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농성 김경배씨, 원희룡 지사 면담...50분간 '평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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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농성 김경배씨, 원희룡 지사 면담...50분간 '평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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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배씨 "道, 국토부에 검토위 연장-기본계획 중단 요구해야"
원희룡 "국토부 입장 듣고 종합적 판단...조만간 입장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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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배씨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1일 도지사 집무실에서 면담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며 도청 앞에서 24일째 단식농성 중인 성산읍 주민 김경배씨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1일 오후 2시 제주도청 집무실에서 면담을 가졌다.

김형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 공동대표와 안동우 정무부지사, 홍명환 제주도의회 의원 등이 배석한 가운데 공개적으로 진행됐다.

◆"제2공항 기본계획 중단 요청해야"vs "국토부 입장 듣고 결정"

이 자리에서 김씨는 제주도가 국토교통부에 제주 제2공항 사전타당성용역 재검증용역 검토위원회 운영 연장과, 국토부에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 중단을 요청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지난 2017년 11월 제주도와 성산읍 반대위 합의사항에 따르면, 3번 문항에서 '재검토 용역은 기본계획수립용역 발주여부를 결정하는 구속력을 갖도록 한다'고 돼 있다"면서 "검토위원회가 국토부의 일방적인 종료로 무산됐으니 재검토가 제대로 끝나지 않았고, 기본계획수립용역 발주도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아직 검토위원회와 관련한 국토부의 의견을 듣지 못했다"면서 "국토부의 의견 충분히 듣고, 그동안 반대측 검토위원들의 주장을 비롯해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조만간 결론을 발표하겠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자 김씨는 "지사는 신년 기자회견 등에서 '제주도는 검토위 회의 못들어갔다'고 했는데, 9차례의 회의 모두 제주도 관계자가 배석했었다"며 제주도가 관련 내용을 알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했다.

정기인사로 자리를 옮긴 강경돈 직전 공항확충지원단장은 "제주도 실무자들이 회의에 배석했던 것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회의 내용을 정리하거나 보고하는 수준이 아니고, 단순히 장소섭외 등 협의를 보조해준 것"이라며 회의 내용에 대해 제주도가 보고받은 내용은 없다고 강조했다.

강 전 단장의 이야기를 들은 원 지사는 '제주도 관계자가 회의에도 들어가지 못했었다'고 발언했던 부분에 대해 "잘못됐던 부분 정정하겠다"면서 "하지만 검토위원회 회의 내용에 대해 보고받은 것은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보고 안받았다는 말은 믿지 못하겠다"면서 "저는 고향을 빼앗기더라도 납득할 수 있는 근거가 나올거라 해서 제가 배제된 상태에서 합의된 (성산읍반대위와 제주도가)합의된 문건이 나왔을때 기대했는데, 지금 상황은 납득하지 못한다"며 검토위원회 운영 연장과 국토부의 기본계획 수립 중단 건의를 요구했다.

원 지사는 "국토부에 정확한 관련 자료와 그동안의 결과, 상황에 대해 제주도에도 설명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고, 도민들에게도 모든것을 가급적 제주도에 와서 설명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며 거듭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김씨는 "국토부가 기본계획수립 용역에 대한 설명회를 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금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있고, 지사님이나 저도 상황을 모르고 있는데 국토부가 기본계획수립 용역에 들어갔다"며 제주도가 기본계획 수립 중단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국토부에 요청하고, 설명 듣고 반대위측 주장과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을 내린 다음 (입장을)발표하겠다"면서 "공개리에 발표할테니 기다려 달라"고 반복했다.

김씨는 "(언론과의)신년 간담회에서 아예 기본계획 발주 될것처럼 말씀하셨다"며 이미 관련 내용을 전달 받지 않았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고, 원 지사는 " 국토부가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발주한 것은 언론보도를 통해 알았다. 그걸 인지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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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배씨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1일 도지사 집무실에서 면담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국토부 입장만 일방적으로 들으면 안돼" vs "반대측 의견은 이미 충분"

이어 김씨는 제주도가 국토부의 의견을 들은 뒤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물었고, 원 지사는 "반대위측의 주장은 문건이나 기자회견 발언 등을 통해 다 듣고 있다"면서 "잘 감안해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반대위측 검토위 위원들은 국토부 결과 발표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면서 "그런데 국토부의 의견을 듣는다는 말만 하시나"라며 제주도의 입장을 발표하기 전 반대위측 검토위원들과도 만난 뒤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자 원 지사는 "반대위측 입장은 문건이나 발언, 페이스북 등을 통해 듣고 있다"면서 "그동안의 경위, 국토부가 가진 회의록이나 정확한 사항에 대해 국토부로부터 들은바가 없다. 그것까지 듣고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씨측 대리인으로 배석한 김순애씨는 "당사자들의 목소리 듣는 시간 갖지 않겠다는 것인가"라면서 "발표 전에 브리핑 이런 자료 말고 공식적으로 의견 청취하는 자리 없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반대위와는 얼마든지 만날 것"이라면서도, 조만간 발표한다는 '입장'을 정리하기 전 반대위와 만남에 대해서는 '필요하게 되면 만나겠다'며 지금 당장은 만날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원 지사는 "국토부의 검토위원회 종료는 저희로서도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고, 연장되지 않은 것도 의외였다"면서 "저희 나름대로 (국토부에)확인할 것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로 말이 다른데 직접 확인해야 하는 부분은 추가면담 하거나 하겠다"면서도 "어차피 똑같은 이야기 반복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 입장에서는 검토위원회를 두달 연장해도, 이미 늦어진건 마찬가지인데, 왜 그렇게(검토위 종료) 했는지는 의문"이라며 "반대측 의견은 어땠는지와, 연장여부를 둘러싼 회의 내용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면담에 배석한 김형주 성산읍반대대책위 공동대표는 "제주도의 입장을 정하는 시기는 언제인가"라면서 "(반대위와 국토부의)중간에서 중재할 사람은 지사님 밖에 없었는데, 수수방관하지 않았나 싶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제2공항)사업 추진하고 싶은 욕심에 서두른 면도 없지 않았나 싶다"면서 "정확한 판단 하셔서 미흡한점 있으면 반대위에도 요청해서 양쪽이 자리 마련해 충분히 검토하고, 어떻게 하면 원만히 진행될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갈등의 소지가 없어야 한다"며 원 지사에 중재자 역할을 당부했다.

원 지사는 "지난(2017년) 검토위 구성 과정에 그런 입장을 했었지만, 중간에 배제됐었다"면서 "중재 역할을 원하신다면, 예를 들어 설명회 할때는 반대투쟁하는건 좋지만, 설명회는 할수 있게 해주셔야지 봉쇄해놓고 '왜 설명 안했냐'고 하면 국토부도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의 경우도, 검토위에 제주도 들어갔으면 당연히 도민 편을 들었을 거고, 검토위원회도 당연히 연장됐을 것"이라며 "(국토부에)반대의견 게진하고 압박을 할수 있다. 그거 다 수용할 자세가 돼 있다. 반대도민도 도민이고 찬성도민도 도민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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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배씨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1일 도지사 집무실에서 면담을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천막농성장 행정대집행 사과하라"vs "도로 불법점거 사과가 먼저"

김씨는 지난 7일 있었던 제주도청 앞 천막농성장 행정대집행을 언급하며 "제가 텐트를 치기도 전에 공무를 봐야 하는 공무원 3~40명을 상주시켜서 지키게 하고, 행정대집행에서는 제가 텐트 안에 있었는데 무리하게 철거하며 생명의 위험을 느꼈다"면서 "제주도인권위원회도 인권탄압이라고 했다. 재발방지 대책 마련하고 사과하시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의사표현과 집회의 자유는 있지만, 도로에 시설물을 밤낮으로 설치할 권리는 없다"면서 "저는 오히려 (집회 참가자들이)도민들에게 도로를 점거하고 있는 점과 공공 공간인 도청 로비를 점거하고 있는 것에 대해 재발방지 대책과 사과를 요구한다"고 맞섰다.

또 "인도를 농성이라는 이유로 점거해서 행정에서 발부된 계고장과 대집행에 대해서도 무시하고 불편을 끼치고 있다"면서 "도민들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양측이 강경하게 맞서자 배석한 홍명환 의원은 "서로 갈등을 풀생각을 해야한다"면서 "서로 반만 양보해 유감정도 표명하면 좋겠다"고 중재에 나섰다.

그러자 원 지사는 "이건 앞뒤가 바뀐 것"이라며 "농성 계속하고 싶으면 도민들에게 먼저 양해를 구해야 하는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씨는 "천막은 청와대 앞이든 광화문이든 계고장으로 행정대집행으로 무너트린 예가 없다"며 사과를 요구했고, 원 지사는 "불법 인거 아시죠"라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안동우 부지사도 "대집행 전에, 먼저 녹색당 사무처장이라는 분이 중재하기로 했다"면서 "도청 현관 불법점거 농성 도민들이 불편하니 그거만 안하면 언제든 지사님과의 면담 추진한다고 전달했지만, 농성하는 분들이 절대 못받아들인다고 했다"며 행정대집행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안 부지사는 인권유린 주장에 대해 "제주도인권조례에도 보면 도민으로서 협력해야는 최소한의 사항이 있다"며 거듭 텐트 설치가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어쨌든 단식이 24일째고 천막도 있고, 도민들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 상황을 풀기 위한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야지 네탓 내탓 하면 되겠나"라며 거듭 양측의 양보를 요청했다.

홍 의원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김씨는 "국토부의 이야기 듣겠다고 하셨는데, 인정 못한다"면서 "(2017년 제주도와 반대위 합의안의)3번 문항에 따라 공정한 재검증 용역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토부에 요청하셔야 한다. 이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한 후, 자리에서 일어나 면담장을 빠져나왔다.

50분 가량 이어진 이날 면담은 어색한 분위기 속에 마무리됐다.

한편 이날 면담 결과에 대해 김경배씨측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그래도 일말의 희망은 가지고 들어갔는데 또 온몸에 힘이 빠진다"면서, 단식투쟁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 이어나갈 뜻을 분명히 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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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제주인 2019-01-11 22:19:01 | 117.***.***.192
희룡이와 겡배는 자랑스러운 제주인이죠.
언젠가는 두 사람 함께 낚시도 하고 그럴걸여.
도지사인 희룡이도 애향심이 투철한 겡배도 왜 고민이 없겠습니까.
언젠가는 겡배가 노벨평화상 수상하고 성산공항으로 금의환향 하지 않을까요.

고길천 2019-01-11 18:46:26 | 175.***.***.28
사기꾼 원희룡이 김경배님을 이용해 언론 플레이!!!

지크 2019-01-11 17:53:24 | 1.***.***.106
도지사가 참 할일이 없다. 뭐 저런 인간을 만나서 면담을 하나. 이 인간은 원래 협의할 생각이 없어. 그냥 반대만 왜치는 반대주의자야.

도지사는 이런사람 만날시간에...어떻게 해야지 제주도가 살지.
제2공항 추진해서 도민행복하게 만들생각이나 혀.
쓰잘때기 없는 사람 만나지 말고

공두리 2019-01-11 16:44:35 | 39.***.***.67
그렇게 원하든 지사와의 만남이 성사 됐으니까
이젠 단식 하지말고 협조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왜 지사를 만나나요?

우엑 2019-01-11 16:07:58 | 152.***.***.252
이제그만하세요....얼굴만 봐도 토나올꺼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