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4장의 유서 남겨..."부끄러운 판단,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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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4장의 유서 남겨..."부끄러운 판단,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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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 후원 절차 안 밟은 것, 어리석은 선택"
"책임 무거워 법정형으로도, 당 징계로도 부족"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나아가길"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의 아파트에서 몸을 던져 사망했다. 노 원내대표는 투신하기 전 자필로 쓴 4장의 유서를 남겼다.

23일 서울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9시38분께 서울 신당동의 한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노 원내대표가 아파트 현관 앞에 떨어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 아파트 17층~18층 계단 께에 노 원내대표의 외투와 외투 속 지갑 및 신분증, 정의당 명함, 유서 등이 발견됐다.

4장의 유서에는 드루킹 사건 수사와 관련한 심정과 가족들에게 미안함 마음을 전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의당이 밝힌 유서 내용에 따르면 그는 유서에서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처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에게 4000만원을 받았다. 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를 약속한 바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자발적 모금이어서 마땅히 정상적 후원 절차를 밟아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어리석은 선택이었고 부끄러운 판단이었고 책임져야 한다"며 "이정미 대표와 사랑하는 당원 앞에서 얼굴을 들 수 없다. 많은 분들께 미안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잘못이 크고 책임이 무거우니 법정형으로도, 당의 징계로도 부족하다"라며 "사랑하는 당원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한다.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또 "국민 여러분께도 죄송하다. 모든 허물은 제 탓이니 저를 벌하여 주시고 정의당은 계속 아껴주시길 당부드린다"라고 사죄와 부탁의 말을 남겼다.

최초 신고자인 경비원은 "분리수거장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퍽 소리가 나서 보니 사람이 떨어져 있었다"고 전했다.

해당 아파트에는 노 원내대표의 모친과 남동생 부부 등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원내대표는 모친의 건강이 좋지 않아 최근 자주 이 곳을 들른 것으로 확인됐다.

노 원내대표의 시신은 현장에서 검안을 마친 뒤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졌다. 빈소는 이 병원 장례식장 특1실에 차려질 예정이다.

경찰은 유족들이 부검을 원치 않고 사망 경위에도 의혹이 없는 만큼 부검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노 원내대표가 드루킹 사건에 연루되자 신변을 비관해 투신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그는 드루킹 측근이자 자신의 경기고 동창인 도모(61) 변호사에게 2016년 3월 불법 정치후원금 5000만원을 받은 의혹을 받아왔다. 또 드루킹의 인터넷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으로부터 2000만원 강의료를 받은 의혹도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는 투신 소식을 접한 뒤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굉장히 침통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허 특검은 "(노 의원은) 이 나라 정책사에 큰 획을 그었고 이 나라 의정활동에 큰 장식을 하신 분"이라며 "오늘 (노 의원의 투신자살) 보고를 접하고,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평소에 정치인으로 존경해오던 분이셨는데 직접 본 적은 없지만 먼거리에서 늘 그분의 흔적을 바라봤다"며 "노 의원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개인적으로도 깊고 깊은 유감의 말을 드린다"고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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