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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만에 바로잡은 4.3판결, 이제 국회가 나서라

   승인 2019.01.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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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논단] 4.3수형 생존자 '무죄' 판결 의미와 과제
70년전 군법회의 판결 '무효화'...4.3특별법 개정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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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당시 행해졌던 불법적이고 반인권적인 계엄 군사재판(군법회의)으로 투옥됐던 4.3수형인들이 70년만에 명예회복의 법적 판결을 받았다.

제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제갈창 부장판사)가 17일 4.3 당시 억울한 옥살이를 한 수형생존자 18명에 대한 재심 청구사건 선고 공판에서 이들에 대한 공소를 모두 기각했다.

공소 기각 판결은 4.3당시 행해진 군법회의의 불법성을 공식화한 것으로, 사실상 무죄 판결이다.

재판부는 과거 군법회의는 법률이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판단돼. 피고인들에 대한 당시 공소는 절차를 위반해 무효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즉, 1948년부터 1949년 군법회의에서 행해진 사법적 판결은 무효라는 것이다.

공소기각 판결의 가장 큰 이유는 공소사실의 불특정, 군법회의 심판 회부 등에 관한 절차 규정 미준수의 문제 두가지였다.

전자는 4.3당시 주민들을 투옥하면서도 구체적인 범죄사실의 혐의, 즉 공소사실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수형인 명부나 군집행지휘서, 감형장 등 수형 관련 문서 등에는 피고인들의 죄명과 적용법조만 기재돼 있을 뿐, 공소장이나 판결문 등 피고인들이 당시 구체적으로 어떠한 공소사실로 군법회의에 이르게 된 것인지를 확인할 자료가 없었다.

후자는 경찰 등에 강제 체포되는 과정이나 연행과정, 그리고 군법회의 판결 과정에 나타난 절차적 문제다.

당시 구 국방경비법에 따라 공평한 예심조사의 절차나, 공소장의 등본 송달 등의 절차가 전혀 지켜지지 않은 문제가 확인됐다.

더욱이 실제 재판이 있었는지도 신뢰하기 매우 어려웠다. 일례로 이번 재심청구인 중 10명에 대한 군법회의는 약 25일간 총 12차례 열린 것으로 나타났는데, 당시 재판을 받은 민간인이 무려 871명에 달했다. 또다른 피고인 8명에 대한 군법회의 역시 15일간 10차례 열렸다고 했는데, 재판을 받은 사람은 무려 1659명에 달했다.

이러한 점만 보더라도 개개인에 대해 예심조사관에 대한 예심조사 및 기소장 등본 송달 절차가 제대로 이뤄졌을리 만무하다.

'초사법적 처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총체적인 불법이다. 법원이 '공소기각' 결정을 내린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70년 전 군법회의가 불법이었음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번 재심 재판은 4.3사건에 대한 첫 번째 정식 재판일 뿐만 아니라, 공소장, 판결문 등 소송기록이 전혀 남아있지 않은 사건에 대한 첫 재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게 다가온다.

이 판결은 제주4.3 진상규명사(史)에서 70년만에 이뤄진 첫 4.3 역사정의의 실현으로 평가되고 있다.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도 '죄인' 취급을 받고 사회적 냉대를 받으며 살아온 수형인들의 70년 한(恨)을 풀어준 역사적 판결이다.

재판기록도 판결문도 남아있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과거를 바로 잡아달라는 시대적 요구에 사법부가 응답을 한 것이다.  

법원의 재심 개시 결정에 대해 즉시상고를 포기하고 바로 재심이 열릴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이번 선고공판을 앞두고는 '공소기각 판결'을 구형한 검찰의 결단 역시 높이 평가할만하다.

재심 청구인 대부분이 구순을 넘은 고령인 상황 등을 감안해 법원과 검찰이 모두 시대적 요구에 화답한 것이다.

무죄판결이 내려지자 4.3수형인들은 법원 현관 앞에서 "70년만에 한을 풀었다"며 만세를 외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참으로 가슴벅찬 감동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20년 가까이 전국 형무소를 돌며 4.3수형인 조사를 진행한 양동윤 4.3도민연대 공동대표는 "완전한 4.3 해결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이제 첫 포문을 열었을 뿐이다.

4.3당시 불법 군법회의에 회부돼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제주도민 4.3수형인은 약 2530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들에 대한 명예회복이 모두 이뤄지려면 앞으로도 갈 길은 한참 멀었다.

문제는 4.3수형인들의 명예회복을 지체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구순을 넘은 고령이고, 생존자들도 이제 3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심재판을 통해 불법적 군사재판의 존재가 확인됐고, 청구인들에게 자행된 불법구금과 인권유린의 실체가 드러난 이상, 더 이상 시간을 끌 이유는 없다.

방법은 이제 한 가지 뿐이다. 국회가 하루속히 불법 군사재판에 대해 일체 무효화하는 내용이 포함된 제주4.3특별법 개정안을 처리하는 것이다.

이 법률 개정안은 지난해 4.3 70주년 추념식에서 각 정당에서 조속한 처리를 약속하고도 현재까지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국회가 화답해야 할 차례다. 사법부가 재심판결로 '정의'를 보여준 것처럼, 이제 입법부인 국회가 나서야 할 차례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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