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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법행정' 재정손실, 누구에게 책임 물어야 하나

   승인 2018.11.09 02: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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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논단] 무위로 끝난 '변상명령'과 실존하는 '손실'
'윗선' 빠져 나가고, 덤터기 실무공무원 '경징계'로 끝?

2년 전 제주사회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제주시 애월읍 곽지과물해변 해수풀장 조성사업과 관련해 재정적 손실을 입힌 관계공무원들에게 내려졌던 변상명령이 무위로 끝났다.

감사원이 제주시 관계공무원이 제기한 변상 판정청구에 대한 회의를 열고 공무원들은 재정손실에 대한 변상책임이 없는 것으로 최종 의결했기 때문이다.

감사원의 이 결정으로 관계 공무원들은 1년 9개월만에 재정손실 책임 논란에서 벗어나게 됐다. 반면, 이들에게 거액의 변상명령 처분을 요구했던 제주도 감사위원회는 징계양형 수위의 적절성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일이 묘하게 꼬였다. 행정당국의 '위법성'이 분명 존재하고, 막대한 도민혈세의 낭비로 이어진 재정손실이 분명함에도, 그 누구에게도 책임을 무겁게 묻지 못하는 상황이 돼 버린 것이다.

어디서부터 일이 꼬인 것일까.

이 논란은 제주시가 2015년 11월부터 국비 3억원과 지방비 5억원 등 8억원을 투입해 곽지해수욕장 백사장 한복판에 2000㎡ 규모의 해수풀장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촉발됐다.

당시 제주시는 지역주민이 원하는 숙원사업이라는 명분을 들었지만, 이 사업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았다.

천혜의 해안경관을 자랑하는 백사장을 파헤쳐 거대한 인공구조물의 해수풀장을 설치한다는 구상은 환경훼손 논란을 떠나 그 배경을 두고 의아스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원희룡 도정에서 제시한 제주미래비전의 '청정'과 '공존' 원칙도 맞지 않는 것이었다.

설상가상 법과 원칙을 엄격히 지켜야 할 제주시당국이 오히려 행정절차를 심대하게 위반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파장은 더욱 커졌다. '관광진흥법' 등의 규정상 관광지내 세부시설 조성사업을 추진할 때에는 제주도의 승인을 받도록 돼 있음에도 이러한 행정절차를 생략한채 위법하게 공사를 추진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른 변경협의 미이행, 경관보전지구 1등급 지역내 시설 인가의 적법성 논란도 불거졌다.

논란이 커지자 제주시는 이듬해 4월 공사를 전면 중단하고, 공사 시설물을 모두 철거해 원상 복구하는 '셀프 조치'를 했다. 이로인해 공사가 중단되기까지 집행된 공사비 3억4911만원과 원상복구 비용 9983만원 등 총 4억4895만원의 재정적 손실이 초래된 것으로 추산됐다.

감사위원회가 이 부분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후 이례적으로 '변상 명령' 처분요구를 한 것은 공무원 실책 때문에 빚어진 막대한 재정손실이 초래된 점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감사위는 재정적 손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 실무 담당자(7급)와 계장(6급), 과장(5급)에게는 각 1억2121만원, 국장에게는 8530만원 등 총 4억4800만원의 변상명령을 하도록 요구했다.

그러나 이들 공무원들은 변상명령 처분에 불복해 재심의를 요구했고, 재심의에서 기각되자 감사원에 판정을 청구해 사실상의 '승소' 판정을 끌어냈다.

감사원이 '무책' 판정을 한 이유는 일부 법률적 위배점은 있으나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변상책임에 이를 정도의 중대한 과실에 해당된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제주감사위는 감사위의 '무책' 판정 사유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변상명령에 대한 최종 판단은 감사원에서 하는 것인 만큼 감사원의 판단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변상책임 없음'이란 감사원 판정을 수용한다는 것이다.

이로써 관계 공무원 4명에 대한 변상명령 처분은 철회됐다.

문제는 이번 감사원의 판정으로, 이 사건은 사회적 큰 파장에도 불구하고 '경미 사건'과 같이 유야무야 끝나게 됐다는데 있다.

재정손실 책임을 묻는데 실패하면서, 신분상 문책도 '봐주기'에 다름없는 모양새가 돼 버렸다.

최초 감사위의 신분상 문책요구는 하위직 실무 공무원에게 모든 책임이 전가돼 논란이 있었다.

감사위의 처분내용을 보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발표한 제주시장에게는 '주의', 부시장은 '책임 묻지 않음', 국장은 '훈계' 처분을 요구하는데 그쳤다.

반면 해당부서 실무공무원(담당자)과 담당계장, 과장 등 3명에게는 변상명령과 함께 '경징계' 처분을 요구했다. 결재라인의 고위직에 책임이 큼에도 불구하고 '윗선'은 봐주고, 하위직에만 덤터기를 씌운 격이었다.

징계양정 수위 결정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감사위는 당시 국장과 과장, 계장, 담당자 4명의 경우 재정적 처분의 변상명령이 내려짐에 따라 징계양정을 한단계 낮춰 요구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즉, 과장급 이하 공무원 3명은 '중징계', 국장은 '경징계' 대상이었으나 변상명령이 이뤄짐에 따라 각 '경징계'와 '훈계'로 징계수위를 한단계씩 낮췄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감사원 판정으로 '변상책임'이 소멸되면서 결국 과장급 이하 3명만 경징계를 받는 것으로 해 마무리 짓게 됐다. 중징계 대상은 단 한명도 없다.

담당국장을 포함한 고위직에게는 아무런 책임도 제기되지 않았다. 결과론적으로 '윗선 봐주기' 논란을 부른 최초 징계양정 때부터 일이 꼬인 것이다.

결국 잘못된 행정행위로 인해 무려 4억8000만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행정의 신뢰성은 크게 실추됐는데도 책임지는 한명 없는 상황이다.

위법행정으로 인한 분명한 재정손실, 실존하는 그 피해에 대해서는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나.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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