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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영리병원 취소절차, 제주도가 '결자해지' 해야

   승인 2019.03.05 0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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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논단] 영리병원 취소 청문과 제주도의 책임
공론조사 뒤집기 '잘못된 결정', 바로 돌려놓아야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허가가 났던 중국 자본의 녹지국제병원이 법적 기간 내 개원을 하지 못하면서 결국 허가 취소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당연한 결과다. 현행 의료법에 규정된 개설허가 규정을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애당초 원희룡 도정의 허가 자체부터가 잘못된 것이었기 때문이다.

뒤늦게나마 허가 취소 청문절차를 진행하게 된 것은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제주특별자치도가 4일 발표한 녹지국제병원의 법정 개원 기한 만료에 따른 입장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녹지병원측의 개원시한 연장 요청을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정당한 사유 없이 개원하지 않은 것이므로 5일부터 개설허가 취소를 위한 청문절차에 돌입한다는 것이다.

개원연장 허가를 '불수용'한 것은 녹지측의 병원 개원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 결과이다.

녹지측은 지난달 14일 병원 지료를 외국인 관광객으로 한정한 제주도의 조건부 개설허가의 조건이 부당하고 법에 위반된다며 '내국인 진료금지' 조건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진료 의사도 단 1명 채용하지 않았고, 그동안 병원 개원 의향도 확실히 밝히지 않았다. 실질적 개원준비 액션은 거의 없었다.

개원기간 만료가 임박한 지난달 26일에야 "행정소송과는 별개로 제주도의 개설허가를 존중해 의료기관 개원에 필요한 사항에 대한 준비계획을 다시 수립하고 있다"면서 제주도에 개원 기한 연장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 사유는 진정성이 없었다. 다음날인 27일, 제주도 보건위생과에서 현지점검을 실시하려 하자 관계공무원의 병원출입을 제한하는 이해 못할 일이 벌어졌다.

일련의 상황만 놓고 보더라도, 녹지측은 병원 개원하려는 의향은 매우 미약함을 알 수 있다. 녹지측의 기간 연장요청은 '행정소송'과 연관, 또는 향후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한 여러 계산의 결과일 뿐 실질적 개원 목적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도가 '연장 신청'에 대해 그동안의 진행과정의 내용과 녹지병원측에서 보여온 그동안 자세에 비춰 전혀 타당성이 없다고 일축한 것은 이러한 일련의 상황 때문이다.

기간 연장이 불허되면서, 이제 허가 취소를 위한 청문절차만 남게 됐다. 제주도는 4일자로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 취소 전 청문' 진행계획을 녹지그룹측에 통보했다고 한다.

현행 의료법 제64조(개설 허가 취소 등)에서는 병원 개설 허가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90일) 이내에 개원하고 진료를 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기간 내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를 시작하지 아니한 때는 개설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가 5일부터 청문주재자 선정 및 처분사전통지서(청문실시 통지) 교부 등을 거쳐 청문을 진행한다면, 빠르면 4월 중 허가 취소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이 나올 전망이다.

청문의 쟁점은 당연 '내국인 진료금지' 행정소송이 법적 기간 내 병원을 개원하지 못한 '특별한 사유'로 인정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물론, 청문주재자의 엄정한 판단 외에 '변수'들이 남아있다.

하나는, '행정소송' 등을 이유로 해 청문절차가 부당하다며 이를 중지시켜 달라는 가처분 신청이 있을 수 있고, 두번째는 '행정소송'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다.

가처분신청이 기각될 경우 청문절차는 빠르게 진행되겠지만, 인용될 경우 청문은 행정소송 결과를 지켜본 뒤로 미뤄지게 된다.

문제는 허가조건에 대한 행정소송의 결과다. 청문절차에서 취소처분이 나오더라도, 행정소송에서 '내국인 진료금지'가 위법한다는 판결이 나오면 원래대로 허가 결정이 유지될 수밖에 없다.

청문절차가 1차적 관문이라고 한다면, 행정소송의 법원판결은 최종 결론의 효력을 지니고 있다.

제주도정이 청문절차나 행정소송에 진정성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실 영리병원 문제에 있어 원 도정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을 터이다. 복잡하게 꼬여버린 지금의 상황, 전적으로 제주도정에 책임이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 결정적 실책이 숙의민주주의 공론조사 결과를 뒤집은 일이다. 이는 시민사회단체에서 비판하는 것과 같이 '도민 배반'이자 '민주주의 파괴'에 다름 없었다.

'거액 소송', '외교분쟁' 등의 허가 사유는 공론조사 결과 불수용 책임을 면하기 위한 치졸한 변명이자, 도민을 기만하는 자기모순적 논리였다.

제주도 당국의 그 변명이 진정이었다면, 애당초 공론조사를 수용할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 지방선거의 전략적 차원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뿐만이 아니다. 조건부 허가 사유의 타당성도 의문 투성이다.

녹지그룹측은 병원을 개원할 의지도 약했고, 준비도 전혀 돼 있지 않았음이 속속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병원건물은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지불하지 못해 가압류된 상태였고, 의사는 허가가 이뤄진 시점까지 단 1명도 채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론조사에서 '불허' 권고안이 채택된 직후 녹지그룹측은 제주도에 병원 인수 또는 제3자 인수를 요청한 사실도 밝혀졌다. 사실상 사업포기 의사를 전달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원 도정은 무슨 이유 때문인지, 공론조사 결과까지 뒤집으며 '준비 안된' 녹지국제병원에 개원 허가를 내줬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제주도가 이번에 '취소 전 청문절차' 돌입 결정을 한 것은 늦었지만 잘 한 결정이라 할 수 있다. 시민사회단체에서 퇴진 요구가 이어지는 상황 등을 복합적으로 감안한 결정으로 볼 수 있다.

어쩌면, 지난날의 '과오'를 만회할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이제 잘못 행해졌던 결정을 바로 돌려놓을 때가 됐다. 그 첫 단계가 '허가 취소' 결단이고, 그 다음은 행정소송에 총력적 대응이다.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다. 또다시 '잔꾀'로 위기를 모면하려 하다가는 더 큰 화를 자초할 뿐이다.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자세가 요구된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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