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역사와 언론...'제주언론 돌아보기1'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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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역사와 언론...'제주언론 돌아보기1'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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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철 교수 著, 일제강점기~현대 제주언론史 집대성

30여년간 학계에 몸담으면서 언론관련 연구에 매진해 온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고영철 교수(65)가 근.현대 제주도 언론사(史)를 총 정리한 책자 <제주언론 돌아보기1>를 펴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책은 고 교수가 정년퇴임을 앞두고 제주의 역사를 총 망라하면서 제주언론의 구조적 문제와 성찰, 미래적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마지막 심혈을 기울여 집대성한 제주지역 언론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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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영철 교수가 펴낸 <제주언론 돌아보기1>
총 3부로 구성돼 있으며, 제1부 '한국 근대신문과 제주도'에서는 근대 제주도 상황과 신문보급 현황, 일제의 언론정책, 그리고 해방직전 제주지역에서 깜짝 발행됐 일어신문 '濟州新報(제주신보)'의 탄생과 이 신문의 실체적 성격에 대해 조사 및 연구한 결과를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濟州新報'와 관련해 연구를 해 온 고 교수는 지난해 '濟州新報 관련 몇 가지 의문점에 대한 소고'란 연구결과를 발표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제2부 '현대의 제주언론'에서는 1945년 10월1일 창간된 최초의 지방지 '제주민보(濟州民報)'의 탄생과정 및 '제주신보'로 제호변경, 회사 형태, 조직은 물론 재정과 경영난, 광고, 편집체계와 발행, 제주4.3당시 서북청년단의 신문사 접수, 제주계엄사령부의 신문사 접수 등의 역사적 사건도 기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1960년 4.19혁명 직후 발생했던 오현고 학원분규 보도 파문과 편집권 수호투쟁, 집단해고 사태 등의 상황에 대해서도 재조명했다.

이외 '포말 신문'과 '백록일보', 1950년대에 창간된 '한라신문', '재건타임스', '탐라신보', '영주시보', '제민시보' 등, 그리고 4.19혁명 이후 창간된 '제주매일신문'의 창간 및 폐간 등의 역사적 상황도 상세하게 기록했다.

'박정희 군부정권의 언론정책과 언론의 대응' 분야에서는 군부정권의 언론정책이 제주언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다루고 있다. 당시 2개 일간지와 9개 주간지의 폐간, 석간.조간 각 1개지 시대 개막, 기자들의 보수기준 제시, 지사 및 지국의 취재활동 제한 등도 다뤘다.

이어 1960년 창간된 제주지역 신문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제남신문'이다. 제주매일신문에서 제남신문으로 변경 과정, 창간 취지 및 편집체제, 기자 선발방식 및 지역사회에 기여한 행사들을 살펴보고, 마지막 경영난에서 폐간에 이르는 과정을 기술하고 있다.

1980년 '전두환 정권의 한국 언론정책과 제주언론'에 대해서도 재정리했다. 전두환 정권의 언론통폐합 정책을 통한 언론인의 대량 해직, 언론기본법 및 보도지침을 통한 여론조작 행위의 폐해에 대해 적나라하게 지적하면서, 당시 제주지역 언론인 24명의 강제 해직, 남양문화방송의 경영권 박탈, 김선희 사장의 제주신문 경영권 포기, 5공시절 제주신문 김대성 사장의 등장 과정을 자세히 기술했다.

이어 1988년 제주신문의 '민언투' 발족과 김대성 사장 퇴진 요구, 5공인물 복귀반대 투쟁 확산, 폐업사태, 106명 해고사태 등의 대혼란 상황도 재정리했다.

이어 한라일보의 탄생, 그리고 제주신문 폐업사태 후 출범한 제민일보의 창간과정도 기술했다.

또 제주일보사의 부도사태와 자산매각, '제주新보'의 창간, 제주타임스의 창간 및 제주매일로 제호변경, 제주우먼타임스와 제주신문, 제주일보의 탄생 등 최근 지역 일간신문의 혼란상황도 자세히 기록했다.

제3부에서는 제주지역 언론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제주지역 일간신문 뿐만 아니라, 인터넷신문의 등장, 방송, 1인 미디어에 이르기까지 언론시장이 급변하면서 지역언론이 처한 현실적 문제 및 과제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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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영철 교수.ⓒ헤드라인제주
고 교수는 책 서두에서 "어느 날 나는 그저 겉으로 드러난 지역언론 현상만 가르치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지역언론계가 이러한 상황에 처하게 된 배경들에 대해서, 즉 지역언론의 혼과 뿌리와 같은 역사는 가르치지 않고 껍데기만 강의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라며 책 발간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나 자신의 학문적 밑바닥이 그대로 노출되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그동안 지역언론을 강의하면서 모아두었던 자료들을 바탕으로 지역언론학을 제대로 가르칠 만한 새로운 교재를 다시 쓰기로 작심했다"면서 "그래서 탄생한 책이 바로 '제주언론 돌아보기1'이다"고 밝혔다.

고 교수는 "제주지역 언론 역사를 포괄적으로 정리한 첫번째 저술로 평가할 수 있는 이문교의 '제주언론사'에 이어 2번째 디딤돌을 놓는다는 생각으로 집필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책은 제주언론을 이끌고 나갈 학생들로 하여금 제주지역 언론의 뿌리와 혼에서부터 현재의 상태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며 "또한 언론인들에게는 이 책이 자신들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책에서 서술된 제주언론의 역사와 현재 모습을 보고 지역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진정한 지역언론의 역할이 무엇인지 모색하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피력했다.

한편, 1998년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를 개설한 주역인 고 교수는 지난 2월28일 정년 퇴임했다.

재직기간 법정대학 학장 겸 행정대학원 원장 등을 역임했고, 한국언론학회 및 한국PR학회, 한국지역언론학회, 출판문화학회, 한국방송학회 등에서 부단한 활동을 펼쳤다.

언론개혁제주시민포럼 대표 및 미디어공공성포럼 공동대표, '진실과 정의를 위한 제주교수네트워크(진교넷)' 공동대표 등도 역임했다.

재직기간 지역언론 관련 수많은 논문을 발표했고, <제주언론의 보도방식과 수용자>(공저), <언론이 변해야, 지역이 산다: 지역언론의 정체성과 과제 등 다수의 저서를 펴냈다. '대규모 지역개발사업 갈등이슈에 대한 뉴스속성의제 구성방식에 관한 연구' 등 다수의 논문을 통해 제주 지역 언론 발전에 기여했다.

제주언론 돌아보기 1. 온누리디앤피. 정가 3만5000원.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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