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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공무원 시험 합격 17살 고교생, 비결은?

   승인 2018.09.30 07: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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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성화고 청소년드림 시즌2](3) 한림공고 황의빈 학생 취업성공담
"건축가 꿈 위한 노력이 공무원 시험 합격의 길"

"건축가의 꿈을 위해 한 노력들이 공무원 시험 합격이라는 길로 이어진 것 같아요"

대졸자들도 뚫기 어려운 공무원 임용시험에 만 17세 고등학생이 합격해 화제다.

주인공은 제주도내 유일한 공업계 특성화고교인 한림공업고등학교 건축과에 다니는 황의빈 학생.

▲ 스마트폰으로 찾은 자료들을 활용해 건축 관련 내용들을 설명하는 황의빈 학생. ⓒ헤드라인제주
황의빈 학생은 지난 7월 발표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2018년도 지방공무원 임용시험에 최연소 합격자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고졸채용' 부문 시설(건축)직에 합격한 그는 학교를 졸업하는 내년 3월부터 9급 공무원으로서 정식 업무에 들어간다.

'선(先)취업'을 목표로 고등학생 생활을 해왔다는 황군에게 그 비결을 들어봤다.

"처음에는 아버지처럼 멋진 건축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한림공고에 진학하게 됐어요. 아버지가 제 롤모델이거든요."

황군이 처음부터 공직 입문의 꿈을 키운 것은 아니었다. 그의 아버지처럼 유능한 건축가가 되기 위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황군 역시 고등학교 진학을 놓고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중학교 시절 중상위권 성적으로 충분히 시내권 인문계에 갈 수 있었지만, 고등학교를 들어간 이후 자신의 미래를 생각해보니 마냥 남들과 똑같은 길만으로 가는게 좋은 선택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 황의빈 학생. ⓒ헤드라인제주
이 무렵 황군의 결정에 쐐기를 박게 된 것은 우연히 접하게 된 신문 기사였다.

"청년 실업이 최대여서 열심히 고등학교 가서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대학교에 나와도 일을 못하고 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었어요. 차라리 꿈을 위해 특성화고에 가자는 결심을 하게 됐죠. 솔직히 말해서 인문계 고등학교에 가도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긴 어렵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었거든요. 차라리 하고 싶은 일을 해보자고 결심했어요"

꿈을 위한 선택한 진학이었기에 학교 공부가 재미있었다. 제도 과목을 통해 설계도면과 친해졌고, 목공을 통해 여러 도구들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게 됐다.

입학 후에는 막연히 갖고 있었던 '실업계'에 대한 이미지도 눈 녹듯이 사라졌다고 한다. "학교에 입학하기 전 공업고등학교에 대한 편견이 있었어요. 공부도 안하고 거친 친구들도 많은 거 같고 그런 이미지 있잖아요. 근데 다들 너무 열심히 공부를 하는 거에요. 깜짝 놀랐어요. 솔직히 1등을 할 각오로 갔는데, 쉽지 않겠단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더 열심히 했어요."

어릴 적부터 아버지를 따라 갔던 현장에서 한 경험도 학교 공부에 도움이 됐다. 현장과 이론이 서로 어떻게 다른 지에 대해서도 배웠다. 현장이 학교였고, 학교가 현장이었다.

"중학생때부터 주말이면 현장에서 아버지의 일을 도왔어요. 처음엔 현장 정리 같은 간단한 일을 했지만 가끔은 네일건 같은 장비를 이용해 하는 일도 했어요. 궁금한 것들은 아버지나 다른 어른들에게 물어봤죠."

OBS합판, 우레탄폼 단열재, 물매, 투시도 등 우연히 묻게 된 건축 관련 질문에 황군은 전문가의 분위기를 풍기며 쉽고 자세하게 대답했다. 학교에서 배운 이론과 아버지를 따라 현장에서 체득한 노하우가 쏟아져 나왔다.

문외한도 이해할 수 있도록 위해 스마트폰으로 직접 찾은 자료를 보여주기도 하고, 빈 종이에 그림을 그리며 설명을 이어갔다. 시종 차분하게 인터뷰에 임하던 황군의 목소리가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를 소개하는 여느 청소년처럼 들뜨고 빨라졌다.

이토록 확고한 건축가의 꿈에 공무원이라는 새 목표가 덧입혀진 계기는 1학년 받게 된 진로교육이었다. 황군은 이때 선생님으로부터 학교 선배들의 공무원 임용 사례를 듣게 됐다. 먼 나라 얘기처럼 생각했던 또 하나의 미래상이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황군은 이때부터 차근차근 건축가가 되기 위한 여러 가지 공부들을 하는 한편, 공무원 임용시험을 위한 준비에도 들어갔다.

국어, 수학과 같은 일반 과목은 물론, 제도, 건축과 같은 전문 과목에도 공부에도 힘을 쏟았다. 교내 영어 말하기 대회나 교육청에서 주최하는 수학축전 같은 여러 활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공무원 시험에 가산점이 있다는 말을 듣고 2학년 때에는 전산응용건축제도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듬해에는 실내건축기능사 자격증도 따게 됐다. 학교에서 2학년이 되면 선택할 수 있는 전문코스 교육과 방과후 수업의 도움이 컸다.

"제가 다니는 건축과는 2학년때부터 시공, 캐드(CAD), 실내디자인코스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기능사 자격증 시험을 준비해요. 일주일에 이틀은 하루 종일 선택한 코스분야의 지식을 배우고 실습을 하는데 이게 큰 도움이 됐어요."

황군은 공무원 모집공고를 접한 3학년 초부터 본격적인 공무원 시험 준비 모드에 들어갔다. 이번 특성화고 전형 학생들의 필기 시험은 '물리', '건축계획', '건축구조' 이렇게 세 과목으로 진행됐다.

보통 특성화고 학생들의 경우 물리와 일반 과목을 어려워 하지만, 황군은 좀 달랐다. 그간 꾸준히 축적해온 쌓아온 학교 공부가 빛을 발한 것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그렇지만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전문 분야인 건축계획과 건축구조에 대한 이해도 높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여러 문제집을 구해 수없이 반복해서 풀었다. 황군의 경쟁자가 이미 졸업한 쟁쟁한 선배들이었기 때문이다.

황군은 "제가 응시한 특성화고 전형이 재학생과 함께 졸업생도 참여할 수 있는 전형이었다"며, "선배들은 저보다 경험도 많고 공부도 오래 했기 때문에 내가 처질 것이라고 생가했다. 그래서 선배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외우는 수밖에 없었다. 공무원 시험 공부를 시작한 3학년부터 모든 시간을 쏟아 부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축구조 과목이 특히 걱정됐다. 문제 풀이를 위한 공식들이 많았다. 이해할 수 있는 공식은 최대한 외우고 정 안되겠다 싶은건 다 외웠다. 다행히 공부한 공식들이 많이 나와서 생각보다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거 같다. 건축계획은 건축사부터 건축 법령까지 시험 범위가 너무 넓어서 아는 것만 풀자는 생각으로 시험을 쳤다"고 말했다.

1차 필기 시험이 끝난 후 합격 소식을 듣게 된 황군은 혹시 몰래카메라가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했다고 한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께 필기 합격 소식을 들었는데 처음엔 믿기지 않았어요. 너무 얼떨떨했어요. 몰래카메라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했다. 친구들의 축하가 쏟아지는데 정말 기뻤어요. 사실 필기 시험을 마치고 잘 봤다는 확신이 없었거든요."

이어지는 면접 준비는 모범답안을 만들어 암기하기 보다는 예상 질문을 생각해보고 본인의 생각을 정리해 보는 방식으로 했다. 또 선생님과 함께 실제 면접처럼 연습을 진행하면서 목소리 톤이나 빠르기, 음색 등을 조절했다.

황군은 진로 문제로 고민을 하는 중학생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후배들에게 특성화고에 가는 것을 적극 추전하고 싶어요. 아무 생각 없이 인문계고에 가는 것보다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어떡게든 되겠지하는 마음으로 특성화고를 선택하는 건 반대에요. 어떤 학교에 다니든 꾸준히 노력을 한 사람만이 기회를 잡을 힘을 얻게 된다고 믿거든요. 또 공무원이 목표라면 미리 목표를 설정하고 남들보다 빠르게 준비에 들어가는게 훨씬 좋을 거 같아요." 

그는 끝으로 향후 목표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제 전문 분야를 살려서 유능한 공무원이 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 대학에 진학해 건축에 대한 공부를 더 할 계획이에요."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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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의빈 학생.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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