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에 동승한 119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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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에 동승한 119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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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현중 / 효돈119센터 소방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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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중 / 효돈119센터 소방위. ⓒ헤드라인제주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하고 있다. 사무실과 집을 오가는 시간을 모두 더하면 자가 차량 이용보다 하루 평균 왕복 1시간 정도 더 소요된다.

휴대전화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고 조직 홈페이지를 통해 업무를 살펴보기도 한다. 때론 졸기도 한다.

간혹 목소리가 큰 어르신들의 사투리 대화와 전화통화는 웃음을 자아낸다.

간접 소득효과도 있는데 어림잡아 매달 30여 만 원의 유류비가 절약된다.

언제부턴가 대중교통 이용은 업무에 대한 관심도를 높였다.

비오는 날은 특히 교통사고 다발장소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사고가 이어진다.

구조구급장비 일체를 다시 한 번 점검하고 당부하게 된다.

관할 지역이 주택 혹은 창고 혼합형 과수원이 많아서 그런지 소규모 소각행위는 잊을만하면 고개를 든다.

사무실과 버스정류장을 오가면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보고 출근 후 현장을 가거나 교대한 직원에게 확인을 당부하기도 한다.

생활쓰레기가 포함된 무분별한 소각행위에 대해선 기관통보가 원칙이다.

모 선과장인 경우는 지도가 귀찮았던지 기관통보를 받은 이후 선과장 구석편의 간이 소각 구조물을 없애 버렸다.

과수원 밀집지역 대부분은 도로 폭이 좁아 초기대응이 늦어지면 연소 확대 우려가 높다.

정화시설이 없는 소각은 환경오염도 있지만 119 입장에선 화재비화로 인한 재산 손실과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소방력을 소각행위 화재예방 순찰에 집중 할 순 없다.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이용이 소방 순찰에 적지 않은 도움을 주는 건 분명하다.

예전엔 공무원 조직을 ‘철밥통’ 혹은 ‘복지부동’ 이란 표현을 쓰며 달갑지 않게 생각하기도 했다.

소방공무원도 그 표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지만 오늘날 주민이 가장 신뢰하는 조직으로 평가받기 까지는 119대원들의 많은 구슬땀이 있었다.

화합과 소통의 조직분위기를 바꾸고 숱한 점검과 훈련을 통해 현장대응 능력을 높이고 이를 토대로 재난을 수습하는 등 이른바 ‘밥 값’을 하기 위한 기본충실이 신뢰로 이어졌다고 여긴다.

신뢰는 쌓기는 힘들지만 깨지긴 쉽다.

부단한 노력만한 답이 없다. 또한 현장에 답이 있다.

현장 활동을 포함한 현장행정은 그래서 중요하다.

날씨가 풀리는 오는 3월이면 기초소방시설 보급 등을 위해 대중교통이 오가는 지역에서 소방안전정책 주민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웃고 넘기거나 관심 밖의 일이라고 여기는 주민과 관광객이 있겠지만 반복하다 보면 분명 정책성과로 이어지리라 확신한다. 조직 내에서 ‘밥 값’을 한다는 건 구호가 아닌 실천이다.<김현중 / 효돈119센터 소방위>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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