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명' 발령, '536명' 승진...첫 정기인사 특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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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명' 발령, '536명' 승진...첫 정기인사 특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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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 역대 최대 규모 불구, '변화.혁신' 미흡
고위직 '연공서열' 배려 여전...변화체감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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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7기 원희룡 제주도정이 출범 후 처음으로 단행한 정기인사는 규모 면에서는 역대급으로 컸으나 지나치게 조직의 안정성에 몰두한 나머지 변화와 혁신 측면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날 제주특별자치도와 행정시의 인사규모는 내용적 측면에서 볼 때 역대 최대급으로 평가된다.

전체적으로 인사발령 대상자가 총 1920명(제주도의회 미포함)에 이르고, 승진 명부에 이름을 올린 공직자만 536명에 달했다.

제주도 본청에서는 승진 230명, 행정시 교류 149명, 전보 601명 등 총 980명의 인사가 이뤄졌다. 제주시는 승진 143명, 전보 331명, 인사교류 85명 등 559명, 서귀포시는 승진 163명, 전보 218명 등 총 381명이다.

조직개편에 따른 부서명 변경 등을 모두 제외했고, 일정 기간이 경과하지 않은 공직자의 전보 발령을 사실상 금지한 점을 감안할 때 '실제적 요인'에 의한 인사치고는 매우 큰 규모할 수 있다.

이번 인사에서는 여러가지 의미있는 시도들이 이뤄졌다.

먼저 도정 출범 직후 이뤄지는 정기인사를 행정시장 인선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1~2개월 미루면서 행정시와의 인사교류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 제주도의회의 인사권 관련 요청사항을 전폭적으로 수용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제주도와 행정시간 인사교류는 이번에 총 149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도를 기준으로 놓고 볼 때 전출 57명(제주시 32명, 서귀포시 25명), 전입 92명(제주시 54명, 서귀포시 38명)이다.

제주도는 행정시와의 인사교류를 확대해 도 본청과 행정시 공무원들의 업무유대를 강화하고 일체감을 조성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제주도의회 인사와 관련해서는, 도의회 사무처에 대한 의장의 임용권을 확대 보장하기 위해 사무처장과 사무직원의 인사는 의장의 요청을 적극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전문위원 결원시에는 의장이 자체 임용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일반직 전보를 배제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도의회는 이날 정기인사 명단을 발표하면서, 의회 인사권 독립성 강화 차원에서 신설된 민원홍보담당관을 비롯해 농수축경제전문위원,예산결산특별전문위원 등 3명에 대해서는 개방형 직위 공모를 통해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좋게 평가하면 그동안 도지사가 독점적으로 행사했던 '인사권'을 도의회와 행정시로 일정부분 배분하는 첫 시도라 할 수 있다.

이와함께 승진적체 해소를 위해 민선 6기 도정 때부터 시행돼 왔던 공로연수 전(前) 국장급 공무원을 유관기관으로 파견하는 '일선 후퇴' 관례가 이번에 원칙적으로 폐지된 점도 주목됐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제주도가 밝힌 '변화와 혁신 추구'는 체감의 정도가 약했다.

그 이유는 크게 두가지 차원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하나는 고위직 국장급 인사에서 사실상 연공서열을 중시한 안배 인사 또는 회전문 인사가 상당부분 답습됐기 때문이다.

2급 직위의 기획조정실장과 도민안전실장은 그대로 유지된 가운데, 국장급의 중폭적 교체가 이뤄졌으나 파격적 발탁 인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고참급 서기관(4급)에서 일부가 부이사관 직위로 승진한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리 이동' 수준이었다.

이번에 조직개편 등으로 국장급 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지만, 실제 개방형직위 지정 및 현 국장급 공무원에 대한 배려 기조로 인해 '변화와 혁신 인사'와는 거리가 있었다.

승진기한의 요건을 갖춘 서기관급에서 다양한 평가를 거쳐 파격적 발탁을 했다면 일하는 분위기 쇄신 효과는 컸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다른 하나는 사무관급 이하에서 지나치게 '업무연속성'을 매몰돼 전보발령을 최소화하 것도 변화의 체감도를 낮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제주도는 조직안정을 고려해 불가피한 경우 외에는 단기 보직이동을 최소화해 업무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에서 비위 전력 공직자에 대한 보직배제에 대해서도 일부 말들이 나오고 있다.

제주도는 조직내부에서 물의를 야기하거나 비위공직자 등에 대해서는 주요 보직에서 배제시켰다고 밝혔으나, 행정시에서는 여러 차례 음주운전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한 간부공무원이 이번에 승진까지 하며 주요보직에 발탁됐다.

어쨌든 인사규모는 컸고 승진자도 역대급으로 많았으나, 변화와 혁신의 인적쇄신 측면에서는 미흡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는 앞으로 민선 7기 정기인사에서는 도민중심의 인사혁신을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사혁신의 기본방향으로는 △연공서열을 지양하고, △일과 성과중심의 보직 및 승진인사 정착, △전문성이 높거나 효율적 정책수립 필요 직위는 개방형직위로 운영 및 성과평가 강화 △공직내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주요 보직 등 공모직위 지정 운영 △근무성적평정제도의 획기적 개선 및 6급 이하 하위직 사기진작방안 강구 등을 제시했다.

이러한 인사혁신을 실행하기 위해 공무원노조 등 공직내부와 외부, 그리고 인사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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