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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영리병원 공론조사, 숙의 민주주의 물꼬 텄다

   승인 2018.10.04 23: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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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지국제병원 '불가', 공론조사의 의미와 전망
지역이슈 '숙의민주주의' 절차로 해결 첫 사례

국내 외국영리병원 1호로 추진됐던 중국자본의 녹지국제병원 개설문제는 결국 불가한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내려진 것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갖게 한다.

제주특별자치도 녹지국제병원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는 4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불허' 권고안을 제출했다. 전날 실시한 배심원단(도민참여단)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 여부에 대한 투표 결과에 따른 것이다.

배심원단 찬반 투표에서는 개설허가에 반대하는 의견이 58.9%로, 찬성 의견(38.9%) 보다 20% 포인트 가량 높게 나타났다.

아직 제주특별자치도의 공식적 입장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공론조사에서 '불허' 권고안이 채택된 만큼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 내에 추진되던 녹지국제영리병원 개설 계획은 사실상 폐기수순을 밟게 될 것이 확실시된다.

이번 '불허' 권고안은 국내 지역단위에서는 처음으로 숙의형 공론조사를 통해 내려진 결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큰 틀에서는 오랜 논쟁을 종식시켰다는 차원, 그리고 지역적 갈등이슈에서 처음으로 숙의 민주주의 실현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첫째, 이번에 논쟁의 종지부를 확실히 찍게 됐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으로 다가온다.

사실 외국영리병원 논쟁은 10년 넘게 이어져 온 사안이고, 공론조사 형식은 아니지만 도민 여론조사 방식으로 정책결정이 이뤄진 바 있다.

민선 4기 도정 당시인 2008년 '투자개방형병원 도입 여론조사'가 그것이다.

당시 제주도정은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후 투자유치 차원에서 영리병원 도입을 추진했는데, 도민 정서에서 영리병원이라는 단어의 거부감 때문에 이를 '투자개방형 병원'으로 명명했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 반대의견이 높게 나타나면서 정책은 유보됐다.

그러다가 박근혜 정부에서 투자활성화 정책으로 영리병원 도입에 대해 유화적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다시 이의 도입이 추진됐다.

2015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녹지국제병원은 지난해 제주특별자치도에 병원 개설허가 신청서를 접수했다.

제주 보건정책심의위원회에서 구비서류 및 개설허가의 요건 충족여부, 보건복지부 사업계획서 승인사항 이행여부 등에 대하 확인작업을 마치면서, 제주도의 최종 결정만 남겨놓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민선 6기 임기 중 영리병원 필요성을 적지 않게 강조해 온 원희룡 도정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영리병원에 대한 반대기조가 형성됐고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 등이 부담으로 작용한 듯 결정을 미루다가 결국 '공론조사'를 수용하게 됐다.

어쨌든 2008년 여론조사, 2018년 공론조사에 의해 제주에서는 두번에 걸쳐 영리병원 도입을 중단시켜내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번 '불허'는 비록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 여부에 국한된 것이기는 하나, 외국 영리병원 도입은 앞으로 전국 어디서나 쉽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두번째, 이번 영리병원 공론조사는 지역단위에서는 처음 시도된 숙의형 민주주의의 실행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내에서 공론조사를 통한 정책결정은 신고리 5, 6호기 건설관련 공론조사에 이어 두번째이나, 지역단위에서는 첫 사례다.

지난해 이상봉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의 대표발의로 '숙의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주민참여 기본 조례'가 제정된 후 처음 적용된 것이다.

이는 지역적 갈등이슈에서 숙의 민주주의 절차를 통한 문제해결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비록 이번 공론조사 절차 진행과정에서 적법성이나 투명성, 여론조사 공개 여부 및 질문지 구성 등에 있어 일부 논란이 제기되기는 했으나, 숙의 프로그램을 통한 문제해결 시도는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허용진 공론조사 위원장도 "이번 녹지국제영리병원 공론조사는 제주 도민사회에서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던 정책을 제주도정이 일방적으로 결정하지 않고 전국 지자체 최초로 도민의 참여와 숙의과정을 통해 정책결정을 내렸다는데 큰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물꼬를 트면서, 앞으로 제주 제2공항이나 대규모 개발사업 갈등 문제 등에 있어서도 공론조사 필요성 논의는 크게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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