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장 앞 격한 항의...국토부, 설명회 포기 발길 돌려
반대 주민들은 "설명회 하루 전 공지하고, 제대로 연락도 하지 않고 설명회를 진행하는게 말이 되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토부는 14일 오후 2시30분 서귀포시 성산일출봉농협 2층 대회의실에서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연구결과 및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용역에 대한 주민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설명회에서는 연구 책임자인 아주대 산학협력단 오세창 교수가 타당성 재조사 연구결과에 대해 발표하고, 이어 포스코건설 정기면 그룹장이 기본계획 수립 용역 추진방향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제2공항 성산읍 반대위원회 등은 '지역주민 다 죽이는 제2공항 결사반대' 등 구호를 외치며 이날 오후부터 설명회가 열리는 농협 계단을 막아섰다
국토부 권용복 항공정책실장과 관계자들이 농협으로 들어서자 강원보 제2공항 성산읍반대위 집행위원장은 "그동안 대화를 요구해 왔는데, 통화도 안됐다"면서 "그래서 저희는 국토부가 대책위와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파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희는 공개토론회를 할 것이면 찬성.반대의견을 가진 모두가 와서 이야기 할 수 있도록 함께 진행하자고 제안했었다"면서 "그런데 일언반구 답도 없었다. 그래서 오늘 설명회는 기본계획 수립을 위해 '주민과 대화를 했다'고 말하는 통과의례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설명회 취소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권 실장은 "앞으로 소통을 잘 해 나가겠다"면서 "지난 1월22일 공개토론회를 제안했는데, 타당성 재조사결과의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그러자 강 위원장은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자세를 가지고 정식으로 토론회를 제의하시라"면서 "그러면 거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측 관계자들은 "저희가 가서 설명회 하고 찬성이든 반대든 저희 입장을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이 말에 반대 주민들은 "지역 주민들을 기만하는 것이다", "오늘은 돌아가고 내일 일정도 취소하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권 실장 등 국토부 관계자들과 용역진은 결국 발길을 돌리면서 이날 토론회는 무산됐다.
한편, 반대위측은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지금까지 우리들의 그 어떠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토부는 절차를 왜곡하고 진실을 은폐하며 폭압적인 행태로 일관해 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에서의 국토부는 제주공항 인프라확충 사전타당성용역의 부실과 사기의혹을 밝혀보자는 우리들의 사타재검증 요구에 마지못해 셀프용역을 통해 재검증하겠다고 했다"면서 "보완책으로 서로 합의해 설치한 재검증용역 검토위원회의 활동도 강제종료 시키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성토했다.
반대위는 "오늘 설명회 하나만 보더라도 진정성이 없는 일방적인 홍보와 통과의례성 절차의 진행을 강행하는 짓을 서슴치 않고 있다"면서 "설명회 하루 전에야 발표하고, 도대체 누구를 동원해 누구에게 설명회를 하겠다는 것인지 눈에 보이는 꼼수를 강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단체는 "반대하는 일부 지역주민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마치 제주도민 대다수가 성산읍 제2공항을 찬성하는 것 같이 교묘히 호도하는 치사한 책동을 보이며 참담함을 금치 못한다"면서 "성산읍에 제2공항을 반대하는 도민이 소수에 불과하다면 지금 당장 공론조사를 실시하자"고 요구했다.
이어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향해 "비겁하게 지역균형개발이라는 이상한 논리 뒤에 숨어있는 원희룡 지사도 각성해야 한다"면서 "지금이라도 도민들의 뜻을 받들어 공론조사를 통해 제2공항 추진여부를 결정해야 도지사로서 본분을 지키는 길이다. 이마저 하지 않으면 모두가 불행해지는 험로를 걷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