 평택항에 도착했지만 세관의 입항거부로 2개월 여 동안 공해상에 있다가 5월 19일부터 6월 2일 사이에 평택항에서 하역작업이 이뤄졌다.

이어 N사는 지난해 1~2월 평택항에서 해당 압축쓰레기에 대한 처리요청이 들어오자 일부인 930여t만 국내 소각처리시설에 위탁해 처리했다. 나머지 1782t톤은 다른 7~8개 업체에서 발생한 폐기물과 함께 묶여져 총 5100여t이 필리핀 민다나오 섬으로 불법 수출됐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H사에 위탁해 반출 처리된 2017년 생산 압축쓰레기 9262t은 현재까지 아예 처리되지 못하고 군산항 물류창고에 보관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류창고 임차기간이 만료돼 군산항 내 다른 창고로 이동한 상태인데, 앞으로 이의 처리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법적 분쟁도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제주시는 폐기물 처리를 위탁받은 N사에게 2016년 3억원, 2017년 11억원 등 총 14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 압축쓰레기의 도외 반출 민간위탁사업은 '불법 수출'과 '창고 방치'로 실패로 끝나게 된 셈이다.

◆ 제주시 3년간 뭘했나...'쓰레기 수출' 알면서 '묵인'?

그런데 제주도 쓰레기 수출파문과 관련해, 제주시 당국의 위탁업무 관리는 매우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을 뿐만 아니라, 총체적 부실의 단면을 드러냈다.

H사와 민간위탁 계약을 체결한 2016년 이후 현재까지 육지부로 반출됐던 쓰레기가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않았음에도, 제주시 당국은 지난 3년간 이렇다할 조치도 취하지 않고 무기력한 대응으로 일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민간업체 사업계획서에 압축쓰레기 처리방식과 관련해 '해외수출'이란 부분이 명시돼 있음에도 제주시당국이 아무런 의견도 제시하지 않은 것은 사실상 '묵인'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제주시는 "국내 처리가 가능하다고 판단되어서 민간위탁을 한 것인데, 계약과정에서 미숙함이 있었고, 관리감독이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다"며 업무미숙 및 관리감독의 문제를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사업계획서에 '수출'이라고 적시됐던 부분을 확인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정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윤선홍 제주시 청정환경국장은 군산항에 보관 중인 제주도 쓰레기 9262t의 처리문제와 관련해, "H사에서 N사에게 사업비를 이미 지불한 상황이므로 계약당사자를 대상으로 처리토록 조치하고, 불이행시 소송 등 법적 대응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건설중인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소각장이 가동되는 오는 10월까지는 쓰레기 도외반출이 불가피하다"면서 "앞으로는 압축쓰레기 처리를 위해 도외반출 사업 추진 시 배출부터 운반 및 처리 과정까지 철저히 확인하고 관리를 해, 이러한 문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한 행정조치 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쓰레기 수출' 파문과 관련해, 제주시가 지난 2016년 H사와 민간위탁 계약을 체결하게 된 배경을 비롯해 위탁업무 관리의 적정성 등에 대한 감사위원회의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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